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프롬' 후기 - 휘황찬란하게 마음 살피기
<더 프롬> 보고 왔습니다.
인기 TV 시리즈 <글리>의 프로듀서 라이언 머피가 감독한 작품답게 <글리>의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작품이네요.
최근 몇년간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 <래치드> 등의 시리즈를 프로듀싱하면서 정말 대단한 재능을 가졌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도 꽤나 의미있는 족적을 남기는데 성공한 듯 싶어요.
사실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적 측면을 감안해도 극의 구성이 개연성이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너랑 나랑 다툰다 -> 다툼~? 그런거 필요없어! 노래해!!! -> HAPPY~
갈등 구조가 이런식입니다. 개연성을 많이 따지시는 분께는 최악의 영화가 될지도 몰라요.
저도 어느 정도 따지는 편이지만, 이 영화는 그냥 대놓고 안 지키겠다고 선언하는 느낌이라 어느 순간부턴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뮤지컬 장르로는 성공적이냐. 딱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아요.
무대 연출은 잘했습니다. 카메라 워크도 현장의 역동감을 살리기에 충분했고, 안무, 음향 등 다 좋아요.
그런데 정작 귀에 걸리는 스코어가 없네요. 배우들이 시원한 고음으로 지르긴 하지만 어느 하나 기억에 남는 멜로디는 없었습니다.
키건 마이컬 키의 뮤지컬 관람 장면에서 쓰인 곡 등 몇몇은 이야기 안에서 적절한 의미를 가져서 인상깊게 다가온 것이지, <위대한 쇼맨>처럼 몇년뒤에도 계속 들을만한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뮤지컬 그 자체보다 이 영화의 주제, 그리고 그 주제를 다루는 방식이 꽤나 좋았어요.
사전정보 하나 없이 보러간 터라 영화의 주제가 LGBTQ 관련이라는 것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해당 주제가 갈등의 주 원인이 된 영화는 많이 봤지만, 이렇게 전면에 내세워서 2시간 10분 동안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 영화는 한 편도 못본 것 같아요. 그것도 뮤지컬 장르로요.
여기까지만 하면 단지 주제에 기댄 영화가 될 수 있겠는데,
영화는 또 이러한 주제를 꽤나 섬세한 방식으로 다룹니다. 정말 화려한 시퀀스가 줄줄이 이어나오지만 그 안에서도 성소수자가 느꼈을 차별과 아픔, 나아가 살면서 타인에 의해 작은 마음에 생채기가 난 모두를 위로하는 영화의 자세가 참 좋았어요.
한번이라도 내가 바꿀 수 없는 것 때문에 차별을 당한 이라면 크게 공감할 것 같아요.
완성도는 다소 아쉽지만 꽤나 볼만한 영화였어요.
뮤지컬 영화의 웅장함과 다이나믹함보단 의외의 뭉클함이 더욱 진정성있게 다가왔습니다.
극장에서 보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만보면 <맹크>도 그렇고 요즘 넷플릭스 제작 영화가 대부분 극장용인것 같다는 생각이...
★★★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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