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6
  • 쓰기
  • 검색

linsoumis(1964) 젊은 알랑 들롱의 예리한 연기.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29860 4 6

 

s-l1200.jpg

s-l1600.jpg

 

 

 

알랑 들롱이 29세에 출연한 영화다. 이때 이미 스타의 길을 확고히 한 그는, 이 영화의 공동제작을 맡기도 했다. 

영화도 들어먹고, 촬영 중 부상을 입기도 해서, 알랑 들롱은 이 영화를 아예 필모에서 지워버리고 싶다 하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는 졸작까지는 아니고 범작이다. 

tumblr_a58a1c79069d65d91ebc2d8868df50ce_1de92711_540.gif

알랑 들롱은 룩셈부르크사람이다.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의 독립전쟁을 진압하려는 프랑스군에 입대한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될수록 모든 프랑스군인들은 한가지 생각을 한다. 이 전쟁은 가망 없구나.

알랑 들롱은 그래서 탈영을 한다. 그는 어느 빈민가에 숨어살면서 한가지 생각뿐이다. 어떻게든 집에 돌아가야겠다. 

하지만, 돈도 없고, 신분증도 없다. 바깥에 나가 경찰에 걸리면 감옥행이다.

뻐져나갈 수 없는 더러운 늪같은 곳에 빠진 그는 발버둥칠 여지도 없다. 검은 절망뿐이다. 

images (1).jpg

tumblr_c011fee214714c18dc4bc742ffbfdcb6_6937eb89_250.jpg

MV5BMzRhOWNhYTQtMTczNy00M2RiLWJjMjctNzc3MmNmZGFjMzU4XkEyXkFqcGdeQXVyMjUyNDk2ODc@._V1_.jpg

그런데, 어느날 군시절 상관이 찾아온다. 그는 프랑스를 위한 암흑의 지하조직같은 것을 운영하고 있다. 

알제리 민족주의자를 변호하는 프랑스 좌파변호사를 납치해다가 테러하려 한다. 돈도 없고 절박한 알랑 들롱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좌파변호사를 납치해다가 물도 음식도 주지 않고 고문하려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협력하면, 집에 보내주겠다. 

 

영화는 상당히 건조하다. 상당히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알랑 들롱인데, 날 것 그대로의 상황이 전해지지 않는다. 클루조감독의 공포의 보수 정도되는 작품은 아니다. 그냥 "알제리전쟁을 부대로 한 드라마구나"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느낌. 주인공의 상황에 감정이입하도록 만드는 생생함이 없다. 대신 영화가 쿨하다. 관객들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지 않는다. 흑백화면이 굉장히 아름답게 사용된 예이다.  

49e0a12_6481-ic99m0.e2ud.jpg

MV5BMmYwOWI3N2UtNzJmYi00NTQwLWFmZjMtNTg3NGIxOWI3YWU1XkEyXkFqcGdeQXVyMjUyNDk2ODc@._V1_.jpg

auFg7jIEBMHCpHwIlzfMKQDbD8c.jpg

ofjo0ikmUGASArTHRx47w4S5XuA.jpg

 

영화는 오히려 상당히 윤리적인 문제를 다루는 듯 보인다. 

좌파변호사를 납치해다가 방안에 가두고, 그녀가 목말라 괴로워하는 것을 그냥 문밖에서 듣는다. 

알랑 들롱은 지나가다가 계속 그 신음을 듣는다. 그는 듣다가 못해 그녀에게 열쇠구멍을 통해 물을 준다.

한번 물을 주니까, 다음에는 콜라를 주고, 그 다음에는 담배를 준다.

알랑 들롱은 그녀를 계속 돌봐주다가 마침내 함께 그녀를 감시하던 동료에게 들킨다.

그는 배신자라는 말을 들으며 옆구리에 총알 한방을 맞는다.

이 영화의 제목 중 하나가 "내가 사람을 죽일 권리가 있나?"라고 하는데, 적절한 제목 같다.

