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 IMAX 후기 (스포o)
https://youtu.be/AMgnh0ZGBlY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전철 내리고 집에 오는 순간까지
이 음악을 몇 번째 돌려 들으며 생생햇던 장면들을 환기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아카데미상에서 다퉜다는 작품이 바로 이 영화였다는걸 실감했습니다.
먼저 CGV 스피드쿠폰으로 선예매한 과거의 자신을 칭찬합니다.
작품이 시작하고 끝나는 순간까지 감독이나 영화가 직접적으로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없지만
뭘 보여주고 싶었는지, 당시의 참호전의 참상과 끝나지 않는 전쟁에 시달리는 사병들과 장교들의 모습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그러고보니 작년이 1차 세계대전 종전 100년이 지난 해였군요....
전령 임무를 명령받은 주인공이 그 생고생을 다하며 참호와 마을, 강과 숲 전장 속에서 죽음의 경계를 왔다갔다하며 작전지휘관인 매캔지 중령에게 지령서를 전달하고 중령이 내뱉은 말'이 전투는 모두가 죽어야 끝난다"(the last man standing)'을 보고
문득 플라톤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1차 대전이 벌어지기도 1000년도 더 넘은 과거에 이런 말을 했었다죠.
'죽은 자만이 전쟁의 끝을 본다'
당시 그가 살던 고대 아테네에도 이민족인 페르시아의 전쟁이 끝난지 얼마안되어 같은 헬라스인들끼리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지며 전승국이자 민주주의의 도시인 아테네가 스승인 소크라테스의 사형을 선고했고 또 몰락했던걸 기억하면 씁쓸하긴 합니다.
고대나 100년 전이나 현재나 전쟁은 하지 말아야하는 행위인데 말이죠.
플라톤과 그리스는 이쯤으로 해두고,,,
역사 속에서나 막연하게 봤던 전쟁의 참상을
참호전에서 비참하게 투쟁하는 군인들의 모습들을 영화로 보게되니 너무도 개탄스럽더군요.
다친 자들은 야전병원에 실려와
집에 가고싶다는 말이나 어머니를 찾고
전쟁을 앞둔 자들이 비좁은 참호를 이리저리 오가고, 야전삽으로 파대고, 기대고,
죽은자들 주변엔 살오른 통통한 쥐들과 까마귀들이 널려있는 풍경을 보면 말이죠.
다리가 끊겨 수송차량에서 내려 홀로 다리를 건너는 과정에서 독일군 한 명과 대치하는 장면,
다시 그 날 새벽에 마을에서 부모도 모르고 남겨진 갓난아기를 뒤로하고 시가지에서 도주하는 장면은 정말로 심장을 들었다놨다 했습니다.
그리고 후반부에 중령에게 가는 비좁은 참호 길에서 지상으로 올라와 적진으로 약진하는 병사들과 다르게 총도 방탄도 없이 횡단하는 주인공의 질주에서 눈물이 샘솟더군요.
기관총의 교차사격에 갈려나갈 영국군을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혈육인 동생의 부고를 듣는 형이 눈물을 떨구는 모습, 나무에 앉아 자신의 입으로 돌아가기 싫다고 했던 가족의 사진을 꺼내서 보는 주인공과 함께 대단원이 막을 내리고나서
이 영화는 한 번 더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일 수요일이 기다려집니다.
p.s 아이맥스로 보길 참 잘한 영화였습니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수상한게 이 작품이거늘 더
이상의 무슨 언급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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