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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No.50] 광기와 열정의 초상 - 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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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 (2022)
광기와 열정의 초상


티 웨스트 감독의 <펄>은 전작 <X>의 매력을 계승하면서도 자기만의 개성으로 빛나는 프리퀄입니다. 이 작품은 <X>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노인 펄의 젊은 시절을 그리면서, 그녀가 어떻게 살인마로 변모해갔는지를 섬세하게 담아내, <X>의 세계관을 한층 더 깊고 넓게 확장합니다.


1918년, 펄은 텍사스의 외딴 농장에서 부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특히 어머니 루스의 강압적인 태도로 인해 그녀의 삶은 답답하고 고립돼 있습니다. 영화배우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진 펄은 지겨운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을 치죠. 그 과정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펄의 정신상태는 급격하게 악화됩니다. 스타가 되려는 욕망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펄은 점점 더 폭력적으로 변해갑니다.


먼저 <펄>은 전작인 <X>와는 비주얼의 톤부터 완전히 달리합니다. 이 영화의 시각적 미학은 1950년대 테크니컬러 영화의 화려한 색감을 재현하는데 주력하고 있죠. 텍사스 농장의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편, 펄의 내면에 숨겨진 어두운 광기와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의도적으로 재현되는 고전 영화적 스타일은 <오즈의 마법사> <메리 포핀스>와 같은 영화들을 직접적으로 떠올리게 하죠. 이러한 독특한 색감은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한편 전작과는 차별된 영화임을 선언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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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은 <X>의 프리퀄로서 놀라운 연계성을 보여줍니다. 두 작품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구조적 유사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X>에서 노년의 펄이 젊음을 갈망했다면, <펄>에서는 자신을 구원해줄 스타의 삶을 열망합니다. 이러한 이루기 힘든 욕망의 좌절이 두 작품 모두에서 폭력의 근원이 된다는 점은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티 웨스트 감독은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인간 욕망의 보편성과 그 이면에 숨겨진 파괴적 본성을 예리하게 포착합니다. 또한 <X>에서 암시된 펄의 과거사가 <펄>을 통해 상세히 밝혀지며, 하나의 매혹적인 살인마의 서사를 완성합니다.


펄 역을 맡은 미아 고스의 연기는 단연 압권입니다. 그녀는 순진한 듯한 시골 소녀에서 광기 어린 살인마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을 하고 있죠. 특히 펄의 광기가 절정에 달하는 롱테이크 장면에서 보여주는 고스의 열연은 강렬합니다. 그녀는 펄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때로는 연약하게, 때로는 광기 어린 모습으로 폭발시키며 캐릭터에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습니다. 이러한 다채로운 감정 표현을 통해 고스는 펄이라는 인물을 잊을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냅니다.


광기에 사로잡힌 펄의 잔혹한 살인 장면들은 전작 <X>에 이어 호러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킵니다. <펄>의 폭력성은 단순한 볼거리와 자극을 넘어서는 깊이를 지닙니다. 꿈이 좌절된 소녀의 복잡한 감정이 폭력에 녹아들어, 여타 슬래셔 영화와는 차별화된 양상을 보입니다. 특히 구더기가 들끓는 썩은 음식과 함께 '화목한 가족'처럼 전시된 시체들의 모습은 그로테스크한 미학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장면들은 호러 영화의 단순한 보여주기식 시체 전시가 아닌, 펄의 왜곡된 현실 인식과 가족에 대한 비뚤어진 갈망을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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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은 드라마와 캐릭터를 다루는 노련함과 장르적 쾌감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티 웨스트 감독은 격렬한 폭력의 나열 속에서도 꿈과 현실, 욕망과 좌절, 순수와 타락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죠. 전작 <X>가 장르 팬들에게 더욱 친화적이었다면, <펄>은 그 영역을 넓혀 일반 관객들의 호응까지 이끌어낼 잠재력을 지녔습니다. 


물론 잔혹한 살인 장면들이 일부 관객들에게는 진입장벽이 될 수 있겠으나, 미아 고스가 열연한 펄 캐릭터의 매력은 이러한 장벽을 부술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펄>은 장르 마니아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깊이 있는 인물이 중심인 드라마를 즐기는 관객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덧붙임...


1. 영화의 명장면인 펄의 독백 장면은 원래 여러 컷으로 나누어 촬영될 예정이었는데, 미아 고스가 연기를 시작하자 티 웨스트 감독은 그녀의 연기에 매료되어 중간에 끊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는군요. 그 결과 미아 고스의 눈부신 연기력이 빛나는 롱테이크가 완성됩니다.


2. 미아 고스가 악어와 함께 연기한 장면은 실제 악어가 쓰이기도 했다는군요. 물론 안전상의 이유로 실제 악어와 CGI를 혼합하여 사용이 되었지만, 고스는 일부 장면에서 악어와 가까이에서 연기를 했고, 위험한 장면들은 CGI로 처리되었답니다.


3. 펄의 캐릭터는 전작 <X>에서 미아 고스가 연기한 노년의 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X> 촬영 중 고스의 훌륭한 노년 펄 연기에 감명 받은 웨스트 감독이 그 캐릭터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 만들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펄>의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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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2등

영화가 발랄해서 더 기괴하더라고요.^^

11:52
24.10.04.
profile image
정말 미아 고스의 연기는 대단했습니다👍
16:07
24.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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