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칸토] 제가 느낀 장단점과 6곡의 ost, 더빙에 대한 생각 (강스포 후기)

엔칸토는 개봉전부터 너무나 이쁜 포스터 이미지들과 해외 호평에 기대감이 엄청 컸던 작품입니다.
실제로 보니 역시나 눈뽕 가득한 색감과 라틴특유의 발랄한 기운이 넘쳐 흐르는 장점이 있는 반면,
작품의 각본이 다소 빤?하고 후반부에 갑자기 휘뚜루마뚜루 봉합해버리는데다...
전 요런 디즈니식의 동화스런 마무리가 이젠 좀 별로더군요.
할머니와의 급화해모드도 당황스러웠지만,
문고리 잡았을 땐... 아아.........
(갑자기 20년전 슈렉의 뒷통수가 생각나며, 디즈니는 참 여전히 빤하구나... 란 생각이...ㅋ)
그럼에도 인트로의 가족소개하는 <The Family Madrigal (마드리갈 가족)>은
비록 가사가 빨라서 안들리지만? 매우 흥겨웠고,
안토니오 방(정글?)에서 표범 타는 장면은 어트랙션 놀이기구를 체험하는 기분이라 4dx 느낌까지 났습니다. ^^
무엇보다 각 세자매의 곡 모두 주제의식이 꽤 좋은데다 연출도 엄청 다이나믹하더군요.
가족사진 찍을 때 나홀로 평범함과 소외감을 토로하며 부르는 <Waiting On A Miracle (기적을 기다려)>는,
주변에 걸어놓은 빅피쉬?/중경삼림?스런 슬로우모션이 인상적이었고...
비범함이 짐이 되어버려 부담감을 토로하는 루이사언니의 <Surface Pressure (사실은 말이야)>는
가사라임과 함께한 모든 장면이 다 유쾌했고...
이모네가 부르는 <We Don't Talk About Bruno (입에 담지마 브루노)>는
능력에 대한 반발심이 브루노 삼촌의 죄책감과 맞물려 가족내 또다른 왕따?/문제 회피를 양산한다는 걸 보여주고...
이사벨라 언니에게 이리와 이리와~하며 허그하러 갔다가 함께 부르는 <What Else Can I Do? (또 뭘 만들까?)>는
장미꽃 대신 선인장과 물감을 팡팡 터뜨리며 완벽주의의 틀을 깨고 나와 만신창이가 되어본다는 점에서 카타르시스가 있었습니다.
근데 분명 영화볼 때는 음악의 가사와 연출이 꽤 재밌고 씐났는데...
이상하게 끝나고나니 기억에 남는 곡이 없더군요.
수능금지곡마냥 귓가를 맴도는 소절이 하나도 없단게 참 아쉬웠습니다.
그나마 마드리갈~ 이나 틱틱틱, 브루노노노~ 같은 의성어만 단편적으로 기억날 뿐...ㅠㅠ
후반부엔 코끝이 찡해지는 할머니의 과거회상까지 빌드업을 잘 해나가다가...
갑자기 급 화해모드가 되버리니 심히 당황했네요;;
그러다보니 오히려 마지막 곡인 <All Of You (다함께)> 가 가장 기억에 안남는 대 참사가;;;;
아아... 삼촌을 맞이해주고 이웃주민들이 도와주러 오는 건 감동적이긴 한데...
전 문고리 잡고 난 결말이 솔직히 이러면 안되는거 아닌가?란 싶어서 살짝 반감마저 들더라구요. ^^;;
(여지껏 빌드업한게 무용지물이 된 헛헛한 기분? 걍...... 없이 살면... 안되는거였나;;;)
게다가 아무래도 말이 많이 나오는 더빙! ㅠㅠ
전 1회차 더빙보고 2회차 자막봤는데,
1회차땐 작품탓도 있어서 걍 쏘쏘였다가...
2회차땐 감정몰입이 제대로 들어가면서 호감도가 확 상승했습니다.
그제서야 혹시 더빙판은 감정표현이 별로였나? 싶은 생각이 뒤늦게 들더라구요.
뮤지컬 애니였기에 여러모로 홍보하기에 좋은 인기 뮤지컬 배우를 선택한게 이해는 됩니다.
솔직히 전 함연지씨 목소리톤은 꽤 잘어울린다고 느꼈거든요.
이전에 <고장난 론>의 바니(aka.압살롬)역은 경험이 적은 어린 성우인지...
대사 끊어치는 게 확 거슬려서 집중이 잘 안됐으나,
엔칸토는 대사칠때 딱히 거슬린다는 느낌은 못받았습니다.
다만 도입부에 가족들을 소개하며 마드리갈~하는 노래에서...
속도가 버거운듯 박자감이 계속 엉키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요게 가장 아쉽더라구요.
그리고 전반적으로 가사가 잘 안들렸는데,
요것도 뭐랄까 노래 속도가 넘 빠른가보다... 아님 내가 나이 들어서 가는귀가 멀었나보다 싶었구요. ^^;;
(오뚜기란 기업이 호감이라 그런가, 보는 내내 아쉬워도 계속 쉴드를 치고 있더라는...ㅋㅋㅋㅋ)
솔직히 엔칸토 노래들이 가사량이 많은데다 속도가 워낙 빠르고,
라틴발음 특유의 바이브 가득한 느낌도 살리기 만만치 않으며,
랩같은 플로우라 리듬감은 더더군다나 어려운 작품인 거 같습니다.
그래서 만약 박진영이 들었다면 박자 쪼개는 감을 못잡고 있다며 한소리 할 듯한...
(아... 이러면 오히려 본업을 까는게 되려나...^^;)
근데 함연지씨가 더빙이 처음인데다, 불러야할 노래도 많은데 만약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다면...
게다가 가사를 부르기 편하게 개사에 개사를 해서 피드백해주지 않았다면...
솔직히 많이 빡세긴 했겠다란 생각이 들더군요.
전반적으로 가사가 잘 안들린건 왠지 더빙 발성만의 문제일 거 같진 않았습니다.
러브제이님의 한-미-일 더빙 비교글도 봤었는데,
일어는 받침이 없으니 이 빠른 속도를 스무스하게 넘겨내기에 그나마 유리했을듯 하구요.
개인적으로 더빙이나 번역의 세계는 잘 모르지만,
여러모로 이작품은 신인?을 캐스팅하는 모험을 걸어보기엔...
캐릭터나 노래 모두 왠지 역대급 난이도를 가진 작품이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ㅠㅠ
여튼 더빙판은 쥔공이 좀 아쉬웠지만,
할머니랑 첫째언니 루이사는 극호였습니다.
목소리의 안정감도 좋았고, 무게감있는 이미지랑도 찰떡이었어요.
특히 루이자(루저 아님!) 솔로곡 <Surface Pressure> (사실은 말이야)는 더빙판의 흡입력이 더 좋았습니다.
저의 최애캐와 최애 노래 (자막vs더빙)
가사가 워낙 재밌는데다 틱틱틱, 툭툭툭 하는 의성어랑 다이나믹한 장면이 찰떡같이 맞춰돌아가니 귀에 쏙쏙 잘 박히더군요.
원곡의 가사 라임이 워낙 쩔었기 땜에... 이부분까지 제대로 살리진 못했지만, 극장에선 더빙이 훨씬 잘 와닿았어요.
(랩같은 곡을 발음까지 맞춰서 번역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할듯)
노래부르는 내내 사람들이 정말 빵빵 터지더라구요. ㅎㅎㅎ
이걸 보면서 역시 전문성우의 느낌은 다르구나...란 생각이...
엔딩크레딧에 엄청 친절하게 컬러까지 맞춰서 더빙관련 정보들 쫘악 올려준 걸로 보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애쓴거 같은데...
평소 더빙에 굉장히 애정이 많으신 듯했던 마그누센님의 더빙 비판글 에 꽤나 공감하면서도
여러모로 제가 괜히 다 속상한...ㅜㅜ
기나긴 크레딧만큼이나 공이 많이 들어간 작품인 거 같아 더욱 아쉽습니다.
여튼! 엔칸토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전 나름 만족하며 잘 봤습니다.
애들한테 보여주기에도 좋을거 같은 작품이기도 하구요.
창이님의 리뷰 나 jimmani님의 리뷰 를 보다보니,
역시 각본이 좀 빤하더라도 주제는 분명 깊이가 있구나...란 생각이 다시한번 들기도 했습니다.
아참! 그리고 단편 너구리! 아니, <파 프롬 더 트리>!
라야 앞에 붙었던 <어스 어게인> 급은 아니지만, 두번다 눈물 쬐끔 났네요. ㅜㅜ
주제가 딱 부모/조부모가 아이들이랑 같이 보기에 좋은 단편인듯 합니다. ㅎㅎ
단편관련 미어캣님의 포토이미지글은 요기!
Nashira
추천인 15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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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당연히 다 없어지고 끝날줄 알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약간 뒷통수 맞은 기분... ^^;;