 

이 전쟁은 죽음의 연속이다. 영화 맨처음, 프랑스외인부대인 알랑 들롱이 알제리독립군과 싸우는 장면이 있다.

프랑스외인부대는 일방적으로 밀리다가 알랑 들롱의 친구가 총에 맞아 죽는다. 알랑 들롱은 절망하고, 이어 탈영하는 계기가 된다. 그는 좌파변호사를 구해낸 다음, 연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알랑 들롱이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영화 속 총싸움 연기보다는 진짜로 많이 해 본 솜씨같다. 처음 동료를 죽일 때는, 총을 쏘고 얼른 벽 뒤에 숨었는데, 벌벌 떨며 벽 너머를 보니, 동료가 이미 총에 맞아 죽어 바닥 위에 누워 있다.

MV5BMmYwOWI3N2UtNzJmYi00NTQwLWFmZjMtNTg3NGIxOWI3YWU1XkEyXkFqcGdeQXVyMjUyNDk2ODc@._V1_.jpg

MV5BMzRhOWNhYTQtMTczNy00M2RiLWJjMjctNzc3MmNmZGFjMzU4XkEyXkFqcGdeQXVyMjUyNDk2ODc@._V1_.jpg

tumblr_a702f6aed1bce883d0c9c209af79e25d_33adfeab_500.gif

알랑 들롱은 한발자국 한발자국 고향으로 나아간다. 상처는 악화되어 썩어가기 시작하고, 눈은 침침해지고, 

가로막는 적들은 늘어만 간다. 그는 살아날 가망이 없다. 하지만, 꾸준히 고향으로 나아간다. 

 

사실 지금 보아서는 별 감동이 없다. 알제리독립운동도, 프랑스의 알제리독립운동에 대한 저열한 탄압도, 

고국을 떠나 용병이 된 사나이가 겪는 도덕적 갈등도 모두 시대와 함께 잊혀진 것들이다.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첨예한 이슈들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전성기의 알랑 들롱을 볼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는 별로 높이 평가하지 못하겠다. 

사건의 전개도 치밀하지 못하다. 좀 허술하다.

로맨스가 들어갈 여지가 없는 영화인데, 여주인공과의 로맨스를 억지로 넣어서 

영화에 악영향을 끼친다. 여주인공이 많이는 나오는데, 하는 일이 별로 없다.  

tumblr_a702f6aed1bce883d0c9c209af79e25d_33adfeab_500.gif

images (2).jpg

images (3).jpg

막상 집에 돌아온 알랑 들롱이 집 안을 둘러보는데 아무도 없다. 아무도 그를 반겨주지 않는다. 

알랑 들롱은 지쳐 쓰러져 죽는다. 그의 여정의 끝은 고독이다. 누구도 그를 맞아주지 않는다.

혼자 정원에 쓰러져 죽는다. 이것이 이 사나이에게는 가장 알맞은 죽음이다.  

   

 

 

 

AOxTILsbHVUC7HpLKWdNc226gDBjJLHdbMT6fFJCPu8.webp.jpg

images (2).jpg

alain-delon-440nw-5874513c.jpg

49e0a12_6481-ic99m0.e2ud.jpg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4

