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 속 팽팽한 신경전을 만든 바로네스의 연기
(극중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스포가 많습니다!!!!)
<크루엘라> 속에서는 엠마 스톤의 주인공 연기도 엄청 났지만, 그녀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과 복수극. 즉, 빌런의 탄생을 위한 극에 더욱 화려함을 더하는 건 바로 남작부인 역의 엠마 톰슨의 공이 컸다고 봅니다.
주변 사람의 반응에 대해 무신경하다든지, 자신이 한일에 대한 죄책감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모습 등
그리고 25년 이상은 같이 밑에서 일했을 존이 이렇게나 스트레스를 받은 모습에서, 얼마나 바로네스 밑에서 일하기 힘든지도 보여주고 있고요.
특히나 그녀의 말인 "예쁘지, 그런데 사나워"라는 대사처럼 디즈니에서 낯설은 이런 소시오패스 면모들이 결국 캐릭터에 매료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바로네스가 보여준 모습은 틈이라고는 없는 조사로, 스위스 은행 계좌번호도 외울만큼인데 왜 크루엘라를 잡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을까, 흠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저는 천천히 조여가는 이 둘의 신경전을 연출하기 위해, 그리고 어차피 크루엘라말고 에스텔라는 독안에 든 쥐와 마찬가지였을 거에요.
이런 과정을 연기에 주목하면서 보다보면 지루함이 점점 흥미로 변하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복수극의 시작으로 에스텔라는 목걸이를 되찾기 위해,
계획을 통해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며 등장합니다.
여기서 세심히 바로네스는 존에게 눈짓을 줍니다.
분명히 사라졌어야 했는데 나타남에 이상함을 느끼게 되고요.
바로네스도 경각심을 느끼게 되었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크루엘라는 어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알게 되고
Revenge.
정말 연기가 압도적인 장면이었고, 관객으로 하여금 크루엘라의 복수에 주목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로네스도 이상한 것을 놓치지 않습니다.
말미에 말할 단어를 고민하다, help라고 하지만 도움이 아닌 경고의 의미를 존에게 넘긴 것입니다.
에스텔라는 한편 그녀의 일, 자신감, 지위를 앗아가려합니다. 본격적으로 패션을 무기로 그녀에게 도전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것들을 위협하죠.
바로네스도 지지 않고 패션계에서 가장 중요한 스프링 컬렉션에 집중합니다. 여기에 또 에스텔라는 하지말라던 '고맙다'는 말을 계속 사용하며 그녀의 신경을 툭툭 건드리는 기회를 놓치지 않네요.
또 한편으로 바로네스는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아니타 달링의 편집부를 찾아가 경고(크루엘라를 알고 있다는 것과 크루엘라에 우호적인 기사에 대해)를 날려주고.
그렇게 드레스를 만드는 과정에 크루엘라와 같이 모습을 보이던 호레이스의 모습을 대놓고 잡네요.
바로네스는 여기서 크루엘라의 한패가 에스텔라가 아닐까 의심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그렇게 에스텔라와 바로네스의 대면.
또 다시 에스텔라 감사하다는 말을 쓰며 툭툭 신경을 건드립니다.
이렇듯 에스텔라의 도발로 감사하다는 말의 의미는 복수극면에서 작게 사용되는 도구일 수도 있고, 또 에스텔라와 바로네스 둘의 각자 다른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생각도 듭니다.
주제를 묶는 것과 동시에 핵심적인 대사가 여기서 나옵니다.
"딴 사람들은 신경쓰지마, 타인은 방해물이야."
"내가 딴 사람들처럼 신경썼다면 벌써 죽었어, 다른 재능있던 여자들처럼"
"너도 네 브랜드를 만들 수 있어, 문제는 네가 킬러 본능이 있느냐지"
그랬으면 좋겠다는 에스텔라의 말에
"일단 크루엘라를 없애야 해"라며 다시 에스텔라에게 경고를 날리고
크루엘라가 대단하지만, 자신은 져줄 마음이 없다며 바로네스 자신의 킬러 본능을 꺼냅니다.