어....근데 슈렉은 드림웍스 아닌가요?

맞아요! 드림웍스가 20년전 슈렉에서 그렇게 디즈니를 은연중에(아니... 대놓고?) 까댔는데....
얘넨 아직도 그 비판에서 많이 못벗어났구나 싶었습니다. ^^;;

이번에 음악은 <해밀턴>의 제작자이자 <틱,틱...붐!>의 감독인 린 마누엘 미란다가 담당해서 그런지 기존의 디즈니 음악하고 느낌이 다릅니다. 힙합을 잘 다루는 사람이다보니 노래가 랩하듯이 속도감이 있어서 부르는 입장에서는 좀 어렵다는 생각도 들어요.

맞아요! 솔직히 역대 디즈니 노래들처럼 가창력으로 지르는 곡이 아니라 리듬감과 재치로 승부보는 곡이라...
가사 번역이랑 더빙이 진짜 역대급 난이도였을 거 같습니다.

인더하이츠에서도 비슷하게 느꼈는데... 아무래도 린 마누엘 미란다 곡의 특징인거 같기도 합니다.
흥겨운 연출이랑은 잘맞지만, 귀에 꽂히는 전통적인 디즈니 노래같진 않단 느낌이...

저도 자막버전이 훨씬 좋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루이사는 .. 사실 이사벨라의 동생입니다 저도 처음엔 루이사가 첫째가 아닌가 했었는데 아니더군요
괜히 이사벨라가 먼저 시집가는게 아니었습니다


소중한 가족의 일원이라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은
아니셨나 보네요

저도 의인화된 집은 괜찮았지만, 모든 구성원이 다시 마법을 찾는다는게 좀...^^;;



리뷰가 애니메이션만큼이나 컬러풀합니다.
잘 읽었어요.

한미일 비교글을 보다보니 뭔가 국가별 발음 특성이나 받침문제도 있겠다 싶어서 더빙알못이지만 길게 적게 되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