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12
  • 쓰기
  • 검색

<나이브스 아웃> DJUNA 리뷰

미션시바견
3329 7 12

 

http://www.djuna.kr/xe/review/13687070

 

tumblr_fb33d770ce13f120560311bee87b29fd_c7b0867f_640.jpg

 

(스포일러는 최대한 담지 않았어요. 하지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시기 바랍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처럼 엄청난 반전을 숨기고 있는 영화는 아니에요. 노련한 장르 독자/관객이라면 진상과 트릭을 쉽게 눈치챌 수도 있고. 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추리영화이고 사전정보 없이 볼 때 그 즐거움이 가장 큽니다.)

라이언 존슨의 [나이브스 아웃]은 황금시대 퍼즐 미스터리의 페스티시입니다. 존슨의 첫 영화가 고등학교 배경의 하드보일드 미스터리였던 [브릭]이었으니 본류로 돌아온 것이랄까요. 척 봐도 추리소설 덕후가 쓴 작품입니다. 이 영화에는 애거서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 소설에 나올 법한 거의 모든 것들이 있어요. 배경은 대가족이 모여사는 빅토리아 대저택이지요. 죽은 건 이들 가족 위에서 군림해 온 가부장이지요. 현대배경의 영화인데 놀랍게도 괴짜 명탐정이 나옵니다. 이름이 브누와 블랑크이고 어이없는 남부 사투리를 쓰지요. 블랑크는 마지막에 상당히 긴 범죄 강의도 합니다. 전 큰 줄기만 이야기했는데, 영화를 이루는 자잘한 재료들도 다 원래 출처를 찾을 수 있을 정도예요. 그만큼 친숙한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렇습니다. 할란 트롬비라는 저명한 추리작가가 시체로 발견됩니다. 현장과 주변 상황을 고려해보면 아무래도 자기가 면도날로 직접 목을 그은 거 같아요. 하지만 명탐정 브누와 블랑크에게 정체불명의 의뢰인이 사건을 의뢰해오고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됩니다.

도입부는 전통적인 퍼즐 미스터리 같아요. 전에도 여러번 말했지만 이 장르의 이야기는 책으로 읽을 때는 재미있지만 영화로 보면 지루해지죠. 크리스티 소설이 영화로 만들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라이언 존슨은 그 해결책을 서술방식에서 찾았습니다. 영화는 브누와 블랑크의 추리를 따라가는 대신 관객들에게 정보를 더 일찍 보여줍니다. 그리고 할란의 간병인인 마르타를 주인공으로 삼지요. 관객들이 마르타를 주인공으로 받아들이고 감정이입을 하는 순간부터 퍼즐 미스터리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강렬한 서스펜스가 발생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고 싶지만 더 말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여기서 제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영화가 아주 치밀하게 짜여진 (영화를 본 뒤에 복선들을 확인하려 다시 한 번 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퍼즐 미스터리의 전통적인 재미를 유지하면서도 있으면서도 영화적으로도 생기발랄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전형적으로 인공적인 캐릭터들을 갖고 고풍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영화는 트럼프 시대의 미국에 대한 풍자극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대부분 계급갈등과 이민자 문제로 수렴되지요. 라틴계인 마르타와, 가족인 척 위선을 떨지만 이 사람이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도 잘 모르는 저택 사람들의 대립은 거의 동화적이지만 이들을 그리는 존슨의 방식은 그만큼이나 단호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정치적으로 어떤 태도를 취하건, 같은 계급 안에 있다면 달라지는 건 별로 없다는 거죠.

70년대 이후 많이 나왔던 크리스티 각색물처럼, [나이브스 아웃]은 화려한 캐스팅을 과시하는 영화입니다. 마르타를 연기한 아나 드 아르마스와 명탐정 브누와 블랑크 역의 다니엘 크레이그 중심으로 전개되긴 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장르 스타일로 전형화된 자기 캐릭터를 경쾌하게 연기하는 걸 즐기고 있습니다. 이들 중 가장 재미있어 하는 건 다니엘 크레이그 같지만 말이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존슨은 [나이브스 아웃]의 흥행 성적이 좋다면 브누와 블랑크가 탐정으로 나오는 다른 미스터리 영화를 만들 생각이 있다고 합니다. 제목도 정해놨다는데요. (19/12/06)

★★★☆

기타등등
휴대폰과 SNS에 중독된 손자 캐릭터는 [라스트 제다이]의 안티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래보였어요.

 

----------

관객들이 마르타에게 감정이입을 하게끔 만들어 추리 장르의 한계를 타파했다는 분석에 공감이 가네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7

  • 사라보
    사라보
  • Cine_phile
    Cine_phile

  • hwangjaey

  • 백색원소
  • monde
    monde
  • 한솔2
    한솔2

댓글 1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2등

라이언 존슨이 추리물 매니아라던데 그만큼 추리물의 한계를 잘 알고 있었기에 똑똑하게 연출이 가능했던 것 같아요 ㅎㅎ

10:44
19.12.06.
백색원소

안티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으니 라제 싫어한다고 다 sns 중독자라는 말은 아닌듯해요.

