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피아니스트] 시리아의 현장감이 가득한 영화 (스포)
워낙 전쟁+음악 영화를 좋아해서 기대하던 작품이었는데,
전쟁+일상이 공존하는 현장감 가득한 영화였네요.
보다 사실적으로 담기위해 IS근거지인 이라크 모술과 레바논에서 촬영했다고 ㄷㄷㄷ
원제가 <Broken Keys> 였군요?!!
아마도 총격으로 파괴된 피아노 건반의 긴 나무막대기 부속품인 '키'를 일컫는 거겠지만,
피아노가 탈출의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 망가진 '키(열쇠)'이기도 할테고,
음악영화니 그 곡의 기본 높낮이 셋팅상태 '키(조)'라고 보면 시리아의 망가진 현 상황을 의미할 것도 같습니다. 장조가 아닌 단조인건 분명한...
바뀐제목도 대중적으로 장르 각인시키면서 저같은 사람 끌어들이기엔 꽤 괜찮은듯 하네요...ㅎㅎ
여튼 원제를 모르고 로만 폴란스키의 <피아니스트>를 생각하고 갔더니,
의외로 예상과 꽤 다르게 흘러가는 영화였습니다.
여기부턴 스포가 있습니다.
전 전쟁통에서 피아노를 어떻게든 치는 영화일 줄 알았는데...
피아노를 고치는 영화였군요. 호오...
일단, 맨 처음 트로이메라이를 치면서 주변 공간을 휘이 둘러보는 오프닝씬이 참 좋았습니다.
피아노 선율도 너무나 좋았지만,
총소리와 폭탄터지는 소리의 난장 아수라판 속에서
어떻게든 일상을 영위해나가는 보통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저곳으로 화악~ 끌어당기는 느낌이랄까...
영화를 보다보면,
하아... 진짜 저기서 어떻게 사나...
쟨 저기서 피아노 타령만 하는게 맞나...
진짜 돈모아서 어떻게든 떠나고 싶긴 하겠다...
와... 저와중에 사촌누나는 토플 공부하면서 유학도 꿈꾸네...
저상황에서 페인트칠하며 가게를 이쁘게 가꾸려는 희망찬? 할아버지도 있구나...
그래도 아이들은 흙탕물에서 해맑게 노는군...등등...
우리나라와 너무나 다른 상황이지만, 동질감을 느낄만한 평범한 사람을 주로 보여주고 있지요.
그러다 부르카 쓰고 뭐하나 트집잡힐까 매사에 조심하는 여인들과,
서양사람들처럼 머리 자르고 술?을 마셨다고 채찍질 태형받는 사람과,
아이들 앞에서 책 같은건 더이상 보지말라고 불태우는 행위와,
담배 피는 것, 피아노/음악이 금지되었다는 것 등.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일상이 저기에선 걸리면 큰일날 금지된 행위라는 것 또한 드러냅니다.
심지어 동성애는 아예 잔인하게 공개적으로 즉결처형감인...ㄷㄷㄷ
주요인물은
- 어릴땐 이웃사이였던 빌런 ISIS 군인
(심지어 얘네 엄마는 쥔공 엄마의 피아노선생님이었던 친한 이웃아줌마)
- 똘망하게 생긴 아역 지아드 (잡혀간 지인의 아들)
- 몰래 담배피며 유학을 꿈꾸는 사촌누나
- 희망을 잃지않는 옆집? 가게의 흰머리 아저씨
- 피아노 찾아 떠나는 중에 만난 저항군 여성
- 피아노 찾아 떠났던 마을의 악기점 아저씨와 주워온 아이들
- 애들 꼬셔다 ISIS요원으로 키우는 쁘락치
- 쥔공과 동거하는 커뮤니티 내 반란군들과 체스두는 할배들
- 차태워준 아저씨와 중고나라 아저씨, 밀항해주는 아저씨 등이네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건...
등장인물 구성이 참 좋은데, 설명이 약간 부족하고 쫀쫀하게 엮이진 않았단 느낌?
여군과의 에피소드가 좀더 나와주길 바랬으나...
(이뻐서 잘어울리기도 했고...ㅋ)
그저 스쳐지나가듯 표현되더군요.
그리고, 지아드가 여러모로 극에 긴장감을 더해주며 폭탄을 훔치는 사고?까지 치는데...
막판엔 그 역할이 다소 사그라진듯한...
두 조연들 덕에 극이 풍부해지기도 했지만, 묘하게 조금씩 아쉽게 나오니...
영화의 전개가 요 포옹처럼 약간 헐겁다는 느낌이 들긴 했습니다.
찾아보니 감독이 레바논 출신으로 대학 졸업작 단편 '녹턴 인 블랙'(2016)을 토대로 장편화시킨거라는군요.
(이게 첫 장편극이라니! 왠지 대단! )
우리나라였음 신파도 넣어서 엄청 감정적으로 고조되게 만들었을 거 같은데...
이영화는 은근 슴슴, 담담하게 그렸습니다.
(그래서 졸았다는 분도 꽤 있는듯...^^;)
전 이런 잔잔한 텐션도 나름 좋군요.
게다가 마지막 한방 만큼은 정말 강렬합니다!!!
(실화였다는데 어디까지가 실화일지 궁금한...)
+ 이영화의 클래식곡 음악정보 및 영상은 요기!!
https://extmovie.com/movietalk/72488245
덧1.
이 영화 맘에 드신 분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오케스트라의 실화를 다룬 크레센도도 추천드립니다.
[크레센도] 판타지 같지만, 만족했던!! (+음악정보, 강스포 해석후기)
+덧2
참. 펫촐트 감독의 <바바라>가 생각났다는 후기를 봤었는데,
저도 여러모로 그 영화가 떠올랐네요.
주인공의 심정이나 겉도는 행동도, 보살필 아이가 나오는 것도,
바다를 통해 빠져나가려 한다는 것도...
마지막에 주인공의 결단과 클로즈업으로 툭 끝나는 방식까지...
+덧3.
영화보는데 어떤분 핸드폰 벨소리가 두어번 울리더군요. ㅠㅠ
제발 진동모드 하시고, 알람은 사전에 체크하시길...
이래서 최근 박찬욱관 안가고 구로점으로 피신했던건데 아 왜! 아트관!!!!
+덧4.
포스터 이미지가 완전 취향저격인데, 증정지점이 넘 적어서 속상하네요.
보딩패스도 의미있어보이고... 흑...ㅠㅠ
요건 포티로라도 뽑아야겠어요.
텐션과 카타르시스를 주는 방식은 전혀 달랐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