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니19님 나눔)(스포)피부를핀남자 후기-대체불가능과 예술
먼저 좋은 시사자리를 마련해주신 익무와 나눔해주신 써니19님께 감사드립니다.
영화는 하얀 천에 싸인 어떤 물건을 운반하는 두 남자를 조명하며 시작됩니다. 그들은 천에 가려진 액자를 조심스레 운반하는데 마치 장례식장에서 영정사진을 옮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주인공인 샘 알리는
시리아에서 여자친구 아비르에게 청혼을 하다가 위험한 발언을 빌미로 감옥에 가게될 처지였습니다. 가까스로 감옥을 탈출하여 국경을 넘고, 병아리를 분류하는 공장에 취업합니다. 그러나 멀쩡한 몸만 탈출을 한 덕에 가진돈이 얼마 없습니다. 그래서 미술관에서 관객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을 무전취식하려고 미술관을 드나들다가, 관리하는 소라야에게 걸리고 미술가 제프와 마주치게 되고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이 영화는 이미 실제로 등에 예술 작품을 문신으로 새긴 벨기에의 작가 윔 델보이(Wim Delvoye)와 몸에 문신을 가지고 있는 팀 슈타이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습니다.
-웜 델보이 작가의 작품
-팀 슈타이너와 문신을 한 돼지
예술작품은 그 나름대로의 독창성, 고유성, 작품성 등이 있어야 가치를 인정받고 어마어마한 액수에 거래가 됩니다.
마르셸 뒤샹의 샘은 이런 고유성에 대한 반박을 한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준 작품입니다.
-마르셀 뒤상의 샘: 앞쪽에 검은 글씨로 서명하여 교유성을 부여했습니다.
그런데 이와같이 누구나 결격사유만 없으면 허가된 국가의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 비자를 예술작품으로 등에 새긴 것은 예술작품의 고유성에 대한 풍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이라는 소재는 영화에서도 자유에 대한 언급이 많은데 자유를 상징하는 부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보통 자유의 날개를 달았다 라는 식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StarCraft II: Wings of Liberty (스타크래프트 II: 자유의 날개)도 있고 진격의 거인에서 사용된 오프닝 곡을 커버한 Epica의 Wings of freedom 도 있습니다.
-Epica의 Wings of freedom
따라서 등에 예술작품을 새긴다는 것은 한 사람의 자유를 빼앗아가는 일이고 실제로도 샘은 전시를 빌미로 일정시간 미술관에 속박되어야 합니다. 요즘에 NFT라는 것으로 디지털 이미지에도 고유성을 부여해 엄청난 액수에 거래가 됩니다.
NFT는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대체 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NFT)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token)입니다, 사실 사람도 각각 개인의 고유성이 있으므로 대체 불가능한 존재이지만 단순히 복사 붙여넣기로 복제가 되는 디지털 이미지에도 이런 고유성을 부여하면 엄청난 액수로 거래가 됩니다. 아래 보이는 이더락은 평균 15억인데 그 중에서도 0번은 1만 이더리움, 현재 기준으로 300억이 좀 넘습니다.
이런 고유성 하나만으로도 0원에서 500억으로 가격이 껑충 뛰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고유성을 부여하는 것도 유명한 회사나 실력있는 개발자들이 만든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고 일반인이 NFT 제품을 만든다 하더라도 가격이 폭등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우리는 그 작품의 예술성을 사는 것일까요?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대접을 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VIP 대접을요. 그래서 누군가의 등에 그림을 그려서 예술가의 명성을 통해 작품으로서의 의미와 고유성을 부여하면서도 사고파는 거래를 통해 한 인간의 자유를 구속한다는 것은 VIP가 되는 특권의식을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다만 현재의 기술로서는 결말은 희망사항일 뿐입니다. 예술의 가치는 누군가 사주는 사람이 있을 때 유효한 것이고 나중에 아무도 사지 않는 작품이 되면 가치는 0에 무한수렴하게 되겠지요. 사실 지금의 예술작품도 디지털 이미지들로는 얼마든지 복제가 가능합니다. 유명인들의 애장품들이 엄청난 가격으로 판매되는 이유도 결국은 똑같은 새제품을 얼마든지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지만 그 유명인이 사용했다는 고유성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인간은 소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그 부를 통해 희소가치가 높은 물건을 구매하지만 결국은 이 세상을 떠날 때 본인이 가지고 갈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들이 구매한 물건들은 그들의 자녀나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으나 예술이나 가치에 대한 안목이 없다면 아무리 비싼 물건도 가치가 없다고 느낄테고 결국은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부를 축적하면 사회공헌에 기여하거나 공익을 위한 시설을 건축하거나 외국에 나가있는 한국의 문화재를 사오는 것 등이야말로 진정한 부의 값진 사용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다시 한번 시사자리를 마련해주신 익무와 나눔해주신 써니19님께 감사드립니다.
-다른 사람 등에 새긴 성모마리아 문신
좋은글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