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
  • 쓰기
  • 검색

[아무도 없는 곳][익무시사] 장소와 분위기가 만들어내는 이야기 (스포)

셋져 셋져
663 5 2

※ 이 글에는 <아무도 없는 곳>의 스포일러가 담겨져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안 봤거나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이 글에서 나가거나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235162_395327_4632.jpg

 

몇년전에 어떤 영화 모임을 통해서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분위기가 좋은 나머지 2, 3차까지 가다 마지막에는 근처에 살던 사람의 집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특이하게도 그 집은 한옥이었고 마당에서 장작불을 피울 수 있는 운치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장작불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원을 그린 형태로 모여 앉아 술이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홍상수 감독 영화의 감성이 물씬 풍기는 풍경이었죠.(마침 그날 본 영화도 <풀잎들>) 밤이 깊은데다 술이 들어가서 그런지 영화 얘기로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개인의 이야기로 흘러갔습니다. 그러다 한 사람이 몇년전 돌아가신 부모님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의 정신없는 상황과 소중한 사람을 보냈던 감정을 담담하게 이야기해줬습니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고나서 그 마음정리하는데 3년 정도 걸렸다고 하면서 과거 조상들이 3년상을 치루는 이유도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그만큼 필요해서 그랬던게 아닐까하고 이야기합니다. 그날 처음 본 사람들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속내를 얘기할 수 있었던데는 그때의 공간과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어느정도 도움을 주지않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씁쓸한 감성이지만 참으로 아름다우면서도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는 풍경이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을 보다 보면 문득 그때의 일이 떠오릅니다. 극중 소중한 존재를 상실한 사람들에게서 부모를 떠나 보낸 사람의 모습이 연상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들이 대화하는 장소의 분위기가 마치 과거 한옥에서 다같이 이야기하던 풍경을 보는 것같았습니다. 영화가 너무 잔잔하거나 극적이지 않고 어렵다는 반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했기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당시에는 못 느꼈지만 그 사람이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마음정리의 하나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고서야 깨닫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인물들이 주인공 창석에게 하는 이야기도 하나의 마음정리가 아니었나라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이제는 그때 모였던 사람들의 이름이나 얼굴도 기억할 수 없고 그때의 느낌과 분위기만 기억속에서 맴돕니다. <아무도 없는 곳>을 보면서 이제는 다시 볼 수 없는 그때의 분위기와 풍경을 아련히 추억해봅니다.

 

P.S - 강변에 아직 렌티큘러 포스터가 남아있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5

  • golgo
    golgo
  • deckle
    deckle

댓글 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포스터 재고 지점 스포일러 잘 봤습니다. 

00:21
21.04.10.
profile image
셋져 작성자
deckle
의미없는 글을 본 사람들을 위한 뽀나스입니다.😅
00:30
21.04.1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디피컬트] / [도뷔시]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3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09:43 715
공지 '드림 시나리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23 익무노예 익무노예 3일 전09:31 1877
HOT 애냐 테일러 조이 뉴욕타임즈 5월호 / 야스민 디바 포토슛 5월 1 NeoSun NeoSun 1시간 전14:07 308
HOT 강희님 어디 안가셨구나..ㅎㅎ 3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시간 전13:33 601
HOT <범죄도시 4>를 보았읍니다. 2 슈하님 슈하님 2시간 전13:24 360
HOT 세키가하라 (2017) 과거 일본 고전기 걸작과 비교해 손색이 ... 4 BillEvans 2시간 전12:31 574
HOT 데이빗 코렌스웻, '수퍼맨' 전후 피지컬 비교샷 2 NeoSun NeoSun 4시간 전11:20 1510
HOT (※스포)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의 마지막 장면이 의... 3 카란 카란 6시간 전08:59 1331
HOT 오늘의 쿠폰소식입니다 총9개고 11시는 지나갔습니다.. 5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3시간 전11:33 1022
HOT 일본 영화팬들이 좋아하는 러닝타임 긴 영화 40편 6 golgo golgo 4시간 전11:14 1090
HOT [범죄도시4] 시리즈 누적 4000만 달성 1 시작 시작 4시간 전10:47 548
HOT [하이재킹] 하정우 캐릭터 스틸 3 시작 시작 4시간 전10:36 904
HOT 올해 부천국제영화제의 파격적인 포스터 공개 6 golgo golgo 4시간 전10:32 1267
HOT <귀멸의 칼날: 합동 강화 훈련편> 공식 예고편 | 넷플... 3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0:22 668
HOT 니브 캠벨, <스크림> 최신작 출연료 인상 1 카란 카란 5시간 전10:11 642
HOT 스티브 부세미,대낮 뉴욕 거리 한복판에서 무작위 폭행 당해 3 Tulee Tulee 6시간 전09:20 2105
HOT 혹성탈출 후기 (스포, 호) 8 넬슨잉글리쉬 넬슨잉글리쉬 6시간 전08:59 426
HOT ‘죠스’ 첫희생자역 여배우 수잔 배클리니 77세로 별세 5 NeoSun NeoSun 6시간 전08:46 886
HOT ‘혹성탈출 새로운시대’ 삭제장면 30-40분 포함 디렉터스컷 존재 5 NeoSun NeoSun 6시간 전08:34 789
HOT <범죄도시> 시리즈 4천만 관객 돌파 6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6시간 전08:28 1649
HOT 맷 딜런-아나마리아 바톨로메이,드라마 <마리아> 첫 ... 4 Tulee Tulee 7시간 전07:49 525
HOT 마허샬라 알리-톰 하디,범죄 스릴러 <77 블랙아웃> 출연 2 Tulee Tulee 7시간 전07:48 634
1136271
image
NeoSun NeoSun 49분 전14:38 167
1136270
image
golgo golgo 53분 전14:34 324
113626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7분 전14:30 224
1136268
normal
NeoSun NeoSun 58분 전14:29 137
1136267
normal
NeoSun NeoSun 58분 전14:29 330
113626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8분 전14:29 153
1136265
normal
5회비빔밥 1시간 전14:24 96
1136264
normal
호오오옹이 1시간 전14:12 447
1136263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4:07 308
1136262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14:03 222
113626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47 490
113626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3:44 312
1136259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1시간 전13:37 112
1136258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시간 전13:33 601
1136257
image
슈하님 슈하님 2시간 전13:24 360
1136256
image
기운창기사 기운창기사 2시간 전13:20 202
1136255
image
기운창기사 기운창기사 2시간 전12:57 342
1136254
image
중복걸리려나 2시간 전12:56 118
1136253
normal
BillEvans 2시간 전12:31 574
1136252
image
카스미팬S 3시간 전12:15 382
113625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51 492
1136250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4 619
113624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40 288
1136248
normal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3시간 전11:33 1022
113624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20 1510
1136246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17 752
1136245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16 542
1136244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1:14 1090
113624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1:08 424
1136242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0:55 749
1136241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0:47 548
1136240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0:43 387
1136239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0:36 904
1136238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0:32 1267
113623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0:29 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