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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soumis(1964) 젊은 알랑 들롱의 예리한 연기.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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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 들롱이 29세에 출연한 영화다. 이때 이미 스타의 길을 확고히 한 그는, 이 영화의 공동제작을 맡기도 했다. 

영화도 들어먹고, 촬영 중 부상을 입기도 해서, 알랑 들롱은 이 영화를 아예 필모에서 지워버리고 싶다 하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는 졸작까지는 아니고 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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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 들롱은 룩셈부르크사람이다.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의 독립전쟁을 진압하려는 프랑스군에 입대한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될수록 모든 프랑스군인들은 한가지 생각을 한다. 이 전쟁은 가망 없구나.

알랑 들롱은 그래서 탈영을 한다. 그는 어느 빈민가에 숨어살면서 한가지 생각뿐이다. 어떻게든 집에 돌아가야겠다. 

하지만, 돈도 없고, 신분증도 없다. 바깥에 나가 경찰에 걸리면 감옥행이다.

뻐져나갈 수 없는 더러운 늪같은 곳에 빠진 그는 발버둥칠 여지도 없다. 검은 절망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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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날 군시절 상관이 찾아온다. 그는 프랑스를 위한 암흑의 지하조직같은 것을 운영하고 있다. 

알제리 민족주의자를 변호하는 프랑스 좌파변호사를 납치해다가 테러하려 한다. 돈도 없고 절박한 알랑 들롱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좌파변호사를 납치해다가 물도 음식도 주지 않고 고문하려 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협력하면, 집에 보내주겠다. 

 

영화는 상당히 건조하다. 상당히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알랑 들롱인데, 날 것 그대로의 상황이 전해지지 않는다. 클루조감독의 공포의 보수 정도되는 작품은 아니다. 그냥 "알제리전쟁을 부대로 한 드라마구나"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느낌. 주인공의 상황에 감정이입하도록 만드는 생생함이 없다. 대신 영화가 쿨하다. 관객들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지 않는다. 흑백화면이 굉장히 아름답게 사용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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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오히려 상당히 윤리적인 문제를 다루는 듯 보인다. 

좌파변호사를 납치해다가 방안에 가두고, 그녀가 목말라 괴로워하는 것을 그냥 문밖에서 듣는다. 

알랑 들롱은 지나가다가 계속 그 신음을 듣는다. 그는 듣다가 못해 그녀에게 열쇠구멍을 통해 물을 준다.

한번 물을 주니까, 다음에는 콜라를 주고, 그 다음에는 담배를 준다.

알랑 들롱은 그녀를 계속 돌봐주다가 마침내 함께 그녀를 감시하던 동료에게 들킨다.

그는 배신자라는 말을 들으며 옆구리에 총알 한방을 맞는다.

이 영화의 제목 중 하나가 "내가 사람을 죽일 권리가 있나?"라고 하는데, 적절한 제목 같다.

 

이 전쟁은 죽음의 연속이다. 영화 맨처음, 프랑스외인부대인 알랑 들롱이 알제리독립군과 싸우는 장면이 있다.

프랑스외인부대는 일방적으로 밀리다가 알랑 들롱의 친구가 총에 맞아 죽는다. 알랑 들롱은 절망하고, 이어 탈영하는 계기가 된다. 그는 좌파변호사를 구해낸 다음, 연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알랑 들롱이 총으로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영화 속 총싸움 연기보다는 진짜로 많이 해 본 솜씨같다. 처음 동료를 죽일 때는, 총을 쏘고 얼른 벽 뒤에 숨었는데, 벌벌 떨며 벽 너머를 보니, 동료가 이미 총에 맞아 죽어 바닥 위에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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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랑 들롱은 한발자국 한발자국 고향으로 나아간다. 상처는 악화되어 썩어가기 시작하고, 눈은 침침해지고, 

가로막는 적들은 늘어만 간다. 그는 살아날 가망이 없다. 하지만, 꾸준히 고향으로 나아간다. 

 

사실 지금 보아서는 별 감동이 없다. 알제리독립운동도, 프랑스의 알제리독립운동에 대한 저열한 탄압도, 

고국을 떠나 용병이 된 사나이가 겪는 도덕적 갈등도 모두 시대와 함께 잊혀진 것들이다. 

당시에는, 사람들에게 첨예한 이슈들이었을 테지만 말이다. 

 

전성기의 알랑 들롱을 볼 수 있다는 장점 이외에는 별로 높이 평가하지 못하겠다. 

사건의 전개도 치밀하지 못하다. 좀 허술하다.

로맨스가 들어갈 여지가 없는 영화인데, 여주인공과의 로맨스를 억지로 넣어서 

영화에 악영향을 끼친다. 여주인공이 많이는 나오는데, 하는 일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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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집에 돌아온 알랑 들롱이 집 안을 둘러보는데 아무도 없다. 아무도 그를 반겨주지 않는다. 

알랑 들롱은 지쳐 쓰러져 죽는다. 그의 여정의 끝은 고독이다. 누구도 그를 맞아주지 않는다.

혼자 정원에 쓰러져 죽는다. 이것이 이 사나이에게는 가장 알맞은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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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1등
그 시대의 정치 사회적 맥락을 알고 봐야겠네요.
리뷰 잘봤습니다.
16:16
24.10.29.
BillEvans 작성자
golgo
알랑 들롱의 전성기 영화지만 잘 언급이 안되는 것 같더군요.
19:43
24.10.29.
profile image 2등
총을 들고 있을 때 모습이 저리도 멋지다니...
그의 여러 필모에도 불구하고 저 모습만 보면 확실히 느와르 특화 배우란 생각이 듭니다^^
16:37
24.10.29.
profile image 3등
알랑 들롱은 정말 조각같네요
항상 멋진 글 감사히 잘 읽고 있습니다
16:39
24.10.29.
BillEvans 작성자
카란
세기의 미남이죠.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44
24.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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