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린느] 2시부터 5시까지의 세브린느 혹은 세브린느의 은밀한 욕망
다솜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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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루이스 부뉴엘의 영화.
까뜨린느드 드뇌브라는 당의정 덕분에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의외로 꽤 흥미로웠다.
젊고 아름다운 유산계급 유부녀가 안온한 현실에 권태를 느껴 자신의 피학적 성적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스스로 매춘을 한다는 이야기는 얼핏 보면 '애마부인' 류의 80년대 한국 에로영화들과도 비슷하다... 만,
세브린느의 상상(성적 판타지?)과 현실, 그리고 회상(이것도 실제와 환상이 있다.)을 이어 붙인 비전형적 인 서사는 상당히 복잡하며(김기영의 영화들을 떠올렸다), 주요 인물들의 캐릭터는 수시로 바뀐다.
세브린느는 몸을 파는 행위를 통하여 웃음과 활기를 뒤찾고 점점 더 아름다워진다.
부뉴엘은 세브린느의 매춘을 억압적인 부르조아적 질서에 대한 전복, 저항의 행위로 제시하는데,
그렇다면 의문이다. 왜 세브린느가 2시부터 5시까지'만' 매춘을 하고(Belle De Jour), 그 후에 칼같이 안전한 부르조아적 일상으로 복귀하는가? 그녀는 절대 그녀의 브루조아적 일상을 깨뜨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결국 영화는 세브린느로부터 거친 마초적 성적 매력의 건달 미셀로를 죽음으로 배제시키고, 돈많은 의사 남편 피엘의 품으로 돌려 보낸다.
세브린느의 전복적 저항이 그저 백일몽에 가까운 '부르조아적' 일탈로 보이는 까닭이다.
제목이나 스토리와 다르게 크게 에로틱할 것 같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