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드라큘라] 1~3화 관람 후기 (스포)
지난 5일에 진행된 넷플릭스<드라큘라> 1화 상영회 후기가 포함된 시즌1 관람 후기입니다.
상영회 후기가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1.
익무 초대로 지난 1월 5일 새벽 넷플릭스 <드라큘라> 1화 상영회에 다녀왔다. CGV 청담씨네시티 11층 프라이빗 시네마에서 진행되었으며, 프라이빗 시네마는 대관 전용 상영관이라고 한다. 12시를 조금 넘긴 시각,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사람들이 심상치 않았다. 후드를 깊게 뒤집어 쓴 문지기 두명, 수녀의상을 갖춰입은 리셉션 데스크 사람들이 신기했다. 신원 확인 후 행사장으로 통하는 커다란 장막을 헤치고 들어가니 검고 붉은 드라큘라 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맞은편 벽에는 커다랗게 쓰여진 드라큘라라는 글자가 있었다. 내부로 시선을 돌리니 노랗게 타오르는 양초와 검은 와인병, 레드락 맥주, 드라큘라 컨셉으로 준비된 핑거푸드가 준비되어있었다. 이 검고 붉은 공간 안에서 분위기를 즐기며 <드라큘라>가 상영회를 기대했다.
이 좁은 공간에서 어떻게 영화를 보는걸까 궁금해하던 차에 상영회가 곧 시작한단 말을 듣고 짐을 챙겼다. 곧이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문이 열렸고 드디어 스크린을 발견할 수 있었다. 좌석에 앉으려고보니 일반 영화관 의자 대신 드라큘라 백작의 관 컨셉 좌석이 기다리고있었다. 담요와 쿠션, 빈백까지 모두 <드라큘라> 상영회와 어울리는 색조합으로 준비되어있더라. 넷플릭스가 얼마나 공들여 준비를 했는지 가장 잘 느낀 대목이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담요의 감촉을 느끼며 <드라큘라> 1회를 시청했다.
시대는 19세기 후반, 동유럽 수녀원에 머물고있는 조나단 하커는 끔찍한 일에 휘말린 모양이다. 그의 외모는 곪아있고 파리가 눈알 위를 기어도 느끼지 못하는 듯 하다. 무엇보다 죽지 않고 살아서 움직인다. 하커는 아가사 수녀와 대담하며 자신의 사연을 되짚어간다.
하커는 부동산 중개를 목적으로 드라큘라 백작의 성으로 향한다. 하인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적막한 성에서 하커는 늙은 드라큘라 백작과 마주한다. 자신의 계획과 다르게 백작의 성에 머물게 된 하커는 하루하루 늙어가고, 백작은 매일매일 젊어지며 영어가 능숙해진다. 의문을 품은 하커는 백작의 비밀과 마주하고 결국 백작에게 당하고만다. 하커는 탈출에 성공하고 수녀원에 몸을 의탁하지만 그는 백작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백작은 하커의 도움으로 수녀원을 무너뜨리고 그동안 자신을 도발하던 아가사 수녀와 정면으로 마주하게된다.
2.
드라큘라 백작과 아가사 수녀는 마주앉아 체스를 시작한다. 아가사는 남 일을 궁금해하는듯이 수녀원 이후의 이야기를 묻고, 백작은 영국행 데메테르호에 승선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드라큘라 백작은 데메테르에 탑승하고, 일반 승객속에 녹아든다. 백작은 배를 감싸는 안개를 만들어내고, 분위기는 이상해지는 가운데 승객이 한명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선장은 살인자를 색출하기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실마리조차 잡을 수 없었다. 남은 곳은 병자가 머무는 9번 객실뿐. 9번 객실에 들어서며 드라큘라 백작과 아가사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수녀원에서 아가사는 백작에게 물렸고, 9번 객실에 실렸던 것이었다. 기억의 퍼즐을 맞춘 아가사는 현실로 눈을 돌린다. 아가사는 살인 누명을 벗고 승객들과 드라큘라 백작을 없앨 계획을 세운다. 우여곡절 끝에 백작을 몰아냈으나 아가사는 그가 돌아오리란 불길한 예감을 떨치지 못하고, 그의 약점인 고향의 흙과 함께 바다속으로 침몰하려고 한다. 데메테르호의 폭발로 모든것이 바다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백작은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바다를 걸어 영국땅에 도착한 백작 앞에 현대식 의상을 입은 아가사가 나타나며 2화가 끝난다.
