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캄 오리진' 배트맨 팬이라면 해봐야할 게임

어제 새벽에 드디어 클리어했습니다.
버그가 심해서.. 엔딩을 코앞에 두고 진행 불가 상태가 되는 바람에...;;;
결국 좀 김 샌 기분으로 클리어했지만 그래도 잘 만든 게임이다(버그만 제외하면) 싶어서
소감 정리합니다.
<배트맨: 아캄 오리진>은 슈퍼 히어로 게임도 걸작이 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배트맨: 아캄 어사일럼>(2009년 출시)과 전편을 뛰어넘는 명작으로 나온 그 후속작 <배트맨: 아캄 시티>(2011)에
이어서 나온 '아캄 시리즈' 신작이지만...
한편으로 아캄 어사일럼, 아캄 시티의 과거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입니다.
오리진이란 제목 대신 비긴즈라고 달아도 될 정도로 말입니다.
시리즈 첫 작품 <아캄 어사일럼>은 거두절미하게... 배트맨이 숙적인 조커를 잡아서
아캄 정신병원에 처넣으려다가 도리어 자신이 갇히게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했는데...
이번 <아캄 오리진>은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 막 활동하기 시작한 시점....
그러니까 경찰들 입장에선 듣보잡 자경단원이라며 경계하고..
악당들은... 박쥐 복장하고 돌아다니는 미친놈으로 취급하는 상태에서 게임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초창기 때라서 배트맨이 제대로 못 싸우는 건 아니고(어떤 면에선 더 세져 있습니다...)
전편에선 활용이 거의 없었던 '배트윙'까지 타고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며 싸우기 떄문에 전편들보다 액션의 규모, 스케일은 더욱 커졌습니다.
게임의 배경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고담시...
한창 들떠있을 분위기지만 폭설과 추위 때문에 거리에 일반 시민들은 없고..
수상쩍은 악당들만 한 가득입니다.
이 고담시 배경의 절반 가량은 전작 <아캄 시티>의 재활용이라 좀 식상한 감도 들지만
어딘지 음침하게 캐롤송이 들리는 차분한 성탄절 분위기가 배트맨과 잘 어울립니다.
그 와중에 악당 '블랙 마스크'가 최근 활개치기 시작한 '박쥐인간'을 잡기 위해
거액의 현상금을 내걸고 날고 긴다고 하는 킬러들을 고용합니다.
저처럼 배트맨 영화 시리즈만 본 사람들에겐 '블랙 마스크'는 듣보잡 캐릭터인데...^^;;;;
왜 이 친구가 메인 악당으로 뽑혔는지..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이유가 나오고요.
조직 범죄자들과 그들과 결탁한 부패한 경찰들로 절묘하게 세력 균형이 잡혀있는 상황에서
블랙 마스크가 대형 사건들을 일으키고, 배트맨까지 위협하는 바람에...
고담시에는 좀 더 '격조 있는 악당'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는데요...
그렇죠.. 바로 조커입니다..^^
'아캄' 시리즈 세계관에서 배트맨과 조커의 첫 만남이 이 <아캄 오리진> 게임에서 이루집니다.
그 과정에서 영화 <다크 나이트>를 연상시키는 장면도 나오는 등...
곳곳에서 놀란 배트맨 영화의 오마주가 엿보입니다.
전작 <아캄 어사일럼>과 <아캄 시티>에서는 <스타 워즈>로 유명한 마크 해밀이 조커 목소리를 맡았는데...
진짜 미치광이 광대의 느낌을 제대로 표현했습니다.
마크 해밀이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여, 이번 게임에선 성우가 교체됐는데요.
처음엔 친숙하지 않은 목소리라서 좀 아쉬운 감도 들었지만 진행하면 할 수록
적응이 돼서.. 나중에는 조커 캐릭터 자체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광기의 조커는 처음에는 고담시를 혼란에 빠트릴 계획만 갖고 있었나 본데...
그가 흥미를 가지고 주시하던 배트맨과 한바탕 크게 어울리면서(스포일러라 자세한 언급은 피할게요)
다른 무엇보다 배트맨이란 존재에 깊이 빠져들게 됩니다.
조커가 배트맨에게 푹 빠져들게 되는 과정이 이 게임의 최대 하이라이트입니다..
<아캄 어사일럼>에서 스케어크로우의 정신 공격에 빠져 초현실적인 공간에 갇힌
배트맨 묘사가 절찬을 받았듯... 이 게임에선 조커의 정신 상태 묘사가 참으로 굉장합니다.
광인 조커의 머릿속에서 기괴하게 형상화된 배트맨의 이미지도 대단한 볼거리고요.
배트맨과 조커의 애증어린 관계 묘사는 영화화된 배트맨 시리즈 이상으로 잘 구현했습니다.
그리고 베인....
<아캄 어사일럼> 때만 해도 베인은 근육 떡대 바보 캐릭터에 가까웠는데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베인이 두뇌파 악당으로 부각된 탓인지...
<아캄 시티>에선 베인이 원래는 똑똑한 놈이었어... 식으로 살짝 이미지가 체인지 됐습니다...
그리고 이번 <아캄 오리진>에서 베인에 대한 대접을 제대로 해줍니다.
원작 코믹스에서 그랬듯 자신의 머리로 스스로 배트맨이 브루스 웨인이라는 걸 알아챈 뒤 역공을 가하기도 하고
괴력으로 배트맨을 압도하는 끝판왕다운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줍니다.
그랬던 베인이 왜 나중에 돌머리가 됐는지... 그 설명도 해주고요...^^
베인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버그 때문에 짜증나긴 했지만
캐릭터 해석은 좋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캄 오리진> 게임 그 자체는....
까놓고 말해서 너무나 잘 나왔던 전작 <아캄 시티>의 재탕입니다.
거의 똑같은 맵활용, 액션 기믹 등등....
그럼에도 멋지게 해석된 악당 캐릭터들과 프리퀄로서 잘 짜여진 스토리 때문에
아캄 시리즈 팬은 물론, 영화나 코믹스의 배트맨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해봐야할 게임이라고 생각 드네요.
개인적으로 버그 때문에 게임에 대한 인상이 나빠질 정도였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버그가 수정된 듯하니... 지금은 플레이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golgo
추천인 2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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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 시티 빨리 해보시고..
오리진도 해보세요. 그냥 넘어가긴 아까운 게임입니다..^^

