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거장과 사람들] 성룡 편
수위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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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파일럿으로 하나 올려봤는데 반응이 애매하다.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다만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해서 다음 편을 연재한다. 이번에는 스티븐 스필버그보다 인맥 데이터가 더 방대한 성룡이다. 익무에는 홍콩영화 전문가도 많아서 조심스럽지만 어쨌든 아는 범위 내에서, 모르면 모르는대로 패스하고 되는대로 올린다. 이번에도 역시 반응을 좀 봐야겠다.

어쨌든 이번 인맥정리는 상당한 데이터가 누락돼 있을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미리 양해를 구하는 바다. 작성자 두뇌용량과 지식의 한계를 스스로 비판하며 이 글을 시작하겠다.

홍콩영화 좀 봤다는 3, 40대 아저씨들은 배우를 중심으로 세대를 나눈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도 등장하지만 이소룡 세대가 끝나고 성룡 세대가 등장할 때 한 시대가 끝났음을 실감하게 된다. 실제로 이소룡과 성룡은 각각의 시대를 대표한 홍콩의 대표 액션배우다. 그 덕에 어린 팬들은 이소룡과 성룡이 싸우면 누가 이길지 궁금해 하기도 했다.
사실 이 대결은 이미 성사된 적이 있다. 성룡은 동시대 액션배우인 홍금보, 원표와 함께 이소룡의 영화 '용쟁호투'에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다. 물론 결과는 주인공인 이소룡의 승리로 끝났다.
성룡은 공공연하게 이소룡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에게 이소룡은 자신의 세계를 먼저 이끈 대선배와 같을 것이다. 21세기를 사는 지금의 사람들이야 이소룡이나 성룡이나 대단한 레전드긴 하지만 말이다.

전성기 시절 성룡과 여러 작품을 함께 한 배우들이다. 한때 홍콩영화를 주름잡던 이들 트리오는 '쾌찬차', '복성고조', '칠복성', '화소도' 등에서 함께했다. 특히 연출에 소질있었던 홍금보는 트리오가 함께 한 대부분의 영화에 연출을 도맡았다. 뿐만 아니라 성룡과는 '용적심'에서 눈물의 형제애를 연기했으며 '나이스가이'의 연출을 맡기도 했다(물론 어느 감독이 연출하건 성룡이 나오면 다 '성룡영화'가 된다). 원표와는 '잡가고수', '부귀열차', '동방독응' 등의 영화를 함께 했다.

홍콩을 대표했던 미녀배우 3인방들이다. 이들은 성룡과 여러 작품에서 함께 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실이 어쩌면 성룡의 대단했던 시절을 보여주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세 배우 중 장만옥은 성룡의 대표작인 '폴리스스토리' 1편부터 4편까지 진가구(성룡)의 여자친구로 출연해 깨알같은 재미를 안겨준다. 이밖에 '프로젝트 A2'와 '쌍룡회' 등에 출연하며 성룡과는 무려 6작품을 함께 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매염방은 성룡과 '미라클', '취권2', '홍번구' 등에 함께 출연했다. 또 관금붕이 연출하고 매염방이 주연한 영화 '연지구'의 제작을 성룡이 맡기도 했다. 또 매염방은 관지림과 함께 '칠복성'에 출연한 적이 있다. 관지림은 '칠복성' 외에도 '용형호제' 1편과 '프로젝트 A2'에 함께 출연했다.

성룡하면 빼놓을 수 없는 명인들이다. 성룡의 1978년작 '취권'에서 인연을 맺은 황정리는 '사형도수'까지 함께 한 후 홍콩영화계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한다. 이미 성룡이 형님으로 모실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황정리는 일본에서 태어나 태권도 사범을 지냈으며 베트남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성룡과는 영혼의 단짝이자 '발차기 명인'인 노혜광은 '프로젝트 A2'에서 성룡과 인연을 맺은 후 '폴리스 스토리2', '미라클', '용형호제2', '폴리스 스토리3', '시티헌터', '중안조', '취권2' 등 셀 수 없이 많은 성룡영화에서 성룡의 상대역으로 출연했다. 역할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그 특유의 시원한 발차기를 뽐낸 노혜광이야 말로 성룡을 더욱 빛나게 해준 배우라고 볼 수 있다.

이 생소한 이름은 성룡에게는 썩 반갑지 않은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다. 1955년 '딜론 보안관'이라는 영화에서 단역배우로 입문한 할 니드햄은 1981년 성룡의 첫 헐리우드 진출작 '캐논볼'의 연출을 맡는다. '캐논볼'은 헐리우드를 꿈꾸던 성룡이 야심차게 출연을 결정한 미국영화다. 하지만 성룡은 '캐논볼'에서 버트 레이놀즈, 로저 무어, 파라 포셋, 딘 마틴 등 헐리우드 대세 배우들의 틈에서 '기계를 좋아하는 동양인'이라는 다소 재미없는 캐릭터를 맡게 된다. 뭣 모를때야 재밌게 볼 수 있었겠지만 다시 이 영화를 보라고 한다면 썩 유쾌하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성룡은 1984년 '캐논볼2'에까지 출연하게 된다. 그리고 성룡의 헐리우드 진출은 이후 한참을 더 기다리게 된다.