3.
드라큘라 백작은 123년간 바다속에서 잠들어있었고,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백작은 제 눈 앞에 나타난 사람이 아가사 수녀의 후손인 조이임을 알게된다. 백작은 자취를 감추고 조이는 그를 추적해 잡아 가두는데 성공했다. 자신을 연구하려는 조이에게 백작은 자신의 피로 진실을 찾아보라며 기꺼이 피를 제공한다. 그리고 스카이프로 변호사를 호출해 자유를 찾는다. 21세기를 살아가는법을 터득한 드라큘라는 아름다운 루시 웨스턴라를 만난다. 둘은 서로에게 빠져들고, 백작은 그녀를 뱀파이어의 세계로 인도한다. 루시가 평범한 사람처럼 죽은 줄 알고 남은 이들은 루시를 화장하여 보내지만, 루시는 불에 탄 피부로 살아가게 되었다.
조이는 백작의 피를 마시고 피 속에 녹아있던 아가사를 만난다. 아가사와 대화하며 백작을 만날 결심을 하고 잭과 함께 백작의 집으로 향한다. 그리고 루시가 도착하며 이야기는 종점으로 치닫는다. 잭은 사랑하는 루시의 가슴에 나무 말뚝을 박아넣으며 완전한 죽음을 선사한다. 조이는 백작에게 자신이 알아낸 진실을 말하며 백작의 전설을 파헤친다. 백작은 진실을 알고 그토록 갈망하던 태양을 마주한다. 그리고 조이의 피를 마시며 죽음을 택한다.
여기까지 줄거리 요약입니다. 저는 드라큘라 관련 컨텐츠를 제대로 접해본 적 없어서 모든 것이 새로웠습니다. 잠깐 찾아보기론 브램 스토커의 소설을 많이 따라갔다던데, 어디까지 원작을 구현했는지, 어디부터 상상력을 발휘했는지 궁금해서 원작 소설을 찾아읽어볼까 합니다. 1화와 2화, 3화 초반까지 상당히 자연스러운 연결 덕에 소설 오리지널 스토리를 어디까지 구현했는지, 소설엔 없는 어떤 새로운 설정이 들어가있는지가 궁금하더라고요. 책 사서 읽어볼까 하는데 원작소설 읽어보신분들께 묻고싶습니다. 소설의 설정이 드라마에 많이 반영되었나요?
<드라큘라> 1화 상영이 끝나고 난 직후의 일입니다. 드라마 상영하는 동안 휴대폰을 꺼놨는데 그사이 왜 안들어오나 걱정한 가족이 전화를 했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들어간다고 연락하면서 조금 전 본 <드라큘라> 얘기도 꺼냈어요. 아주 재밌게 봤다고 했죠. 그리고나서 집에 가서 현관을 여는 순간 익숙한 장면이 눈에 확 들어왔어요. <드라큘라> 1화를 보고있더라고요 ㅋㅋㅋㅋㅋ
평소에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거의 안보는 사람이라 너무 신기해서 어떠냐 물어보니까 재밌다고 하데요. 그러면서 이해 안가는 내용을 이것저것 묻던데, 답해주면서도 신기했어요. 좀비/호러물 안좋아한다고 거의 보지 않는 사람이 새벽 세시 넘어서까지 쭉 시청한걸 보면 정말 재밌게 본거겠죠.
이날 이후에 2,3화는 다 봤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보긴 봤다고 하더라구요. 넷플릭스를 위해 어떤 평을 했는지는 적지 않겠습니다.....
저는 굉장히 재밌게, 즐겁게 봤습니다.
총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드라큘라>시즌 1은 각각 등장인물과 배경, 분위기가 매우 차이납니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마다 장점과 단점이 혼재합니다.