전 그 캐릭터 설정 보고 영화 감독다운 센스 있는 대응 방식이라고 생각했습니다ㅎㅎ

10:50
19.12.06.
미션시바견
아무래도 감독이 라제를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응이 좋지 않았던지라 저 말도 좋게 보이진 않네요
10:58
19.12.06.
백색원소
솔직히 넷 트롤들이 예의있게 영화에 대한 비판만 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전 감독이 이해가 됩니다ㅎㅎ;;;
11:05
19.12.06.
profile image
미션시바견
나이브스 아웃 기사 검색하다가 봤는데 트위터에서 악플러들만 100명 넘게 차단했다고 하더라구요;;ㅋㅋ 저도 이해되네요 단순히 싫다고 하는 수준이 아니었겠죠
11:25
19.12.06.
monde
그 당시에 특히 로즈 배우 겨냥해 외모비하하는 행태를 많이 접해서 안타까웠네요. 이번 스타워즈는 다들 만족시켰으면 좋겠습니다ㅎㅎ
11:29
19.12.06.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범죄도시 4] 호불호 후기 모음 2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일 전08:38 14402
HOT 범죄도시 시리즈의 치명적인 문제점과 비판점 2 Opps 41분 전17:02 371
HOT '악마와의 토크쇼' 후기..몰입도 높은 호러쇼 4 golgo golgo 1시간 전16:00 817
HOT 고천락, 임현제, 홍금보 영화 <구룡성채지위성(九龙城寨... 3 손별이 손별이 1시간 전16:13 327
HOT 넷플릭스 '시티헌터' 로튼토마토 리뷰 3 golgo golgo 3시간 전13:46 1367
HOT 빠져드는 <악마와의 토크쇼> 4 마이네임 마이네임 1시간 전16:11 620
HOT <오펜하이머>를 보고 3 도삐 도삐 4시간 전13:01 599
HOT [불금호러] 환자를 골로 보내는 명의 - 닥터 기글 5 다크맨 다크맨 7시간 전10:37 1004
HOT 넷플릭스 '종말의 바보' 업 3 NeoSun NeoSun 1시간 전16:01 864
HOT 태국판 <꽃보다 남자> 주인공 브라이트 열애 중, 상대... 2 손별이 손별이 1시간 전15:47 459
HOT 라이언 레이놀즈 & 라이언 고슬밥 구분법 2 NeoSun NeoSun 3시간 전14:35 704
HOT 일본영화 "작은사랑의 노래" 재미있네요!! 4 카스미팬S 3시간 전14:03 454
HOT 범죄도시4 관객의 니즈를 충족시킬지 아는 영리한 영화 6 메카곰 4시간 전13:13 694
HOT 해골이 티켓 배부, '악마와의 토크쇼' 시사회 4 golgo golgo 4시간 전13:05 852
HOT 야마다 나오코 감독 [너의 색] 장면 공개+코멘트 5 중복걸리려나 5시간 전12:08 617
HOT <데드풀과 울버린>의 쿠키 장면은 ‘너무 충격적’? 원... 4 카란 카란 5시간 전12:06 2763
HOT 마블 슈퍼 히어로 중 가장 오랜 경력 배우 3 시작 시작 5시간 전11:48 1580
HOT 숫자로 알아보는 극장판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 5 중복걸리려나 6시간 전11:23 342
HOT <엑스맨> 진 그레이 역 팜케 얀센, MCU 출연 가능성 암시 6 카란 카란 6시간 전11:22 1976
HOT 레옹 영화 관람후 큰일날뻔 했네요. 9 RockFang RockFang 6시간 전11:21 1781
1134160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6분 전17:37 103
1134159
image
카스미팬S 23분 전17:20 152
1134158
normal
Opps 41분 전17:02 371
1134157
image
NeoSun NeoSun 42분 전17:01 289
1134156
normal
o1xis 48분 전16:55 285
1134155
image
GI GI 55분 전16:48 451
113415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40 118
1134153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34 317
113415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14 220
1134151
image
손별이 손별이 1시간 전16:13 327
1134150
image
마이네임 마이네임 1시간 전16:11 620
113414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06 116
113414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6:01 864
1134147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6:00 817
113414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5:58 175
1134145
normal
조영남 1시간 전15:49 318
1134144
image
손별이 손별이 1시간 전15:47 459
1134143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5:39 222
1134142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15 195
113414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2시간 전15:10 490
1134140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4:35 704
1134139
image
카스미팬S 3시간 전14:03 454
1134138
normal
뚠뚠는개미 3시간 전14:02 326
1134137
normal
대전imax 3시간 전13:57 705
1134136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3:54 472
1134135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3:53 479
1134134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3:50 341
1134133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3:46 1367
1134132
image
슈퍼쏘니 4시간 전13:43 390
1134131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3:23 311
1134130
normal
메카곰 4시간 전13:13 694
1134129
image
중복걸리려나 4시간 전13:12 223
1134128
image
golgo golgo 4시간 전13:05 852
1134127
image
도삐 도삐 4시간 전13:01 599
1134126
normal
토루크막토 5시간 전12:43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