시나리오 작가들이 얘기하는 "각색하는 법"
각색은 기술이자 도전이다. ‘각색하다.’라는 동사는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바꾸다.’라는 뜻이다. ‘각색은 변화시키고, 조정함으로써 적절하고 알맞게 만드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구조와 기능, 형식의 변화를 만들어 냄으로써 무언가를 바꾸는 것이다. 각색은 소설, 책, 연극, 기사, 노래에서 출발할 뿐이다. 그것들은 원천이 되는 자료이며 출발 지점이다. 그 이상은 아니다. 각색은 독립적 기술이다.
만일 책이나 기사를 시나리오의 필요에 맞추기 위해 각색한다면, 당신은 이야기 구조를 만들기 위해 신을 옮기거나 생략하거나 첨가해야 한다. 이것은 일반적 규칙이다.
“각색 그 자체가 창작이라는 점을 궁극적으로 생각하라. 이상하지 않으면 고치지 마라.”
“책을 한 번 읽는다. 우선 감을 잡는다. 그리고 두세 번 더 읽는다. 책에다 강조할 부분은 강조하고, 메모도 하며 읽는다. 여백에다 뭔가를 적어라. 필요 없는 부분은 건너뛴다. 여러 장의 종이를 책에 붙였다 뗀다. 일단 쓸 이야기의 핵심을 찾게 되면 개요를 쓴다. 이때 신을 첨가하고 결합시킨다. 이런저런 변화를 시도한다.”
·원작의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두 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가?(소설은 페이지 제한이 없지만 시나리오는 최대 120페이지다)
·극적인 드라마로 만들어 스크린으로 보여 주어야 하는 목적과 의도가 있는가? 마지막 클라이맥스까지 이끌고 나갈 탄탄한 스토리구조가 명확한가?
중심 뼈대를 찾아야 한다. 다시 말해 한 줄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그러고 나서 무엇을 취하고 버릴지 정한다(선택하고, 압축하고, 삭제하고, 변형시켜 뚜렷하게 나타낸다). 그 다음 이전 작업을 기본적인 스토리 구조에 알맞게 줄여라. 그리고 시나리오를 시작, 중간, 결말로 구분 짓는다. 마지막으로 스토리의 주된 정신을 첨가하라.
바로 이것이 걸출한 소설의 대부분이 걸출한 영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다. 우리가 알고 사랑하는 장면과 캐릭터들을 무자비하게 다루는 건 매우 어렵다. 반면, 허점이 많은 소설이 걸출한 영화로 만들어지는 일은 잦다. 관객에게 먹히지 않을 만한 것을 반드시 담아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창작자들은 원작에 충실하기보다는 좋은 영화를 만든다는 목표에 충실할 수 있다.
히치콕은 어떤 책을 각색할 때 그 책을 딱 한 번만 읽은 다음, 작가와 함께 시나리오를 작업하는 동안 다시는 그 책을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기억나지 않는 신은 영화에 넣지 않았다.
이것은 소설을 각색할 때 쓸 수 있는 탁월한 기법이다. 당신의 목표는 그 소설의 혹과 주제가 무엇인지를 가늠한 후, 그것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재구축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영화가 될 만한 것은 무엇인가?
소설에 덜 의지할수록, 소설에 담긴 신과 대사가 아니라 소설이 들려주는 스토리에 더 충실할 가능성이 커진다.
어쨌든, 소설 속의 대사는 영화에 쓰기에 좋은 대사가 아니다. 대체로 소설 대사를 그대로 가져와서 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당신이 기억하는 대사의 풍미와 톤을 재창작하는 편이 낫다. 당신 나름의 아웃라인을 창작하기 전까지는 특정한 대사나 신을 위해 책을 다시 펼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 기다림을 감당할 수 있다면, 시나리오 초고를 마무리하기 전까지는 책으로 돌아가지 않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이건 작업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훨씬 더 나은 시나리오를 쓰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소설 각색을 위한 가장 강력한 기법 중 하나는 '잊는 것'이다. 어떤소설을 읽은 다음에 그 소설을 한동안 치워뒀다면,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뭐가 됐건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나?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 아니라면, 당신이 들려주려 애쓰는 스토리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도 아니다.
이건 추리소설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편지들을 모은 책입니다
여기에 재밌는 게 나옵니다
글로 볼 때는 그 이상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간결할 수가 없는데도, 도무지 연기하기가 쉽지 않아요. 배우 두어 명을 데려와 책 속에 나오는 장면을 바로 연기하게 해 봤는데, 느낌이 너무 와 닿지 않아서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제야 당신이 쓴 대사는 부분적으로만 정상적이고 의미가 있다는 걸 깨달았지요. 나머지는 종이 위에서만 효과가 있어요. 말이 불규칙하게 덩어리져서 빠르게 움직이니 눈으로 볼 때 일종의 폭발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겁니다. 눈으로 읽을 때는 개별적인 대사나 대화 단위가 아니라 글을 덩어리로 읽잖습니까? 그걸 화면으로 옮기자니 이런 효과가 전부 사라지고 표현의 본질적인 유약함만이 예리함을 상실한 채 나타나는 거죠. 영화 관계자들이 말하기를 그게 촬영용 대화와 문학적 대화의 차이라고 하더군요. 화면에 나오려면 모든 게 날카롭고 날이 서 있고, 가능한 축약되어야 합니다.
책 광고는 아닙니다
흥미로와서 가져왔어요ᆢ
추천인 28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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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영상으로 가는 것은 너무 많은 중간 과정을 건너뛰는 것이기 때문에
본문만 봐서는 감을 잡기 힘들거에요.
사실상 완전히 다른 창작물..
글 => 웹툰,만화 로 컨버젼 하는 경우가 이해하기에는 더 쉬운데
일단 단문 위주로 대사 축약(되도록 한마디 이내),
설명도 삭제하는데, 되도록 그림과 배경, 액션으로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도저히 대체불가한 핵심만 대사 설명으로 남겨서 설명충에게 맡김.
때문에 디테일한 액션 묘사가 가능한 작가일수록
다량의 정보전달 => 최종적으로는 이야기 전달에 굉장히 유리해집니다.
영화에는 움직이는 영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영역이
추가로 무궁무진해지기 때문에
이전 분야의 작가가 이후 분야까지 각색한다고
결과까지 좋으리라는 것은 장담 못하죠.
조앤 롤링이 신동덤에 관여해서 망삘 난게 좋은 예..


히치콕 방식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내가 책을 각색한다 해보면 내 기억에 별로 남지 않은 장면은 책보다 더욱 축약되는 영화상에서도 크게 인상깊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발한 각색 방식인 것 같습니다
히치콕 방식 흥미롭네요.
반대 경우가 코폴라 같습니다. 대부 원작책에 빼곡하게 메모해 가며 영화 찍었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