1화 '괴물의 법칙'은 정통 고딕 호러 분위기로 전개되며 드라큘라 백작의 유혹적인 면모를 아주 잘 보여줍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만연한 가운데 조니와 미나의 사랑은 너무나도 애틋해서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드라큘라 백작은 확실한 악역이고, 조니를 비롯한 수녀원의 사람들은 반대되는 성향으로 바로 구분지을 수 있으니 드라마 속 인물을 쉽게 파악하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내용은 복잡할것 없이 쉽고, 흥미롭습니다. 단점이라면 너무 많은 정보량이라고 할까요... 1화를 2편정도로 늘여서 드라큘라 백작, 조니와 미나, 아가사의 이야기를 좀 더 풀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2화 '피바다'는 드라큘라 백작이 영국행 배에 탑승하면서 일어난 사건을 보여줍니다. 드라큘라 백작이 한사람씩 살해하는 모습은 오싹하게 보이지만, 공포스러운 분위기는 1화에 비하면 덜합니다. 1화 배경은 백작의 성, 비밀 공간, 수녀원 등으로 다양했던 반면, 2화는 데메테르호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만 사건이 벌어지다보니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백작의 언변과 처세술, 성격을 깊게 보여준 에피소드였습니다만 늘어지는 전개가 아쉬운 화였습니다.
3화 '암흑의 나침반'은 참 별난 에피소드입니다. 21세기 현대를 배경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1,2화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는데요, 화려한 클럽과 첨단장비 가득한 공간을 볼 때 마다 마치 다른 드라마를 보는 듯 한 이질감이 가득했습니다. 현대로 넘어온 백작이 머무는 공간은 고성(古城)을 연상케 하는 면이 있어서 튀지않고 조화롭습니다. 여기까진 좋아요. 그런데 루시가 자신의 매력을 뽐내고 드라큘라 백작이 그런 루시를 바라보는 장소가 하필 클럽이라서 드라마가 이상해집니다. 이전까지 묵직했던 분위기는 클럽씬으로 전환되지마자 증발해버립니다. 이게 참 아쉽습니다. 왜 하필 클럽이었을까요.
3화에서는 1,2화에 없던 유머가 넘쳐납니다. 과할정도로요. 제작진은 나름 분위기 살린다고 개그를 넣은 모양인데 전혀 재밌지 않았어요. 1,2화 장장 3시간에 걸쳐 만들어진 드라큘라 백작의 우아하고 섹시한 이미지를 부숴버리고 싶었던걸까요... 이전화에 비해 캐릭터 설정이 너무 확 바뀌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결말로 갈수록 제자리를 찾아가니 그래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3화를 좀 부정적으로 서술하긴 했지만, <드라큘라> 관람을 추천합니다.
이는 1화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작품이며, 3화에 걸친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를 놓치기엔 아깝기 때문입니다. 섹시한 드라큘라 클라에스 방과 1인 2역을 훌륭히 소화한 돌리 웰스의 연기때문에라도 꼭 이 드라마를 보시라 추천하고싶습니다. 조나단 하커 역의 존 헤퍼넌, 미나 역의 모피드 클라크, 루시 웨스턴라역의 리디아 웨스트 등 조연들의 연기도 훌륭합니다. 덤으로 생생한 분장까지 빠지지 않으니 고딕/호러/판타지 좋아하는 분께 특히 추천합니다.
<드라큘라>는 제게 여러모로 의미가 큰 컨텐츠가 되었습니다.
넷플릭스 덕분에 프라이빗 시네마를 다녀오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요,
드라큘라를 아예 모르는 사람에서 조금 아는 사람으로 발전했죠.
원작 소설을 읽고 관련 컨텐츠를 접할 나날이 기대되고요,
클라에스 방과 돌리 웰스란 배우를 알게되어서 기쁩니다.
고전의 즐거움을 느꼈고, 호러의 매력을 곱씹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부디 넷플릭스 <드라큘라> 재생회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넷플릭스는 시즌2 제작 일정을 확정짓고, 배우들은 유명해져서 떼돈벌기를 바랍니다.
코폴라 감독의 드라큘라가 원작을 많이 압축했고.. 로맨스가 추가되긴 했지만 원작과 비슷해요. 책 읽기 부담스러우면 그 영화로 볼만해요.
드라마 3화가 엉뚱한 편인데.. 루시와 그 주변 남자들.그리고 드라큘라와의 관계는 비교적 원작과 유사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