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TV+ 또 하나의 수작, <콜> 추천합니다!

2021년 공개된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콜>입니다. 

형식 면에서 제목값을 지나칠 만큼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는 작품인데, 전체 분량이 오로지 통화 내용으로 이루어집니다. 

배우들의 얼굴이나 외형은 전혀 안 나오고 목소리 출연만 하는 거죠. 그 동안 화면은 대화 내용과 함께 음성과 통신 상태를 나타내는 추상적인 그래픽만 유유히 움직이구요. (옛날 PC 화면보호기처럼...) 

굉장히 모험적인 시도인 만큼 호불호도 꽤 갈리는 것 같습니다. 배우 얼굴이나 연기를 보는 데서 큰 재미를 느끼는 분들이라면 "뭐 이딴게 있나" 싶을 수도 있겠죠. 

이래봬도 SF 드라마고 분위기도 <환상특급>의 어두운 에피소드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전 세계에서 (주로 전화 통화를 매개로 한) 불가사의하고 기괴한 이상 현상들이 잇따라 발생하며, 평범한 일반인들이 그 현상을 실시간으로 겪는 것이 실질적인 내용입니다. 관람자는 통화를 통해 이를 간접경험하게 되는 것이구요. 

전체 9화 분량이며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서로 연관 없이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 작중 인물들과 함께 시청자들도 일련의 현상들에 대해 대략적으로 감을 잡게 됩니다. 

저는 제대로 몰입해서 즐겼습니다ㅋㅋ 뚜렷하고 일관된 서사 없이, '극한의 상황을 경험하는 일반인의 실시간 기록'이라는 점에서 <클로버필드>를 볼 때와 비슷한 감상도 들었네요. 

여러모로 시간 때우기에는 제격입니다. 크레딧을 제외하면 에피소드 하나당 15~17분, 길어도 20분을 넘지 않는 착한 분량 덕에 앉은 자리에서 모든 에피소드를 정주행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예요 ㅎㅎ 

애플 TV+ 구독하고 계신 분들은 한번 시간내서 찍먹해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