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리를 세상에 알린 영화 - 비밀객 또는 남권북퇴

남권북퇴- 중국 무술에서 남쪽은 손을 많이 쓰고 북쪽은 발을 많이쓴다.

홍콩은 남쪽이므로 당연히 손을 많이 쓰는 파입니다. 글고 남쪽이기 때문에 발 많이 쓴다는 북파 무술은 그닥 보급이 안되어있었습니다. 그래서 홍콩 영화쟁이들이 중국 북파무술 대신으로 선택한 것이 태권도였습니다. 발쓰는 거 하나로는 알아주는 무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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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용 감독이 한국 최초의 본격 권격영화를 준비하면서 오디션으로 전국의 태권도 고수들을 모집했습니다. 이때 수많은 청년들이 한국의 이소룡을 꿈꾸면서 몰려들었고 그중에 황정리도 있었습니다.

그치만 오디션이 무색하게도 주연으로 발탁된 사람은 무술실력이 아주 뛰어나다기엔 좀 그렇지만 외모가 되는 한용철이었고, 오디션을 통과한 고수들은 단역/악역이 되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조연 이상은 하지 못하고 있던 황정리가, 합작영화를 준비하느라 한국에 온 오사원의 눈에 들었습니다.

오사원이 준비중이던 영화가

[남권북퇴]

한국에서는 [비밀객]이란 이름으로 개봉했습니다.

오사원은 남권과 북퇴역으로 왕도와 유충량을 캐스팅했고, 황정리는 두사람이 상대하는 끝판왕입니다.

왕도는 [황면노호]에 주연으로 나와 무려 척 노리스를 쓰러뜨린 사람이지만, 영화가 성공하지 못해서 뜨지는 못하고 있었고, 유충량은 영화출연 경력이 거의 없는 무명의 태권도인이었습니다.

이 두사람은 이 영화로 쿵후영화를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됩니다.

흥미롭게도, 영화에 나오는 세명의 주요인물이 다 태권도인이었어요.

황정리, 유충량은 말할 것도 없고, 왕도도 실은 태권도 고수입니다. 영화속에 짧지만 발차기장면이 나오는데 예사롭지 않죠.

그런데 이 작품으로 '남권'이라는 이미지가 굳어버려서 왕도는 그 뒤로도 태권도 실력을 마음껏 뽐낼만한 작품에는 섭외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뭐... 남권만으로도 충분히 슈퍼스타가 되었지만...

근데 뭐... [남권북퇴]하면 뭐니뭐니해도 황정리입니다.

이 영화 한편으로 황정리는 홍콩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게됩니다.

그 뒤로도 쭉 오사원 영화에 끝판왕을 도맡아했죠.

[사형도수]만 해도, 성룡은 당시에 무명이었으니까 영화개봉하기 전까지는 황정리가 영화를 대표하는 스타였죠.

내용상 특이한 점이라면 배경이 조선입니다. 그니까 흔한 합작 영화들이 불국사에서 찍고는 소림사라고 우기던 것과는 달리 나름 리얼리티가 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홍콩사람들이 만든 영화에 나오는 조선이라서 그렇게 리얼하지도 않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