20년 넘는 세월을 기다려 헐리우드 진출을 이룩한 성룡의 파트너들이다. '러시아워' 시리즈와 '상하이눈', '상하이 나이츠' 등에서 호흡을 맞춘 두 배우는 재치있는 입담과 능청스런 연기로 유명한 배우들이다. 헐리우드의 시선에서는 아크로바틱한 액션연기를 펼치는 성룡에 발맞춰 말발 좋은 배우를 파트너로 두자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헐리우드의 이러한 선택은 꽤 괜찮은 오락영화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헐리우드에서의 성룡은 파트너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그리고 파트너가 없는 경우에는 대부분 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 예로 '턱시도'에서 제니퍼 러브 휴이트는 성룡의 파트너로 나서기에는 지나치게 버거워보였다. 그리고 파트너의 존재 자체가 미흡했던 '메달리온'이나 '스파이 넥스트 도어'는 아예 영화 자체가 엉망이었다. 물론 성룡이 주연이 아니었던 몇 개의 헐리우드 영화는 열외에 두겠다.

성룡 세대부터 홍콩영화를 즐겨본 팬이라면 아주 간단하게 갖는 의문이 있다. "성룡과 이연걸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물론 실제로 싸우진 않겠지만 영화에서라도 이 대결이 성사되길 간절히 바라는 팬들이 많았다. 이 대결은 2008년 헐리우드 영화 '포비든 킹덤'에서 성사됐다. 아쉬운 점은 이때는 이미 성룡이나 이연걸 모두 나이가 든 상태였다는 점이다. 나 역시 두 사람이 조금 더 젊었을때 한 영화에서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런 아쉬움과 별개로 이연걸은 성룡의 좋은 파트너다. 헐리우드 시장에서 활동하는 많은 홍콩배우들이 있지만 성룡과 이연걸은 헐리우드에 가장 잘 자리잡은 홍콩배우가 아닌가 생각된다.

뜻밖의 이름이긴 하다. 두 사람은 1954년생 동갑내기로 지난 2013년 제임스 카메론의 작업실에서 만남을 가진 적이 있다. 제임스 카메론 영화의 팬인 성룡은 웨이보를 통해 그의 작업실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한 적이 있다.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과의 합작'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고 밝혔다.
영화팬들은 성룡과 제임스 카메론의 만남이 어울릴지에 의문을 제기할 것이다. 뭐 굳이 배우와 감독의 조합이 아니더라도 제작과 감독의 관계로라도 두 사람이 함께 작업을 한다면 꽤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한국을 자주 방문한 성룡은 절친한 한국연예인이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 특별하게 언급할만한 사람은 김희선과 최시원 정도다. 두 사람은 각각 '신화-진시황릉의 비밀'과 '드래곤 블레이드'에서 성룡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런데 김희선과 최시원보다 성룡과 더 특별한 인연을 맺는 한국사람(?)이 바로 스티브 유다. '대병소장'에서 시작된 인연은 '차이니즈 조디악'과 '드래곤 블레이드'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작품 뿐 아니라 두 사람은 여러 행사를 함께 다니고 친구처럼 지내며 사실상 "성룡이 스티브 유를 키운다"라고 볼 정도로 가깝게 지낸다. 다수의 한국인들이 스티브 유를 불편해하지만 외국인인 성룡 입장에서야 본인 알 바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스티브 유도 외국에서 외국인과 함께 연예활동을 지속한다면 그것 역시 우리가 상관할 일은 아닐 것이다.
어쨌든 결론은 성룡은 한국 연예인들을 좋아한다는거다. 그래서 JJCC같은 아이돌이나 스턴트맨들도 한국에서 키우고 있다. 그건 참 반가운 일이다. 실제로 성룡은 무명시절 한국에 자주 왔었다고 한다.

성룡의 얼굴을 빼다 박은 아들 방조명. 아마 지금 성룡의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주인공일 것이다. 배우로서 방조명은 아버지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있다. 방조명이 출연한 몇몇 작품은 아버지 성룡이 직접 제작에 참여했으며 아버지의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에서는 음악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방조명의 커리어는 아버지 성룡에 비하면 훨씬 모자라다. 하긴 100% 노력으로 일궈낸 성룡의 아크로바틱은 아들이라도 감히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마약사건이 터진 후 성룡과 방조명은 왕래를 하지 않고 있다. 속 터지는 아비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조명은 어딘가에 숨어서 잘 지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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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31
15.06.09.
jade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지식이 얕아서
01:33
15.06.09.
2등
맬론
삭제된 댓글입니다.
03:55
15.06.09.

잘봤습니다:) 성룡이 생각보다 한국을 정말 좋아하긴 하나보군요 ㅎㅎㅎ 김희선을 그렇게 좋아했다고도 들은것 같습니다+_+
06:40
15.06.09.

트리오의 작품들은 정말 신나고 재밌었죠. 제임스 카메론은 의외긴 하네요.
08:23
15.06.09.
굉장한 글입니다. 저도 엄청난 성룡팬이었는데 지금은 활동이 좀 뜸하셔서.. 여튼 옛날작품들.. 쾌찬차, 용형호제, 폴리스스토리1 등에서의 그의 마샬아트는 현재 영화계에서 거의 제이슨 본의 그것과 위치와 의미가 대등하다고 생각됩니다.
아니 어떤면에서는 지금 영화들에는 초기성룡영화들에서 보여줬던 그런 하드보일드액션의 열정과 패기가 거의 없어서 아쉽다고 느낄때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레이드에 열광하는거니까요. 여튼 과거를 추억할수 있는 자료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09:30
15.06.09.

다음편도 올려주세요 ㅋㅋ 게시물 좋아요 bbb
12:59
15.06.09.

글 감사합니다. 동양배우 중에 성룡의 인지도를 뛰어 넘을 사람이 나올까요? 참 대단한 사람입니다. 매염방 여사도 그립네요. 미라클에서 참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13:38
1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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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거창한 정보보다는 읽는 재미가 쏠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