  • 카란
    카란
  • 해리엔젤
    해리엔젤
  • Sonatine
    Sonatine
  • golgo
    golgo

댓글 6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그 시대의 정치 사회적 맥락을 알고 봐야겠네요.
리뷰 잘봤습니다.
16:16
24.10.29.
BillEvans 작성자
golgo
알랑 들롱의 전성기 영화지만 잘 언급이 안되는 것 같더군요.
19:43
24.10.29.
profile image 2등
총을 들고 있을 때 모습이 저리도 멋지다니...
그의 여러 필모에도 불구하고 저 모습만 보면 확실히 느와르 특화 배우란 생각이 듭니다^^
16:37
24.10.29.
profile image 3등
알랑 들롱은 정말 조각같네요
항상 멋진 글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16:39
24.10.29.
BillEvans 작성자
카란
세기의 미남이죠.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44
24.10.29.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로데오][아마데우스][브릭레이어][분리수거] 시사회 신청하... 2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10:38 2292
공지 [케이 넘버]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2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10:27 1677
HOT 개인 취향으로 매겨본 봉준호 감독 연출작 순위 (미키 17 제외) 2 도삐 도삐 2시간 전11:19 753
HOT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40주년 기념 국내 재개봉 예정 6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0:21 1060
HOT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동진 평론가 심층 인터뷰 2 시작 시작 4시간 전09:35 808
HOT 'Final Destination : Bloodlines'에 대한 단상 7 네버랜드 네버랜드 13시간 전00:01 2139
HOT [분리수거] 컨셉 GV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5 익무노예 익무노예 14시간 전23:27 1644
HOT 톰 크루즈, 서울에서 트럼프 관세 질문 회피 9 시작 시작 4시간 전09:13 1880
HOT 제임스 건 ‘수퍼맨‘ 뉴 스틸 1 NeoSun NeoSun 4시간 전09:01 1473
HOT 썬더볼츠 후기 2 문화러버러버 5시간 전08:35 1215
HOT 안드리아 이어볼리노,도널드 트럼프 전기 영화 제작 2 Tulee Tulee 5시간 전07:49 914
HOT 마이키 매디슨-커스틴 던스트,스릴러 <렙틸리아> 출연 2 Tulee Tulee 6시간 전07:35 923
HOT 헤일리 앳웰 mission in Seoul accomplished 1 e260 e260 6시간 전07:30 1114
HOT 고질라 70주년 예고 2 zdmoon 12시간 전01:11 1452
HOT 고질라x콩 슈퍼노바 프로덕션 예고 1 zdmoon 12시간 전01:08 1290
HOT ‘28년 후’ 뉴 스틸 2 NeoSun NeoSun 12시간 전01:03 1322
HOT 루이스 폴먼은 센트리가 아니었다. 4 기다리는자 13시간 전00:10 2159
HOT 2025년 5월 9일 국내 박스오피스 1 golgo golgo 13시간 전00:01 2324
HOT <씨너스: 죄인들> 2차 예고편 공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4시간 전23:06 1842
HOT 무대인사전 받아먹기 놀이하는 미임파 멤버들 3 NeoSun NeoSun 15시간 전22:23 2574
HOT <블레이드> 각본가 데이비드 S. 고이어, 마블 리부트 ... 3 카란 카란 16시간 전21:02 2815
HOT <부탁 하나만 더 들어줘> 후기 2 뚠뚠는개미 17시간 전20:32 2276
1175311
image
NeoSun NeoSun 6분 전13:40 31
1175310
normal
도삐 도삐 7분 전13:39 47
1175309
normal
헤일리이 10분 전13:36 37
1175308
normal
내일슈퍼 1시간 전12:37 395
1175307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2:19 282
1175306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11:32 403
1175305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11:28 322
1175304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11:25 234
1175303
image
도삐 도삐 2시간 전11:19 753
1175302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11:09 174
1175301
image
hera7067 hera7067 2시간 전11:06 200
117530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1:03 546
1175299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1:00 446
1175298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0:54 516
1175297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45 398
117529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0:21 1060
1175295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3시간 전10:11 407
1175294
image
시작 시작 3시간 전10:08 1000
1175293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0:08 608
1175292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9:52 393
117529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9:49 182
1175290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09:42 214
1175289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09:39 269
1175288
normal
시작 시작 4시간 전09:35 808
117528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34 305
1175286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09:29 355
1175285
normal
내일슈퍼 4시간 전09:25 696
1175284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09:13 1880
117528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06 525
1175282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9:01 1473
1175281
normal
문화러버러버 5시간 전08:35 1215
1175280
image
Tulee Tulee 5시간 전07:50 285
1175279
image
Tulee Tulee 5시간 전07:50 302
1175278
image
Tulee Tulee 5시간 전07:49 914
117527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6시간 전07:40 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