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재밌었어요 (스포O)
어제 코메박에서 처음 라스 폰 트리에라는 이름을 알게되며 멜랑콜리아를 우연찮게 봤습니다.
기존에 봤던 영화와는 다르게 프롤로그부터 슬로모션 전개를 통해
다가올 앞일을 불현듯이 암시하며 장중하게 전개되는 클래식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 中 전주곡 '사랑과 죽음
'>이 너무 인상적이었습니다.
초입부터 흠뻑 빠져들어가며 집중했습니다.
(아 그런데 극적효과를 자아내려는 의도일까 싶지만 개인적으로는 엔딩까지 같은 음악만 연달아 반복하는게 좀 아쉬웠어요.)
(그렇다고 바그너의 로엔그린 전주곡을 기대한건 아니지만요 허허..)
우울한 테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조차 염려되는 시궁창스러운 현실 가운데
체념하는 人, 안절부절못하는 人, 애써 당당한 척 속이는 人
주요 3인의 등장인물의 심리와 행동변화의 궤적을 따라가는게 재밌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사람 괴로워하는걸 지켜보는 영화가 정말 재밌을까 싶지만서도
역시 그녀가 말한 '지구(인간)는 사악하다'는게 으음... 보는 사람으로써 숙연해지는군요 >,>;;
(고통을 그저 태연히 지켜보는 관객으로써 반박할 수가 없었다)
특히 태연한척 하다가 가장 먼저 도망치는 남편은,,,,,
그런 남편을 춥지말라고 건초 덮어주는 자상한 아내이자 언니는.. 대체 무슨 죄가 있는지 말이죠.
만약 내가 종말을 맞이한다면 나는 누구와 함께하고 어떤 행동을 할까
무덤덤히 스피노자의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을지, 우울의 늪에서 벗어나 니체의 초인 행세를 할 수 있을지..
슬프고 혼돈스러운 아비규환의 음성이 넘쳐나는 종말을 표현한 작품들과는 다르게
부드럽고 느릿느릿하게 마음을 좀먹어가며 엄습하는 이러한 색다른 종말이 인상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영화보고 라스 폰 트리에라는 이름 확실히 머릿 속에 각인하게 됬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왓차랑 코메박 방문해서 섭렵해야겠습니다.
추천인 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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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좀 답답하던데..
그 남편은 참.....;;;(근데 혹시 모르니 제목에 스포 쓰시는게..)
전 스토리보단 음악이 참 좋더라고요
음악 들으며 참았.. ㅜㅜ
스포 여지있을 것 같아서 제목 덧붙였습니다.
음악이 세대를 뛰어넘는 곡이기는 하지만 연달아 들으니 극적이긴해도 입에 물리더라구요 ㅜㅜ
이 세계관에 깔린 우울함과 절망이 스크린을 넘어서 강렬하게 전달되더군요. 이것때문에 이 영화를 보다 배탈날 뻔 했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