단순히 죽인다는 말 그대로 볼 것이 아니라 극에서 죽이는 걸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생각했을 때, 생각보다 암시하는 바가 큰 대사입니다. 에스텔라를 죽이고나서 진정한 정체성을 가지며 활동하게 된 크루엘라처럼요.
그리고 스프링 컬렉션에 쓸 비즈가 달린 골드 드레스를 금고에 넣고
"네가 만약 크루엘라라면?"라며 또 다시 에스텔라에게 경고합니다.
당일이 되자 에스텔라를 가두라고 하며 자신의 방해물을 치우려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당했던 건 자신이었고, 크루엘라 팀들은 리젠트 공원에서 엄청난 무대를 통해 패션으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바로네스도 여기서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바로 호레이스와 재스퍼를 발견하고 크루엘라를 기다립니다.
그렇게 바로네스는 크루엘라와 에스텔라가 동일인이라는 걸 확실히 정리하게 되고 이제 없애고자 합니다.
경호원들을 회유시켜보려고 하지만,
바로네스의 "그만" 한마디에 끝납니다.
그렇게 당하게 된 크루엘라의 미세한 표정연기, 부르르 떨리는 표정까지 정말 대단했습니다.
결말부.
이와 같은 과정을 지나 온 크루엘라는 리젠트 공원에서 완전한 정체성을 찾고 다시 복수에 성공합니다.
자기말고 유능한 사람 없다던 바로네스보다 동료들을 챙길 줄 알게 된 크루엘라가 결국 이 복수극의 진정한 승자가 되고 자신의 브랜드도 확실하게 세우게 됩니다. 이런 빼어난 연기를 좋아하신 분이라면 마지막이 주는 통쾌함이 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점점 작품을 즐기게 되면서 이렇게 캐릭터들이 주는 즐거움, 미친 연기에 빠져들게 되었네요.
사소한 부분들은 빼고 몇장면 핵심을 위주로 작성했고, 빌런을 표현하는 과정이나, 패션 등 쓰고 싶은 글감이 참 많은데 바빠서 까먹을 때가 많군요 ㅠㅠ 정말 매력적인 실사판인 것 같습니다 ㅎ
ㅠㅠ 심야 영업 끝나기 전에 한번더 보고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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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바로네스 그니까 남작부인은 성공한 사이코패스의 전형인데요.
흥미로운 점은 남작부인이 자아도취가 강한 사이코패스이면서도 다른
사람의 재능을 알아본다는 거죠. 자아도취가 강한 캐릭터는 다른 사람의
재능을 못알아 보거나 무시하기 일쑤인데, 이 영화의 남작부인은 그렇지
않아요.
성공한 사이코패스가 다른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면 어떻게 할까요?
자기 수하로 둘 수 있다면? 자기 수하로 만든 다음 자기 세계에 가둬서
수하의 재능을 착취함. 자기 수하로 둘 수 없다면? 파멸시켜야 할 적.
그니까 재능있는 사람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 기준으로
구분해서 대하는 게 확 달라지는 거죠.
성공한 사이코패스 남작부인은 에스텔라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기
수하로 만들고 자기 세계에 가둬서 재능을 착취합니다.
한편 남작부인은 크루엘라의 재능도 알아보지만, 크루엘라는 파멸
시켜야 할 적으로 간주하죠.
이렇게 보면 남작부인이 메인빌런치고는 독특한 성격이 있고, 그런
성격을 가지고 에스텔라 크루엘라와 어떻게 관계를 만들어 가는지
보는 재미도 있어요.
사실 현실에서도 남작부인과 같은, 성공한 사이코패스이면서 다른 사람의
재능을 알아보는 캐릭터가 가끔 있거든요.

아무래도 시선에 크루엘라에 더 갈 수 밖에 없기는 하지만 남작부인도 참 매력적인 캐릭터에요ㅠㅠ

인상적인 사이코 연기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