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인스포팅

처음 이영화가 우리나라에서 개봉할 무렵, 모 광고회사와의 시너지 cf와 세계적으로 흥행과

비평 모두를 잡은 영화로 대대적인 광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고3의 후반, 제 기억으로는

수능까지 모두 마쳤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군요..친구1명과 서울 온갖극장을 헤집었습니다.

명보, 서울극장... 아침에 조조를 보기 위해 왔다가 번번히 학생의 신분으로 좌절을 맛보다

해가 기울고 저녁시계가 울릴무렵 드디어 대학로의 동숭에서 트레인스포팅을 보게 되었습니다.


'인생을 선택하라'



이 영화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같은 대의 젊은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처절할 정도로

밑바닥을 헤매며 살아갑니다. 이들의 일탈과 행동들은 우리가 대리만족을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는 너무도 역겹고 속이 불편합니다. 희망이 없는 그리고 벗어날생각도 없는 그들의

삶을 보기에는 우리들의 평범한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겠죠.


사람과 마약을 소재로 현란한 카메라 워크와 색채, 독특한 대사와 머릿속의 판타지의 구현.

그리고 이기팝을 필두로 하는 브릿팝과 일레트로닉의 음악들. [쉘로우그레이브]를 통해

반전을 거듭하는 긴박감 넘치는 내용과 화려한 영상을 보여줬던 대니보일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전세계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감독이 되어버렸습니다.


<트레인스포팅>은 어빈웰시의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원작속의 철저한 스코틀랜드

이야기와 거침없는 이야기를 미쳐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인생을 선택하라'는 메세지를 전달하기에

대니보일의 세계는 충분했습니다.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더러운 화장실'의 변기속으로 들어가

약을 찾아 수면위로 부상하는 장면이 죽어버린 형의 와이프를 화장실에서 수간하며 오랄을 통해

임신한 형수의 태아의 흥분을 느끼는 장면보다 결코 못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대니보일은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완수하며 더불어 그만의 스타일 역시 자립을 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전 헐리우드가 그의 정신을 완전히 비틀어쥐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트레인스포팅'은 제 인생에 다시 볼 수 없는 작품으로 남아있으며,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젊은이들이 저와 같은 공감을 나누었으면 하는군요..



'트레인스포팅'이란 영국에서 기차가 처음 생긴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생긴 말로, 사람들이 기차역

플랫폼에 모여 역으로 돌아가는 기차의 번호를 맞추는 게임을 뜻합니다.

극작가 존 호지에 의하면 이런 게임을 하는 사람들, 즉 트레인스포터는 혼돈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무엇인가를 바로 잡아야겠다는 행동 양태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 것일 수 있으며

이는 영국 젊은이들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사는 모든 젊은이들의 모습이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