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드] 원작과 다르게 가려다 모조리 헛발질만.
+ SKT VIP 멤버십으로 아버지와 무료로 보고 온 <업사이드>
결론부터 말하면, 무료로 보고 와서 다행이었습니다.
원작인 <언터쳐블: 1%의 우정>의 스토리 라인을 충실히 따라가는 듯 하면서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풀어나가는데요.
이게 모조리 헛발질이 되면서
<언터쳐블: 1%의 우정>을 본 사람이라면
(다른 분들 후기를 읽어보면 <업사이드>만 본 사람조차도)
몸을 베베 꼬면서 자리에서 일어나고 싶게 만듭니다.
[아래부터는 업사이드와 언터쳐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실 포스터에 니콜 키드먼이 강조되어 있는 것부터 불안하긴 했습니다.
필립과 델의 우정이 강조되어야 하는 영화에서,
'이본'의 비중이 커진 것부터 에러였습니다.
원작과 차이점을 두려다가 필립이 방황하게 되는 파트가 개연성이 떨어지게 되고,
결말도 삼천포로 가버리는 결정적 무리수가 되어버렸어요.
또한 원작의 '드리스' 역인 '델'은 전혀 매력을 주지 못합니다.
실화에서 아랍인이었던 드리스가 흑인으로 변경된 건
다인종 국가 프랑스의 모습을 영화에 담기 위해서였습니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이 다인종 국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존재인 것처럼요.
(프랑스 특유의 '다인종간의 화합'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2010 월드컵때 대표팀에서 분열이 일어나자
청문회까지 열릴 정도로 프랑스 내에선 축구를 넘어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드리스는 필립과 완전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하층민이고,
언행은 언뜻 보면 개념없어 보이는데,
필립을 장애인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사람으로 봐줍니다.
필립에게 전신마비 이후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즐거움을 주고
자신을 장애인이라는 시각에 가둬두지 않는 친구가 생기게 된 거죠.
오마 사이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면서 자연스러운 매력이 나오게 되는데요.
언터쳐블은 음악까지 제대로 한 몫을 합니다.
Earth, Wind & Fire - September
실화 바탕 영화 인트로 중에 최고라 생각합니다.
의문의 질주씬에서 줬던 긴장감을 한 번에 웃음으로 풀어내고
두 사람의 관계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된 걸까? 하는 의문과 앞으로 전개될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주는 구성이죠.
그리고 필립 앞에서 Earth, Wind & Fire의 Boogie Wonderland를 틀어놓고 춤을 추는 장면에서
드리스의 매력은 폭발해버립니다.
그런데 업사이드의 델은 이런 묘사에서 실패해서
개념이 없는 사람으로만 보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분명 미국에서도 흑인과 백인의 인종 갈등은 현재도 심각한 문제이고
하비 와인스턴.. 아... 제작자가 하비 와인스턴인 것도 문제네요.
... 아무튼 제작자 역시 언터쳐블의 내용이 미국에도 맞는 내용이라 생각해서 가져왔을텐데
원작에서 드리스가 어째서 매력적인지 전혀 파악을 하지 못했어요.
필립을 장애인이 아닌 그냥 한 명의 사람으로 봐주고,
그래서 필요 이상의 배려도 없고, 편견도 없고,
마지막에는 필립이 자기가 없더라도 스스로의 선택으로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진정한 친구의 모습을 보여줬던 원작 언터쳐블에 비해
업사이드의 델은 필립이 그냥 이유없이 좋아하는 느낌만 듭니다.
아무리 개념없는 짓을 해도 필립이 웃어넘기고 좋아해주는 걸로 보여요.
후기를 읽다 보니 필립이 델한테 반한 로맨스물로 보인다고 하신 분도 계셨을 정도이니(...)
원작 언터쳐블보다 <그린 북>과 비교하는 분들이 제법 계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그리고 미국식으로 갖다 쓴 음악도 뭔가 허전하기 짝이 없어요..
영화랑 겉도는 느낌이 강합니다.
한 줄 요약
- 업사이드 보실 생각하지 마시고 언터쳐블을 보세요!
아, 제가 실망을 많이 했던 터라 아버지께서 괜찮게 보셨을지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작년에 중환자실 입원해 있을 때 느낌을 잘 묘사해서 놀라운 영화였다'고 완전 다른 감상평을 주서서 찡했습니다..
(언터쳐블은 안보셨습니다)
추천인 3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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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흐름은 웰메이드라 보는 내내 재미없진 않았는데 (더 자극적인 상황도 많았던 거 같고) 아무리봐도 말씀하신대로 델이 그냥 ‘무개념 인간’이더라구요 -.,- 미국 상황에 맞추면서 그런건지 ‘범죄’수준의 일들을 벌이는데, 두루뭉술 슬쩍 넘어가고 그러니, 계속 ‘의심스럽고 동조하기 힘든 기분’이 든달까..
<언터처블>의 드리스는 참 유쾌하고 기분 좋은 사람이었는데, <업사이드>의 델은 웃기긴 한데 뭔가 가까이 하기는 꺼려지는 사람이랄까요. 암튼 온전히 마음을 주긴 좀 그랬어요ㅋㅋㅋ
앗 다르군요
저 업사이드보고 음? 이게 뭐지 재밌긴한거 같은데 뭔가 개연성이 떨어지고 쟤네는 왜저러지? 싶었는데
언터쳐블 봐야겠네요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