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원작소설 vs 일본영화 vs 한국리멕 (스포 유)

원작과 일본영화에 비해 어땠는지 궁금하실 분도 있을것 같아 써봅니다.
어떤 정보도 없이 우연히 일본영화를 처음 봤을땐 납치물인줄 알았습니다. ㅎㅎ
결말이 궁금해서 끝까지 봤고, 반전의 먹먹함 때문에 소설도 읽었구요.
전 소설이 더 좋았습니다. 좀 더 한국정서에 맞았다고나 할까...
리메이크란 그 시대의 정서, 그 나라의 정서를 반영하는 의미도 크다고 봅니다.
기존영화와 똑같이 만들려면 굳이 리멬할 필요가 없겠죠.
일본영화가 잔잔하고 서정적이라면, 소설은 밝고 위트있어서 웃기도 하고 후반엔 눈물을 흘리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리메이크는 초반부터 무척 유쾌했고 저도 모르게 웃다가 울다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가 본 한국 리메이크 영화 중 가장 좋았습니다.
1. 비중과 관점의 분배로 멜로와 부성애, 모성애를 모두 살리다.
원작에 비해, 남주 비중이 축소되고, 남주 여주 아이의 관점을 적절히 분배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남녀주 멜로와 모성애, 부성애까지 더 임팩트있게 살린 점은 신기합니다.
일본영화를 볼 때 좀 이해가 안갔던 부분이, 아내가 돌아온다면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해놓고, 막상 남주가 아내와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게 거의 없습니다.
한국리멕이 현재의 한국정서를 잘 살린 부분 중 하나가 남주가 여주와 아이를 위해 노력하는 씬들을 추가한 점입니다.
원작소설에도 에피는 다르지만 친구같은 아빠, 친구같은 남편, 여주와 아이에 대한 깊은 사랑이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2. 동화와 에피소드를 현실적으로 공감가게 각색
펭귄동화는 영화내용과도 개연성있고 쉽고 친근했습니다. 탁월한 선택.
10대부터 30대까지의 멜로 에피를 거의 각색했는데 원작보다 더 사랑스럽고 감동적입니다.
3. 남녀주 캐릭의 차이
소설 - 남주는 좀 어설프지만 순수 담백 따뜻한 남자, 여주는 솔직 용기있고 주도적인 여자.
일본영화 - 남주를 좀더 부족한 캐릭, 여주는 좀더 여성스러운 캐릭으로 묘사
한국 리메이크 - 남주는 원작소설에 가깝게 묘사하되 여주는 더 현실적이고 씩씩하게 묘사. 지금 한국시대정서로 볼때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소지섭 손예진의 기존 이미지와 다른 반전 효과로 더 설레고 재미있었습니다.
4. 에피와 캐릭을 잘 살린 소지섭과 손예진 (이유진과 김현수)
남녀주 아역 이유진 김현수의 에피나 연기가 풋풋하고 귀여웠습니다. 좀 더 보고싶을 정도로...
특히, 골목씬이나 댄스씬은 원작에 없는 에피인데 좋았습니다.
소지섭은 원작 남주의 순수함과 따뜻함, 허당매력까지 잘 살리면서 멜로 케미와 부성애를 굉장히 잘 표현했습니다.
초반 운동회씬도 울컥했고, 후반 질주씬과 수아를 향한 표정연기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울지만 웃으며 보내주는 그 사랑이 너무 애틋해서... 과장되지 않은, 배우 본연의 진심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그 나잇대 남자배우 중 저정도로 순수한 눈빛과 미소와 우는 연기가 가능한 사람이 언뜻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손예진은 다케우치 유코와는 다른 연기패턴으로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보여주었고, 입체적 캐릭을 탄생시킵니다.
눈물을 머금은 빨개진 눈망울은 최고의 멜로퀸임을 증명합니다.
비디오를 보며 오열을 참고 흐느끼던 연기에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특히, 나레이션 목소리는 정말 듣기 좋습니다.
이 둘의 덤덤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는 설렘과 웃음도 자아냅니다.
극장씬, 야외자동차극장씬, 떡튀김씬, 연고씬 게임씬 등 코믹연기에 엄청 웃었습니다.
그 사랑이 얼마나 순수하고 간절한지 보여주는 씬들이라 후반의 감동을 극대화했고, 조연들 코믹씬이 딱히 필요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5. 고창석, 가장 재미없는 캐릭을 가장 유쾌하게 바꾸다.
원작소설에선 농브르 선생, 일본영화에선 의사선생님으로 등장하죠.
소설과 영화 모두 이 캐릭이 등장할때 가장 지루합니다.
근데 리멕에선 가장 유쾌한 캐릭으로 바꿉니다. 신의 한수죠.
고창석 배우의 연기는 좋지만 생각보다 비중이 큽니다.
다소 불필요한 코믹씬도 있어서 개인적으론 영화가 좀 산만하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은 유쾌했다고 생각할수도.
6. 김지환군의 연기가 빛나는 장면은 학예회씬.
다른 아역들 연기와 함께 보면, 왜 김지환이 발탁되었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어린 배우는 연기를 하지 않습니다. 날 것의 본인 감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 아이가 웃을때 혹은 울때 관객들 모두 웃고 웁니다. 내 아이같고 내 조카같고 진심같아서...
7. 아쉬운 점 : OST와 여백의 미
일본영화 OST가 명곡임에도 남발하지 않습니다. 대신, 빗소리, 매미소리 등 자연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한국리멕 OST는 일본보다는 못해도, 다른 한국영화보다는 영화 분위기에 맞게 잘 뽑았습니다. 다만, 남발하는 경향이..
일부 코믹씬은 감정을 분산시키고 영화를 다소 산만하게 합니다.
원작을 많이 봐서 그런지, 원작과 동일한 씬보다는 새로 추가된 씬들이 더 재미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같은듯 다른 작품이므로, 원작을 본 분들이나 안본 분들이나 상관없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단, 원작만이 진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는 비추입니다^^
추천인 2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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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소설>한영>일영 순인데요, 영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미있는 코믹씬들은 좋았습니다. 저도 유코의 연기를 무척 좋아합니다만 손예진씨의 연기가 단면적이라곤 생각지 않습니다. 유코와 같은 연기를 보여주는건 리멕의 입장에선 상당히 불리할 수 밖에 없고, 요즘 한국관객 취향에도 너무 이상적이고 현명한 여성상보다는 더 적절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메시지전달을 위한 코미디는 어느부분이라고 여기시나요??

