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이치 사카모토:코다] 관람평
류이치 사카모토 본인이 참석하고 김세윤 칼럼니스트가 진행한 마스터 클래스로 관람했습니다.
용산cgv 15관에서 이뤄졌는데 원래 이 관이 스피커마저 이렇게 출력이 좋았나? 오늘 gv를 위해 스피커를 최대치까지 증폭시킨걸까? 싶을 정도로 괴력의 사운드를 뿜어냈습니다.
어떤 성찬의 말로도 이 청각의 기쁨을 표현할 길이 없겠군요. 우주적 황홀경에 압도당했고, 몸을 파르르 떨며 전율했습니다ㅠ
다만 1시간 정도의 짧은 gv는 아쉬웠습니다. 짧게 줄이면,
“마스터 클래스에서 ‘마스터’는 왔는데 클래스 시수가 부족하다.”
아래는 관람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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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음악을 들을 때면
그만의 선율과 리듬이 인간 내면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침잠한다는 기분을 받을 때가 있다.
한편으론 언제나 혁신적이었고 끝없는 도전의 역사.
내가 류이치 사카모토 선생의 음악을 사랑하는 까닭일 것이다.
오랜 팬으로서 나는 그의 음악도 사랑하지만, 한 인간으로서도 존경한다.
그의 일생과 음악, 그리고 현재를 쫓는 다큐멘터리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는
예술가가 세계를 어떻게 근심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투쟁의 기록서.
그의 40년이 넘는 음악의 여정에서 이제는 음악과 음향의 경계를 허물고 더 본질적인 무언가로 항해를 시작했다.
영화는 분열되고 갈라진 세계와 사람을 잇는 메신저로서의 예술가, 뮤지션으로의 좌표를 보여준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쓰나미에 잠긴 피아노를 어루만지는 그의 손에서 출발해 머나먼 길을 떠난다.
그리고 다음, 피난민들의 거처를 찾아 들려주는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
희생된 원혼들에겐 위무를, 생존자들에겐 잃어버린 멜로디를 조심스레 전하며 삶의 불씨를...
암이 발병하고나서 노쇠한 육신을 이끌고 오히려 그는 세계속으로 더 들어간다.
그렇다면 류이치 사카모토는 과연 초인인가?
월드 시티즌(world citizen)을 꿈꾼 그의 소망을 실천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작품에서 류이치는 영구적이고 본질적인 사운드를 향한 구도자처럼 그려진다.
영화에서 본인의 작품을 제외하고 피아노 건반으로 연주하는 작품은 주로 바흐의 곡.
닿을 수 없는 절대적 고귀함에 대한 갈망이 바흐를 바라보게 한다. 또한 바흐의 곡에는 이상한 우울함이 있다.
어떤 장면에선 엔니오 모리코네와 비교당하며 관객들의 실소를 자아내게도 하지만,
그의 음악으로 완성된 영화들이 다시 소환되며 아련한 향수에 젖게 만들기도 한다.
그는 늘 독자적인 길을 선택해 걸어왔다.
때문에 가장 서정적인, 동양적인 영역에서 가장 전위적인 전자음악, 엠비언트에 이르기까지 무한한 스펙트럼의 음악가가 되었다.
류이치 사카모토는 더 진보하리라.
그의 음악에 담은 간절함과 진심이 세계의 분노를 가라앉히고 인류의 끈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어주길 바라며...
★★★★
텐더로인
추천인 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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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럽습니다~~ㅜㅜ 거의 모든 상영차에 나오기 마련인 직전 취소표가 나오지 않아서 결국 못갔네요
어떤 말씀들이 오갔는지 궁금하네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http://extmovie.maxmovie.com/xe/movietalk/34374043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읽게 되었네요 ㅠㅠ
리뷰 좋습니다...영화가 다시 생각나네요..그의 발자취부터 사회 정치문제 그리고 환경문제까지...지식인이자 예술가로서
존경하게 되네요..
정말 멋진 분이시더군요. 꼭 쾌유하셔서 좋은 음악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영화를보고나서 희미해지는 기억을 다시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좋은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