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살 bad trip/akira, 추락 뮤비 재밌네요.
아키라가 재개봉한다고 해서 유튜브에 검색했는데
넉살의 신보에 수록된 곡들 중 하나인 아키라의 뮤직비디오가 있어서 보았는데 재밌네요.
솔직히 제가 영화도 잘 모르고 힙합은 아예 더 모르지만
흥미로워서 나름의 제 생각을 씁니다...
다 제 과잉해석에 따른 추측들이니 재미로 보세요.ㅎㅎ
영화글에 래퍼의 뮤비에 대한 글을 올리는 것이 이상하기는 한데
뮤비도 넓게 보면 일종의 단편영화이기도 하고 여러 명감독들이 뮤비도 많이 찍었으니
괜찮다고 우기고싶네요.
넉살이라는 래퍼의 전작, 작은 것들의 신을 인상깊게 들었는데 이 앨범도 저는 좋네요.
bad trip 때 보면
하늘에서 내려오는 넉살의 이미지가 있습니다.
아마도 넉살이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로 보이고 네 명의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성공에 따른 돈과 명성을 얻게 된 넉살을 초능력자의 은유로 표현한 것 같고
네 명의 추종자 는 뒤에 붙는 곡이 akira(디스토피아 영화이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묵시록의 네 기사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황폐화된 도시의 비어있는 건물서 자고있는 넉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무기력한 넉살의 모습은 아마도 인간 넉살이거나 성공에 따라 긴 공백기를 가진 예술가 넉살의 모습을 의미하지 않나 싶습니다.
조명 앞에 선 넉살을 보여줍니다.
조명은 주목을 상징하는 소재일 겁니다.
그리고 넉살은 그 상황서 (노래가사를 보면)분노나 피로감을 느끼거나 합니다.
가사에 나만 빼고 클럽은 신났어 ~ leave me alone 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런 주목의 반작용의 결과인 분노와 피로를 담아낸 부분인 것 같네요.
그들이 정신 나간 넉살을 끌고오고
초능력자 넉살은 그를 노랑복면(무기력한 예술가 넉살)을 취조합니다.
노란 복면을 매달고
넉살은 랩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저것은 무력한 상태의 넉살으로 보이는데
아마 그동안 방송활동 등을 하며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예술가 넉살자아의 상태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얀 복면을 쓴 넉살은 그 예술가 자아를 살해하고자 합니다.
멸종한 공룡에 자신을 비유하고 그러면서도 무엇이 되었다라는 가사내용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bad trip은 어떤 분열을 담아낸 뮤직비디오입니다.
하얀색 계열의 넉살은 쇼미출연과 방송들을 통해 성공한 지금을
노랑복면/잠들고 병약한 넉살은 그 과정을 거치며 위기에 빠진 예술가적 자아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성공한 자아1이 자아2를 압박하는 모습이 현재 넉살의 상황으로 보입니다.
이상이 분열이 주제인 시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고 자아분열을 대표하는 상징인 거울이 이 앨범의 트랙으로 있습니다. 김해경/이상이라는 두 자아의 불화로 고통받은 이상이 생각나기도 하는 곡명이였습니다.
거울이라는 제목과 너와 나라는 노래의 가사도 그렇고 이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확실히 성공에 따라 분리된 정체성들 사이의 혼란으로 보이네요.
앨범 제목이 하루키의 1Q84서 따온 1Q87이던데 아마도 (저는 읽다가 말아서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하루키의 이 작품은 평행세계가 주요테마입니다. 갈라진 자아들이라는 이 앨범의 테마와 잘 어울리는 제목이죠.
그 다음 뮤비에 아키라 곡을 삽입한 이유는 이런 분열을 통해 황폐해진 넉살 본연의 상태를 아포칼립스와 동치시키려는 의도로 느껴지네요.
(동시에 한국사회에 대한 은유일 수도 있고..)
아키라를 보면 노랑 복면을 벗기니 얼굴이 나오고
이는 넉살의 것입니다.
그리고 개코는 이 앨범을 반복해 등장한 말인 총 한 자루를
넉살에게 겨누고 있습니다.
개코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일종의 심판자(?) 이고
그리고 무력한 예술가 넉살이 죽이기 직전이다 를 표현한 장면인 듯 합니다.
전작 작은 것들의 신은 가볍게 인생을 활보하면서도 밥값의 무게를 느끼며 배회하는 넉살을 담아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작은 것들의 신으로 칭하면서 삶의 고통을 끌어안는 포용의 위로를 전합니다.
반면 이 앨범서는 성공과 그에 연결된 분열과 혼란을 담아냅니다.
그러면서 이것이 추락일까 비행일까 고민하지만 결국에는 사랑(love)으로 극복하고 미래를 긍정하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추락이라는 뮤비서 계속 하강으로 인물의 동선을 연출하다가 마지막의 추락서 앵글을 뒤집어 상승으로 만드는데 그런 태도를 나타내는 것 같아요.
전반적으로 토이스토리의 버즈 대사가 떠오르는 구절이 있고 말론 브란도를 인용하기도 합니다.
아키라는 말할 것도 없고 코드쿤스트와 협업한 춤이라는 노래에는 바스터즈의 쇼산나를 이야기하고 복수는 나의 것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아마도 넉살은 영화팬인 것 같네요..ㅎㅎ
코드쿤스트의people 다음으로 좋은 앨범이였습니다.
people은 지금의 코드쿤스트를 있게 해준 사람들(people)에게 음악으로 쓰는 인간 조성우의 감사인사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그 people 안에는 팬들이 있기에 발매한 것이겠지요.)
반면 넉살은 본인 스스로의 모습에 힘들어하며 그것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이 앨범에 표현합니다.
서로의 커리어를 넘어 인생서 빼놓을 수가 없는 두 사람이 비슷한 상황에 발매한 앨범이 달라서 개인적으로는 신기하네요.
뮤비해석(??) 이런 것도 잘하지 못하고
힙합에는 식견이 정말 없어서 잘 모르겠네요.
앨범의 스토리텔링을 잘 이해하고 힙합에 조예가 깊으신 분들은 더 잘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넉살이라는 사람의 행보와 앨범의 곡들의 유기적인 연결을 읽어내면
더 깊게 다가올 뮤비/앨범인 듯 합니다.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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