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기생충은 최소 하나의 오스카상은 받겠지만, 그게 맞는걸까?(LA타임스)
피에르르클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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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0년 전에 드림웍스는 오스카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작품상을 수상했다. "아메리칸 뷰티"와 "글라디에이터". 그리고 드림웍스 공동 창업자인 제프리 캐천버그는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초연할 정도(1953년 피터팬 이후 처음)로 사랑했던 컴퓨터 애니메이션 히트작 "슈렉"이 3번째 수상을 이어갈 확실한 후보라고 여겼었다.
하지만 슈렉은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드림웍스'가 지독할정도로 캠페인을 벌였던 영화였지만, 최우수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도 못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노미네이션 발표를 한 달 앞두고 드림웍스가 LA타임즈와 뉴욕 타임즈 주간지에 슈렉 광고를 왜 3차례나 낸 것인지 묻자 스튜디오 마케팅 책임자 테리 프레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었다. "다른 데는 모두 2번만 냈으니까.")
슈렉은 스넙당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은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니었다. 같은 해 아카데미는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그들만의 오스카를 슈렉에게 주었다. 비록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카테고리였지만, 이런 별개의 카테고리를 보장받는 영화라면, 당시 아카데미 회원들은 그 초로색 오우거를 무시하고 대신에 "뷰티풀 마인드", "고스포트 파크", "인 더 베드룸"과 같은 영화에 투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어떤 애니메이션 작품도 오스카 작품상을 받은 적이 없다. 실제로, 아카데미가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따로 분리한 이후, 오직 '업'과 '토이 스토리 3'만이 작품상 후보에 지명되었다. 그리고 둘 다 아카데미 회원들이 작품상 투표용지에 10편의 영화를 찍을 수 있던, 작품상 후보가 10개로 확장됐던 2년 동안 나온 사례였다.
이것이 오스카가 카테고리를 추가할 때 일어나는 일이다. 모두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카테고리(작품상)에서 제외되거나 소외되고, 어린이 테이블로 밀려난다. 물론, 그 영화제작자들은 여전히 애니메이션상으로 오스카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상들이 작품상과 대등한 위치에 있지는 않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청소년 스포츠에서 참가상 트로피를 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종이팩 주스를 주는 것과 비슷할 뿐이다.
나는 봉준호의 걸작 '기생충'이 나온 1년을 생각 중이다. 이것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는 최초의 외국어 영화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외국어 영화를 위한 별도의 오스카 카테고리가 없었다면 아마 이겼을 것이다. '국제 영화상'이라고 새롭게 이름붙여진, 기생충이 가져갈 것이 거의 확실한 부문.
"나는 기생충을 정말 좋아했어요. 하지만 '아이리시맨'도 사랑했어요." 한 오스카 유권자가 나에게 말했다. "만약 (기생충을 위한) 2개의 카테고리가 없었다면, 난 더 어려운 선택을 해야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재 상태에서는 두 작품 모두에게 투표할 수 있고, 희망컨대 나는 무대에서 봉준호와 마틴 스콜세지를 둘 다 보고 싶어요." (외국어는 기생충 찍고 작품이나 감독은 아이리시맨 찍겠다는 취지의 인터뷰인듯)
작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생각을 했을지 당신은 궁금해질 것이다. 알폰소 쿠아론의 "로마"는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감독상을 수상했지만, 작품상에서 "그린북"에게 패배했다. 이제, 나는 몇몇 유권자들이 얄라차 아파라시오가 개인 마당을 걸레질 하던 4분간의 오프닝 시퀀스를 통과하지 못하고 영화를 껐던 몇몇의 유권자를 알고 있다. 하지만 쿠아론이 두 개의 주요한 승리(촬영상, 감독상)를 했던 것을 고려하면, 일부 유권자가 로마를 작품상으로 결정하고 투표했을 것이라 상상하는 것도 비약적인 상상이 아니다.
매년, 더 많은 오스카 카테고리를 추가하자는 의견이 있다. 아카데미는 2018년에, "인기영화상"을 만들 계획을 발표했었다. 전통적인 작품상과는 별개의 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인기영화상" 아이디어는 너무 인기가 없는 것으로 입증되어 곧 보류되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었는가. 유권자들은 작품상 후보로 몇 편의 상업적 히트작을 지명했다. 블랙팬서, 스타이즈본, 보헤미안 랩소디 등.
올해 감독 지부가 여성 감독을 (또 다시) 지명하지 못하자, 오스카가 DGA처럼 데뷔 감독상을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떠올랐다. 2020 DGA 데뷔 감독상에는 3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그들 중 2명은 유색인종 여성이었고, 2명은 외국 태생이었다.
그리고 나는 수상할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를 인정하기 위해 카테고리를 더 확장시키고 싶어하는 오스카 유권자들의 충동을 이해하지만, 나는 덜 중요하게 여겨지는 카테고리를 새로 신설하는게 해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던 필은 2년전 '겟 아웃'으로 DGA에서 데뷔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그는 메인 카테고리인 감독상 후보에도 후보에 올랐었다. 과연 그가 정말로 집에 가져가고 싶어했던 트로피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은 2001년에 신설된 별도의 오스카상을 원하지 않았었다. 캐천버그는 슈렉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지 못하자 분노했었다. 그리고 작년,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의 히트작 '스파이더맨:더 유니버스"의 프로듀서들은 자신들의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오를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들에게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카데미가 픽사의 대담하고 독창적이었던 작품 "인사이드 아웃"도 무시했다면, 스파이디에게 기회가 있을까?
더 나은 선택을 하라는 아카데미에 대한 압박에 대한 해답은 더이상 카테고리 더 늘리는 것이 아니다. 더 적어야 한다. 마약 그랬다면, 기생충의 봉준호는 다음 주 돌비 무대에 시상식 중간이 아니라 모두가 주목하는 마지막 순간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출처: 디미토리 헐리우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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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13:45
20.01.28.
중요체크다
아무래도 작은 부문들을 신설할수록, 정작 해당 작품들이 중요한 본상을 탈 기회를 뺏는 것이라는 취지인데 [인기영화상]을 신설하려 했다는 계획은 참 웃기네요ㅋㅋ
13:48
20.01.28.
2등
작품상 결과가 어떻게 될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기대는 아주아주 조금만 해볼래요.
13:56
20.01.28.
3등
외국어상에 감독/작품/각본 중 하나 더 받는다면 정말 기쁠 것 같은데 너무 큰 기대는 안하려구요. 아카데미가 워낙 보수적인데다 이안이나 쿠아론의 경우를 봐도 할리우드서 오래 활동하고 영어로 된 작품성 높은 영화를 다음번에 후보로 놓아야 그제서야 상을 주는 경향이 있어서요.
14:08
20.01.28.
공감가는 글입니다
14:51
20.01.28.
작년 영국아카데미는 로마가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두개를 모두 가져갔는데 과연...
15:01
20.01.28.
기사 좋네요~
15:06
20.01.28.
근데 뭐 어떤 상이어도 논란이 있기 마련이라..
18:32
20.01.28.
그래도 좋은 결과는 끝까지 기대해 볼게요..ㅎㅎ
01:54
20.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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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을 찌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