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타니안 후기(스포) -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해 / 아무나는 아니야
포스터와 간단한 줄거리만 정도만 알고 있어서 불의에 맞서는 뜨거운 법정물일 줄 알았습니다. 예상과는 전개가 많이 달랐다는 뜻입니다.
911테러범과 그 책임을 묻기에 혈안이 되었던 당시 미국 정부의 이슬람에 대한 시선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그 혼란 속에서 책임을 지울 자를 찾는 정부와 스투 중령, 무죄를 주장하는 -테러의 공범으로 몰린- 주인공 슬라히와 그의 인권을 위해 싸우기로 결정한 변호사 낸시와 테리.
낸시는 낸시대로, 중령은 중령대로 슬라히가 무죄인, 그리고 유죄인 증거를 찾아 각각 분투합니다. 애국심이나 정부의 압력보다도 의뢰인의 인권을 지키려는 낸시의 열정은 당연하게 보이지만, 스투 중령이 유죄 증거를 찾아야만 기소하겠다고 단호하게 선언하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 또한 군인이자 테러로 친구를 잃었지만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으로 사건을 대했던 점이 인간으로서 대단했어요.
슬라히가 비로소 마음을 열고 서신으로 보낸, 관타나모 수용소 안에서 있었던 잔혹한 고문 행위에 대해 읽게 되는 낸시와, 동시에 기밀로 감춰진 진짜 원본 증거를 읽는 스투 중령의 충격을 받은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고문 장면의 연출이 시각적으로 혼란스러워서 관객의 입장에서도 더욱 잔인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침내 재판에서 승소하지만 이후 자막으로 오바마 정부의 항소로 7년을 더 갇혀 있어야 했다는 내용이 자막으로 흐를 때 객석에서 헛웃음이 터져나왔어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니까 누구나 그런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후 자유를 되찾은 진짜 슬라히 본인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 긴 세월을 버틴 사람치고는 명랑하게 보였어요. 신을 가슴 깊이 믿는 선량하고 밝은 사람이어서 그 힘든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작 도서를 꼭 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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