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사냥> 간단평(스포)
배창호 감독이 연출한 1984년 작 <고래사냥>은 음악계 스타였던 김수철을 주인공으로 한 최인호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대학생 병태(김수철)는 길에서 쓰러진 여성을 도와주다가 오히려 성폭행 범으로 몰려 유치장 신세를 지기 직전에 거지 민우(안성기)의 도움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학교에서 짝사랑했던 여자에게 딱지를 맞기도 한 병태는 우울함에 빠져있을 때 민우는 병태를 데리고 사창가로 갑니다. 그 곳에서 말을 못하는 춘자(이미숙)을 만나고 그녀와 하룻밤을 보낸 뒤 사창가에서 도망나와 그녀의 고향인 우도를 민우와 함께 가게 됩니다. 그리고 포주(이대근) 일행들이 그들을 쫓기 시작합니다.
당시 어마 무시한 인기를 얻은 이 작품은 2편까지 제작될 정도였습니다. 제목인 <고래사냥>은 그야말로 은유적 표현입니다. 영화 후반부에 병태의 대사로 이 의미를 말하기도 합니다. 세 배우가 함께 하는 이 로드무비는 <삼포 가는 길>과 유사한 분위기를 풍기지만 확실히 좀 더 대중적인 느낌을 줍니다.
연기가 거의 처음이었던 김수철의 연기는 지금 보면 많이 부족해보이지만 병태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져 그 단점이 도드라지진 않습니다. 그리고 영화 전체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안성기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또한 춘자 역의 이미숙도 당시 거의 신인급의 배우였는데 춘자라는 캐릭터와 잘 맞는 이미지와 말을 못하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습니다.
80년대를 이끌었던 감독 중의 한 명인 배창호 감독의 메가 히트작 중에 하나인 <고래사냥>은 설원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이미지의 연출도 있고 주연과 음악을 함께 맡았던 김수철의 음악이 힘을 발한 작품입니다. 이때부터 국악과 대중음악의 크로스오버를 시도 했던 김수철은 이후의 <서편제>의 음악감독까지 맡았습니다.
80년대 가장 빛났던 대중영화였던 <고래사냥>을 디지털 마스터링 버전으로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또한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미숙, 안성기 배우의 현재 모습과 비교하는 재미도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p.s 송창식의 '고래사냥'은 이 작품에서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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