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10년 전, [스타터 포 텐(Starter for 10)]

제 기준으로 영화관에서 볼 영화는 다 봐버려서 집에서 볼 수 있는 영화를 찾다가 문득 데이터 더미들에 처박혀 있었던 이름을 떠올려냈습니다. 제임스 맥어보이나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필모그래피를 유심히 보는 분들이라면 아마도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HBO에서 제작한 걸 보면 아무래도 TV 영화인 것 같은데 출연진이 영화급인 2006년작, "스타터 포 텐(Starter for 10)" 이라는 작품입니다.
일단 주연진이 제임스 맥어보이, 앨리스 이브, 레베카 홀이고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여기에 조연으로 끼얹으며 찰스 댄스도 살짝 등장합니다. 프로듀서의 이름에는 무려 샘 멘데즈와 톰 행크스가 있습니다. 이쯤 되면 대체 이게 뭔가, 싶으실 텐데요. 그냥 가볍고 즐겁게 볼 수 있는 대학의 로맨스 코미디라고나 할까요? 간단하게 캐릭터 소개부터 한번 해보겠습니다.
먼저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하는 주인공 브라이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똑똑해지는 데 관심이 많았던 시골 청년으로, 오직 학문에 대한 열정 하나로 브리스톨 대학의 영문학과에 입학했습니다. 상식은 풍부하지만 몸은 약간 허당이고 연애에도 조금 서툰 것 같은 귀여운 캐릭터입니다. 맥주 한잔에도 심하게 숙취를 겪고, 담배 연기 몇 번 들이마셨다고 정신이 나가버리는 그야말로 순진무구한 캐릭터에요.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장학 퀴즈' 같은 대학 퀴즈 프로그램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였던 브라이언이 이런저런 사건을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 자체가 굉장히 풋풋해요. 은은하게 미소를 띠고 보기 좋죠.
레베카 홀은 깨어있는 행동파 대학생인 레베카 역을 맡았습니다. 이름이 똑같네요. 설정상 유대인이고, 인종차별을 비롯하여 온갖 사회적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는 일도 워낙 많고 해서 연애에는 별로 관심이 없어졌는데 브라이언에게 천천히 호감을 보입니다.
2006년에도 너무나 아름다운 앨리스 이브도 앨리스 역을 맡았습니다. 이, 이거 감독이 노린 건가...? 방송이나 배우 쪽으로 나가는 게 목표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어서 브라이언이 관심을 보였던 퀴즈 프로그램팀의 테스트를 보게 됩니다. 브라이언과 똑같이 영문학과고 흔히 말하는 '금발의 백치' 캐릭터는 절대 아닙니다. 브라이언이 맨 처음 좋아했는데 그녀가 그만 브라이언의 가장 친한 친구와 뒹굴어버리는(...) 바람에 브라이언은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접게 됩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패트릭이라는, 브라이언이 다니는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 역할로 나옵니다. 3년간 학교 퀴즈팀의 주장을 맡아 활동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우승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기계공학을 배우고 있으며 가방끈이 좀 길어서인지 자존심도 있습니다. 컴버배치가 헛똑똑이(!)나 진짜로 똑똑한 캐릭터(!!)를 자주 맡아 연기했던 건 10년 전에도 정립되어 있던 모양입니다. TV 무비 <호킹>이 2006년보다도 더 전에 나왔긴 하죠. 처음에는 브라이언을 조금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나중에는 잘 화해합니다.
캐릭터 구성부터 평범한 캠퍼스물의 정석을 따라가고 있지요. 그런데 만약 이 작품을 보신 분들이 베네딕트 컴버배치 때문에 이걸 챙겨보셨다면 저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여기서 바로 아래 짤이 나오거든요.
23세기에는 스타플릿 최고의 위협이었고, 나중엔 소서러 슈프림이 되시는 분의 과거...gif
공부만 열심히 하느라 싸움에 영 자질이 없는 건 브라이언이고 패트릭이고 다 똑같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렇게 가열차게 상대방을 때려놓고 펀치 한 방에 정신을 잃고 기절. 저도 저 장면 때문에 이 작품을 알게 됐어요ㅋㅋㅋㅋㅋㅋ 저랬던 배우가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슈퍼맨 같은 액션 연기를 했단 말이죠. 역시 배우는 연기를 잘하고 봐야 하는 것입니다b
앞에서도 계속 언급했지만 영화 자체는 평이합니다. 앨리스에게 먼저 반했지만 자꾸만 그녀와는 잘 되지 않고, 대신 레베카가 브라이언에게 마음을 열고 접근하면서 브라이언도 그녀에게 저질렀던 실수 등을 뉘우치고 서로의 마음을 받아들입니다. 퀴즈와 관련되어서는 거의 우승을 할뻔했는데 브라이언이 속임수 비슷한 걸 저지르는 바람에 약간 위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브라이언은 점수를 잘 받고, 많은 걸 알아서 똑똑해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되죠. (여기서 브라이언은 대학교 1학년생입니다. 순수할 시기에요..) 그런데 오히려 이런 예상 가능하고 클리셰적인 스토리가 때로는 관객의 마음을 안정시켜주기도 하는데 <스타트 포 텐>이 정확히 그런 종류의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2시간이 안 되는 여유 시간에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에요. 그리고 여기서 레베카 홀과 앨리스 이브가 참 예쁘니 참고하시길..
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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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가 절친이 됐다고 해서 보고싶긴 했는데,볼 방법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