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평 스포포함 ) 온다와 페인티드 버드를 보니 세상 우울해지네요
1.
오늘 온다와 페인티드 버드를 연이어 봤습니다.
두 작품 모두 만만치 않은 스토리인데 다 보고나니 현 상황과 맞물려 이상하게 기분이 넉다운되네요 ;;
2020년엔 꼭 취업하리란 희망이 연초 코로나때문에 짓밟힌 것부터 시작해 알바하는 곳에선 무급휴가 OR 근무 시간 초초초단축 공지,
화룡정점으로 갑작스런 비까지. 후기 얼른 쓰고 푹 자야겠습니다 ㅠㅠㅠㅠ
2. <온다> '천하제일 무당대회'
<갈증>과 <고백>을 인상 깊게 본 기억이 있어 이번 <온다>도 기대하고 봤습니다.
하지만, 높은 기대가 독극물이 됐는지 한껏 '그것'이 올 것처럼 긴장감을 한없이 고조시키다 맥아리없이 마무리짓는게 가장 큰 불호 포인트였습니다.
굳이 비유를 하면 '스포츠카 엔진을 단 경운기' 랄까요? 밟긴 엄청 밟는데 고작 10m도 못 가는 정도? 정말 임팩트라고 할게 없네요
여기에 피는 샤이닝 엘리베이터씬 뺨칠정도로 쏟아져 나오는데 저질 임팩트를 지우기 위한 눈속임밖에 보이지않습니다
딱 히데키 죽기 직전 동분서주할때까지만 <곡성>느낌 나면서 흥미진진했는데 주인공을 반토막 내는 순간 극 흐름도 반토막이 났습니다.
페이드 아웃도 후반부부터 미친듯이 쓰는데 1년후 3년후 2일후 4일후 등 남용하느라 끌어올린 긴장감도 뚝뚝 끊깁니다
그나마 후반부에 좋았던건 '천하제일 무당대회' 입니다. 아시아 각 국에서 내노라할 무당들은 한 곳으로 모이는데 한국 무당도 등장합니다.
다들 북치고 있는데 한국 무당의 특색인 듯한 칼춤을 정말 신명나게 춰서 스크린 구석에 조그맣게 나오는데도 눈에 확 띄더라구요. + 한글
건진 건 <온다> 아티스트 뱃지와 파격적인 분장(?)으로 못 알아본 고마츠 나나를 오랜만에 본 것 뿐이네요
공포가 아니라 퇴마장르같은데 그 맛이 흐리멍텅하기 그지 없네요.
★★
3. <페인티드 버드> '인간의 광기는 '전쟁'이 아닌 '일상'에서 발현된다'
눈 뜨고 보기 힘들정도로 참혹한 일상이 169분간 이어지는데 딱 <사울의 아들>을 봤을 때의 시각적 충격을 동일하게 느꼈습니다.
전쟁통을 피해 잠시 할머니(?)댁에 가있는동안 순간의 사고로 집이 홀딱 타버린 후 집 밖을 나온 소년에게 광기 가득한 지옥이 펼쳐집니다.
러닝타임동안 수없이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소년에게 도와주는 이가 있는 가하면 현실에 '악마'가 있는 것처럼
남녀, 어른, 아이 할 것없이 온갖 폭력이란 폭력을 어린 소년에게 죽지 않을정도로 무참히 가합니다. 정말 눈 뜨고 보기 힘들정도로요.
그렇게 지속적으로 폭력에 노출되고 더이상 죽음과 피에 눈을 피하지않고 적응을 넘어 덤덤한 상태가 되며
이윽고 자신이 직접 폭력과 죽음을 행사하는 가해자로 바뀌게 됩니다.
결말도 참담하기 이를데가 없는데, 우연찮게 부자상봉을 하긴 하는데 찝찝하고 처참합니다.
소년이 그간 있었던 일들을 아버지에게 말한다면 아마 정신이 미쳐 돌아 정신병자가 될 것을 소년 자신도 아는지
마지막 씬에서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잠든 아버지를 하염없이 바라보는 장면은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보기 힘든 영화라고 익히 들었지만 이정도의 수준일지는 1%도 몰랐습니다.
흑백필름이 삭막하고 냉담한 현실을 더 소름돋게 만드네요 ㅠㅠ
이런 영화를 수입하고 개봉시켜준 MNM의 소신과 용기에 박수쳐주고 싶습니다 ㅠㅠ
★★★★★
0.
<온다> 장르가 '공포'로 분류돼 있는데, 아무래도 <페인티드 버드>와 맞바꿔야 되겠습니다.
100배는 더 무섭고 공포스러웠습니다. '보기왕'보다 무서운 인간
추천인 5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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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의 아들보다 훨씬 더 높아요. 물리적 폭력은 기본이고 남녀할 것없이 어린 소년에게 성적으로 가학행위까지 저지릅니다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