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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체르노빌'(2019) 리뷰-‘거짓의 대가’를 묻는 드라마 ‘체르노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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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왓챠피디아

 

1986년 4월 26일, 소련의 프리피야트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4호기가 폭발했다. 이 사고는 2011년에 있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까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에 의해 최고 등급인 7등급으로 분류됐다. 이는 곧 후쿠시마가 21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였다면, 체르노빌은 20세기 최악의 원전 사고였음을 의미한다.

사고가 일어난 지 만 33년이 지난 2019, 미국의 드라마 명가 HBO가 영국의 SKY와 함께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기초로 제작한 5부작 미니시리즈 ‘체르노빌’(감독 요한 렌크, 작가 크레이그 메이진)이 국내 시청자를 찾아왔다. 이 드라마는 2019년 5월 미국 HBO에서 방영됐고, 국내에서는 OTT 서비스인 ‘왓챠플레이’를 통해 8월 14일에 최초 공개됐다.

1988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45초, 한 남성이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는 소련의 핵물리학자 ‘발레리 레가소프(재러드 해리스)’로, 2년 전 체르노빌 원전 사고 현장에서 자신이 직접 목격했던 진실과 함께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테이프에 남긴 채 세상을 떠났다. 그의 메시지에는 체르노빌 사고 수습 책임자로서 느꼈던 죄책감 등이 배어 있었다. 도대체 2년 전 체르노빌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986년 4월 26일 오전 1시 23분 45초, 소련 프리피야트의 체르노빌 원전 4호기가 폭발했다. 사고 발생 당시 담당자였던 부수석 연구원 ‘아나톨리 댜틀로프(폴 리터)’와 그의 부하 직원들은 모두 충격에 빠진다. 이후 댜틀로프에게 심상치 않은 보고가 올라온다. 폭발 후 원전 근처에 흑연이 나뒹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곧 원자로의 노심이 열렸다는 이야기인데, 댜틀로프는 자신의 눈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흑연을 확인했음에도 이 사실을 부정한다.

폭발로 인해 불이 나자 소방대원 전원에게 출동 명령이 내려진다. 이에 신혼의 달콤함을 만끽하고 있던 젊은 소방관 ‘바실리 이그나텐코(애덤 나가이티스)’는 아내인 ‘류드밀라 이그나텐코(제시 버클리)’를 두고 화재 현장으로 출발하지만, 이는 비극의 시작이었다.

사고 소식을 접한 소련 정부는 쿠르차토프 원자력연구소 제1부소장 발레리 레가소프에게 연락한다. 사고관리위원회의 일원이 된 레가소프는 회의에 참석한다. 회의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보고서를 읽어보던 그는 사고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장관회의 부의장 겸 연료동력부 장관인 ‘보리스 셰르비나(스텔란 스카스가드)’와 함께 사고 수습을 위해 체르노빌로 향하게 된다.

4월 26일 오전 8시 30분, 민스크에 있는 벨라루스 원자력연구소의 핵물리학자 ‘울라나 호뮤크(에밀리 왓슨)’는 8밀리뢴트겐의 방사능을 측정한다. 그는 방사능의 출처를 조사하던 중 체르노빌에서 일어난 사고를 알게 된다. 사고 사실을 파악한 호뮤크는 체르노빌로 출발한다.

35년 전에 있었던 최악의 참사를 다룬 드라마 '체르노빌'의 핵심 메시지는 무엇일까? 바로 ‘거짓의 대가’다. 사고 발생 이래, 소련 정부는 자국 원자력 기술의 우수성과 정권 안정을 위해 거짓으로 일관했다. 이 때문에 사고 발생 36시간 만에 원전 주변 지역 주민들에 대한 소개령이 발령됐고, 희생을 치르지 않아도 될 수많은 생명들이 체르노빌 원전으로 향했다. 그리고 사고의 후유증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거짓의 대가는 이처럼 너무나도 많은 생명과 삶의 터전을 앗아갔다. 이와 관련해 요한 렌크 감독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라는 첫 대사는 현대 사회에도 적용될 수 있는 질문이에요. 여전히 진실보다 자신들을 위해 거짓을 선전하는 기회주의자들이 민주주의를 갉아먹고 있죠.”라고 말했다.

거짓은 잠깐의 책임 회피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권력은 여러 수단으로 진실을 숨기고 거짓을 부각할 수 있다. 하지만 거짓이 계속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에 이르러 조용히 숨죽이고 있던 진실이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진실이 그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 우리는 권력의 거짓으로 인해 한 사회와 구성원들이 치러온 비용과 대가를 목도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거짓에 의한 대가와 비용이 너무나도 커 도저히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동안의 거짓말을 진실로 여기며 살아가는 이들 또한 등장한다. 권력이 자신을 위해 퍼뜨린 거짓의 대가는 이처럼 크고 치명적이다. 그리고 체르노빌은 이에 대해 말하고 있다.

 

평점-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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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 드라마죠. 경각성, 교훈을 위해 많이들 봤으면 하는 작품입니다. 

22:18
2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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