남녀주 멜로에 나오는 코믹씬들은 풋풋하고 순수한 사랑을 유쾌하게 보여주어서 대체로 좋았습니다. 전 일영 아쉬운 점이 남녀주 멜로에피가 별로 공감가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각자 취향이 있기 때문이 티모띠님 의견도 존중합니다.
일영에서 장점이었던 타쿠미와 함께 일하던 여직원과 미오의 관계같은 지점 등등이 전 참 섬세하다고 느꼈어요. 남편에게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다는것을 알지만, 아직 남편을 떠나보내기엔 자신의 마음이 역부족한 미오의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었었죠. 아들에게 케이크를 배달시키는 것 역시 원작소설에는 없던 포인트였죠. 물론 이점은 한영에서 가져와주었기에 고마운점이기도 했지만요.

저도 리멕에 넣었을까 뺐을까 가장 궁금했던게 여직원과 미오 대면씬이었어요. 일영 처음 볼 때 동료여직원에게 미오가 한 대사, 미오의 이중심리가 너무 공감가서 울컥했거든요. 볼때마다 그씬은 참 공감갔는데 최근 저자신의 변화에 놀랐던게, 여직원 입장에서 그 씬을 보고있더라구요.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는겁니다. 그럼 여직원은 뭐가 되지? 저 장면 잘못 썼다간 요즘 한국여성들한테 미오캐릭 욕먹을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구요. 원래 소설엔 없던 내용이기도 해서 빼지않았을까 싶기도.. (티모띠님과 그씬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서 참 좋네요. 저도 그씬 뺀게 아쉽기도 하고 지금의 한국시대정서를 고려한 섬세한 선택이었단 생각도 들고) 듣고보니, 코피씬을 뺐다면 꽤 여운있었을수도 있겠네요. 사실 코피씬에서 웃느라 수아의 노력(?)을 잊어버렸네요. 수영장 강사 유머는 저도 동감입니다. 손예진 슬로우 장면은 소설에서도 (좀 야하다 싶을 정도로) 상세히 묘사되어 있어서 의미있다고 봤습니다. 일년만에 만난 아내에 대한 묘한 설레임?ㅋㅋ 케잌씬은 일영이 참 잘 넣었죠.

배경과 OST차이가 좀 아쉽습니다.
그리고 해바라기 밭 장면처럼 명장면이 없는 점도 아쉬웠구요...

소설>일영>한영 순이었습니다. 저는 한영의 코믹부분이 왜케 어색하고 뜬금없는지.... 코피는 왜나며, 슬로우모션은 왜걸며, 굳이 학예회씬으로 눈물을 짜내려고 애쓰며; 유코의 연기가 너무 좋았기에, 손예진씨의 단면적인 연기는 아쉬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