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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트

조재형
6582 0 8




오늘 극장에서 "디센트"를 관람했습니다.
보고 난 소감은 무더위를 싸그리 잊게 해주는 멋진 공포영화였습니다!
오오, 죽여요, 죽여. 죽여주는 영화에요.

 

[여섯 명의 처자들이 동굴 탐험을 하다가 정체불명의 괴물들을 만나 죽을 고생을 한다.]

 

이렇게 간단한 내용을 가지고 끔찍하게 흥미진진한 영화를 만든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했습니다.

 

사실 공포영화를 많이 본 사람들한테 디센트 같은 영화의 전개는 뻔할 겁니다.
영화 맨처음에 등장인물의 행복한 모습을 "짧게" 보여주고, 그 다음부터는 불행의 연속으로 몰아가죠.
사람들이 낯선 장소에 갔더니 고립되고, 예기치 못한 사고가 빈번하게 터지고, 등장인물은 피범벅이 되고, 가끔씩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래키기 위한 착시 장면들 몇 개가 등장하고...

 

그런데 이런 뻔한 전개를 뻔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것이 연출력인 것 같아요.
정말이지 디센트의 연출력은 짱!
디센트를 보면서 마치 내가 동굴 속에 갇혀 고통을 당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정말이에요, 어찌나 실감나던지 주위에서 염장질하는 커플 관객들이 하나도 신경쓰이지 않더라니까요. -_-;;

 

이 영화는 동굴탐험하는 등장인물들이 죄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도 제게는 무척 좋은 영화였습니다.
여자들이 벌이는 모험극을 보고 있자니 어찌나 감정이입이 잘 되던지... 특히 등장인물 중 자매가 있는데 언니가 내 이상형~~♡♥

 

초반에 느긋하게 굴러가던 영화는 동굴이 무너져 등장인물들이 고립되는 순간부터 결말을 향해 마구마구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동굴에서 빠져나가려고 여자들이 애를 쓰긴 쓰는데 자꾸 일이 꼬이는 장면들이 이어지면서 긴장한 제 입을 바짝바짝 마르게 하더니만, 동굴 괴물들이 슬금슬금 모여들면서 공포감이 마구 상승.

 

괴물의 일방적인 학살극이 되지 않도록 괴물들한테도 나름대로 약점을 부여해서, 인간과 괴물이 서로 맞짱 뜰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이거 뭐 막판에 가서 인간과 괴물이 한데 어울려 개싸움을 벌이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정말 폭력의 향연이더라구요.

 

스크린을 가만히 주시하게 만드는 잔잔한 결말의 마무리도 좋았습니다.
어두컴컴한 동굴의 이미지와 밝은 바깥세상의 이미지를 뒤섞어 만든 그 결말을 보는 순간 입에서 끄응~하는 탄식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디센트는 단순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무척 재미있는 영화에요. 잘 만든 장르영화에요.
단순한 영화를 잘 만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잘 알 거에요.
그래서 디센트를 만든 감독한테 감탄했습니다.
"잘 만든" 단순한 공포영화에 기꺼이 몰입할 수 있는 관객이라면 디센트는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 영화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스티븐 킹을 통해서였습니다.
킹은 2006년도 최고의 영화 10편을 선정하는 칼럼을 잡지에 발표했었는데, 그 때 5위를 한 영화가 바로 "디센트"였어요(1위는 "판의 미로").
킹은 디센트가 "의심할 것도 없이 올해 최고의 공포영화, 이 영화가 분출하는 막강한 파멸의 느낌은 강렬하고 탁월하다"라고 평했답니다.
그 칼럼을 보고 디센트가 어떤 영화일지 무척 궁금했었는데, 오늘 극장에서 직접 확인해보니 킹의 극찬이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촌 메가박스 극장에서 디센트를 보고 나오는데, 극장 건물을 벗어나니까 마치 동굴 속에서 빠져나온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다시 영화가 생각나면서 감동의 물결이 솟구쳤습니다.
길거리 상점에서는 마골피가 부르는 노래 "비행소녀"를 빵빵한 스피커로 틀어주더군요.
"영원히- 그댈 사랑해요~~~"
크, 노래 좋고, 영화 좋고. 생활 속의 감동이란 바로 이런 것. ㅜ_ㅜ
오늘은 정말 보람찬 하루였습니다. (빨간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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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정말 기분 좋은 하루였겠구나
좋은 영화를 만나면 어떠한 종류의 염장도 열린 가슴으로 떠안을수 있다는걸 실감하는 하루를 보내다니!! 부럽삼
난 아직 트랜스포머 같이 보러갈 사람도 못구했는데... ^^;;;
05:03
07.07.12.
profile image 2등
영화볼 때는 무서웠는데....보고나니 뿌듯함이 들더군여...왠지 허여멀건 국물속에서 큰 고기를 하나 건진 듯~한 느낌~
05:03
07.07.12.
3등
정말 영화가 잘 나왔나보네요~~~저도 스티븐킹이 선정한 영화라해서 관심을 가졌는데~~
05:03
07.07.12.
조영상
사원 연수 때 회사 홍보 CF를 각 조별로 무조건 하루밤 동안 만들라고 해서 연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영화 찍는 게 얼마나 어려운 건지 실감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그런지 디센트가 더 빛나보이는 것같습니다.
저도 이거 보고 참 가슴이 뿌듯하더군요...
05:03
07.07.12.
예전에 본 영화라서..
또 그 때는 그다지 별 감흥 없이 보았기 때문에
여친이 옆구리 찌르며 보자고 할 때는 내키지 않았습니다.

ㅡㅡ;;.. 보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역시나 두 가지의 엔딩 모두 보여주는 것도 그렇고..
극장에서 보니까 느낌이 확 틀리네요.

션한 영화입니다.. 아, 정말 션한..
05:03
07.07.12.
profile image
어제 목동 메가박스에서 보고 왔는데 TV 화면으로 볼땐 [케이브]하고 분간이 안 갔는데 극장에서 보니 확실히 더 재미있군요. (근데 이제 [케이브]는 하나도 생각안남 -_-) 아...그리고 목동메가박스가 있는 '행복한 세상' 백화점 좋더군요. 담배필데도 많고 -,.-
05:03
07.07.12.
다크맨
캬... 잼난 영화 ㅠ.ㅠ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할 영화!!!!!!
05:03
0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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