버그가 심한가보군요...
아캄 시리즈는 어사일럼 밖에 못해봤는데......
안돌아가요 ㅠㅠ

지금은 왠만큼 고쳐진 거 같아요.
사양 적당히 타협하면 거의 60프레임 이상 고정으로 돌아갑니다.
어사일럼, 시티는 엑스박스용으로 했고
이번에 오리진은 PC로 해봤는데 피직스 끄고 diretx11 대신 10으로 하고
조절 좀 했더니 그래픽도 좋고 잘 돌아가네요.


자동 세이브라서 뒤로 돌릴 수도 없어고요.

와~ 배트맨과 조커의 관계와 조커의 정신상태 묘사가 궁금하네요.
베인이 나중에 돌머리가 됐다는 부분은 글만 읽어도 재밌습니다. ㅎㅎ

직접 게임을 해보시라는 말 밖에

부둣가인지...컨테이너 있는 곳에서 진행되는 게임 C.G. 봤었는데,
순간 '실사인가?'하고 모니터 앞으로 가까이 가서 보게 될 정도로
사실적인 퀄리티 정도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정말 많이 발전했어요...ㅎㄷㄷ

암튼 그 CG 멋지더라고요..^^
맨날 아캄타령하는 또X이인줄.....
감상평 하나 안쓰네요 물론 볼 생각은 없습니다


베인.. 최고의적은 버그... 인가요?

전 1편하고 2편 하는데 너무 플레이가 비슷해서 좀 지루하더라구요 ㅜㅜ 그래도 스토리가 궁금하니까!!

아캄 시티가 다양하고 유명한 악당들 나오긴 하는데..
조커와 배트맨의 드라마는 아캄 오리진이 좀 더 진지하더라고요.
게임할 시간이 없어서 아직도 '아캄시티' 클리어를 못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오리진 기사보면서 '여기서 뭘 더 발전시킬수 있다는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골고님 글 읽으면서 '이뭥!? 빨랑 사야겠다!!!!'생각 들다가
마지막에 '너무나 잘 나왔던 전작의 재탕'이라는 얘기에 '역시 그렇긴 한거군...' 했습니다.
그래도 필구라는건 변함없는데 아캄시티는 언제 끝낼지...;ㅁ;
근데 진짜 버그는 완젼 크리티컬하군요.
엔딩전 막판 버그라니....;;;
이건 뭥 버그가 끝판왕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