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Anna] 냉전시대 스파이로 돌아온 니키타 (약스포)
요즘 뤽 베송은 프랑스 감독으로는 매우 드물게 큰 자본이 들어가는 상업 영화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가 데뷔한 80년대만해도 레오 까락스와 함께 프랑스의 누벨 이마주를 대표하는 신예 감독이었습니다.
그의 초기작인 '마지막 전투', '서브웨이' 그리고 포스터로 유명한 '그랑블루'는 90년대초 씨네필들이 각종 영화제나 불법 비디오등을 통해 어렵게 찾아보던 영화였습니다.
그러던 그가 대중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대표작이 바로 90년작인 '니키타'입니다.
나약한 소녀가 냉혹한 킬러로 길러지는 감성 충만 액션 만땅의 이 영화는 하나의 원형이 되어 뒤에 수많은 영화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거의 30년이 흘른 2019년 뤽 베송은 니키타의 새로운 변주와 같은 '안나'로 다시 관객을 찾았습니다.
영화 안나는 정확한 년도를 알수 없지만 아직 KGB와 CIA가 활약하던 80년대말 냉전시대의 끝무렵을 배경으로 한 스파이 액션 영화입니다.
주인공인 안나가 모든 것을 잃은 삶의 나락에서 냉혹한 킬러로 변신하다는 점에서 '니키타'의 여주인공과 유사하지만 이 영화는 액션이 가미되었던 매우 감성적인 드라마였던 니키타와는 다른 본격 스파이물입니다.
인형속에 또 다른 작은 인형들이 들어있는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처럼 큰 이야기속에 다른 서브 플롯들이 계속해서 숨어있는 액자형 네러티브 형식도 새롭지는 않지만 끝까지 흥미로웠습니다.
거기에 존윅의 액션씬 못지않은 강렬한 액션씬과 파리 패션 모델계의 화려한 모습과 같은 볼거리로 많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패션 모델과 강한 킬링 머신을 하나의 팩케지로 소화해낸 안나역의 패션 모델 출신인 샤샤 루스가 없었다면 만들어지기 어려운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져 들 정도로 샤샤 루스의 매력이 스크린을 가득 매웁니다.
하지만 지난해 많은 미투 폭로를 당하며 명성이 바닥으로 떨어진 뤽 베송의 미투 폭로이후 첫 영화라 그런지 북미와 프랑스 개봉때 폭망하였고 국내 개봉도 역시 반응이 좋지 않습니다.
국내는 미투의 여파보다는 영화가 새롭지 못하고 식상하다라는 반응이 주류인 것 같지만 저는 오락영화로는 무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부 관객들은 액자형 이야기 구도도 너무 꼬다가 보니 약간 억지스럽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스파이물 영화는 배신에 배신을 거듭하는 게 미덕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현재 개봉중인 상업 영화중 가장 재밌게 보았습니다.
뤽 베송의 니키타, 레옹, 그리고 루시와같은 액션물을 좋아하는 팬분들과 여주가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극장에서 보실 분들은 빨리 서두셔야할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 전에 간판을 거의 내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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