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케이션] 선입견과 고정관념을 깨준 영화 (은령 님 나눔)

언제나 그렇듯 영화를 보기 전 그 영화와 관련된 정보는 거의 찾아보지 않는다 <에듀케이션>도 마찬가지였지만 단 하나, 정성일 평론가의 GV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평론가의 영화에 대한 평가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성일 평론가가 GV를 맡게 되는 영화는 자연스레 관심이 가게 된다.
<에듀케이션>은 장애인 활동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는 성희(문혜인)와 전신 마비 장애를 가진 어머니를 둔 고등학생 현목(김준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장애를 소재로 다룬다고 해서 흔히 알고 있는 영화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가. 이 영화가 특별한 것은 장애를 다루지만 장애인 당사자가 주인공이 아닌 장애인의 가족과 그 외의 인물들을 주로 다룬다는 점이다.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워킹홀리데이'로 스페인에 가는 것이 유일한 희망인 졸업을 앞둔 성희는 현목엄마(송영숙)의 활동 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현목은 사명감이나 봉사 정신이 투철해서가 아닌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장애인을 돕는 아르바이트를 '건성으로' 하는 성희가 못마땅하다.
대학생 시절 학점 이수를 위해 장애인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있다. 장애인 복지관에서 장애인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말 벗이 되어주는 일을 했었는데 나도 단지 학점을 위해 시간을 보냈는지, 그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갔는지 뒤돌아보게 됐다.
현목은 대학생 누나 성희에게 이상으로서 관심이 가지만 방법이 서툴고, 성희는 그런 현목에게 전혀 관심이 없다. 그저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 스페인에 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길 바랄 뿐이다.
여느 때처럼 현목의 집에서 '건성'으로 현목엄마에게 밥을 떠 먹이다가 현목엄마의 기도가 막혀 큰일 날 뻔하고, 셋이 밖으로 바람도 쐬러 가게 되면서 성희는 현목과 현목엄마에 대한 약간의 감정 변화를 겪게 된다.
장애인 소재의 영화하면 떠오르는 작품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문소리, 설경구 주연의 <오아시스>다. <에듀케이션>은 장애인을 소재로 하지만 이야기의 중심에 놓지 않고 그 주변 인물들에 더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리고 청년의 꿈과 삶에 대해 더 진지하게 다가간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영화 소재와 영화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보기 좋게 깨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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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정성일 평론가의 진행으로 김덕중 감독, 문혜인, 김준형 배우가 참석한 GV가 있었다. 영화 내외적으로 다양하고 깊이 있는 질문과 답변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영화가 본인들에게 준 것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문혜인 배우의 대답이다.
문혜인 배우는 이 영화가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이 오가는 영화라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촬영 때 사고가 있어서 크게 다쳤다고 한다. 그로 인해 현재 진행되는 고통도 있고 삶이 영화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영화를 촬영하는 현장에서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며 사고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공유되었면 한다고 덧붙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독립영화의 제작 여건상 제작비, 스태프 등이 많이 부족한 상황에서 영화 촬영이 진행되다가 사고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충격과 고통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아무쪼록 다시는 그런 사고가 없길 바라며 문혜인 배우의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총평
감독과 배우들의 대단히 깊은 고민과 노력으로 일상을 밀도 있게 그려낸 청춘들의 이야기. 굉장히 진지한 연기관과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문혜인 배우가 돋보였던 작품. 배우들의 대사가 잘 안 들렸던 예산 혹은 기술적인 한계는 아쉬웠다.
*이 글은 은령 님의 소중한 나눔으로 작품을 감상한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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