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후기
1월 달에 영화 꽤 많이 봤는데 익무에 후기를 별로 안올렸었네요.
레버넌트 이후로 올린게 없는데 사실 그 뒤에 꽤 영화를 많이 봤어요. ㅎㅎ;
셜록 : 유령신부
빅쇼트
스티브 잡스
바다의 노래 : 벤과 셀키요정의 비밀
로봇소리
캐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샤이닝
세기의 매치
이만큼이나 봤는데... 나머진 시기가 좀 지났고 <캐롤> 후기 적어둔거 올려봅니다.
<캐롤> 후기
최근 <캐롤>에 대해 동성애 사랑 이야기를 왜 일반 사랑 이야기의 범주에 두느냐는 이슈로 온라인이 뜨거운데요.
저는 아직도 이 부분은 해석의 범주라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걸 사랑 이야기라고 해석한다 해서 동성애의 사랑을 불쾌하게 여기거나 등한시 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예요.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성애의 가치에 대해 무게를 싣지 않은, 제가 느낀 건 그랬어요.
왜냐하면 마지막 장면 이후 비로소 시작 될 그 둘의 사랑이(저는 확인할 수 없겠지만)
진정한 정체성을 찾은 이후의 동성애적 사랑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 내내 보여줬던 건 동성애적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이 가진 사랑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멜로 드라마 라고 생각했습니다.
토드 헤인즈가 사랑(동성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고 느꼈어요.
그렇다면 영화에서 아직 그 정체성은 완벽하지 않은 거고, 꼭 동성애 영화의 범주에 가둬 둘 필요는 없다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건 동성애 사랑 이야기야! 라고 주장한다면 할 말은 없어요. 이건 제 생각이고 제가 받은 느낌이니까요. ^^;
어쨌든... <캐롤>은 정말로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아름답다를 영화로 정의할 수 있다면 <캐롤> 정도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창이나 빛을 이용한 필터링으로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어떤 사회적 통념이 주는 프레임에 갇힌 둘의 사랑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절제된 대사들을 대신해 나오는 케이트 블란쳇과 루니 마라의 뛰어난 연기력 역시 빛을 발합니다.
이 둘의 시선 처리와 그것을 잡아내는 카메라를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아요.
두 배우가 품은 감정과 숨막힘을 자연스럽게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멜로 영화들이 있지만 이런 느낌을 주는 영화가 또 있을까 싶어요.
이 영화의 가장 뛰어난 장점은 관객들을 '그대로' 영화 내에 끌고 간다는 겁니다.
인물에 몰입하여 이 인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관객'인 채로 영화 안에 삽입합니다.
즉, 나는 여전히 제3자의 시선이지만 그 시대, 그 때의 상황 속에 있는 기분으로 둘의 사랑을 지켜볼 수 있어요.
이건 아마 동성애자인 토드 헤인즈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그의 경험과 의식이 충분히 담겨 있기 때문에 가능한... ㅎㅎ
영화는 아름답고 좋았지만, 다른 글에서도 밝혔듯이 감성적으로는 크게 이입하지 못했어요.
이건 제가 가진 고질적 문제인데, 저는 멜로 영화에 엄청 취약합니다. 어떤 멜로 영화를 봐도 로봇처럼 봐요.
사랑이라는 테마를 메인으로 하는 영화를 보면서 감성 자극이 된 적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보니 자꾸 안보게 되고, 그래서 더 취약해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캐롤의 시선을 통해 느꼈던 그 숨막힘 같은 것들은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는 아름다웠어요.
사랑의 감성을 제가 완벽하게 느끼지는 못했지만 영화 안에 삽입 된 관객의 입장으로써 영화는 아름다웠고 너무 좋았습니다.
멜로 영화에서만 느낄 수 있는 풍부한 감성과 아름다움이 이 영화에는 분명 존재하는 것 같아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이걸 느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건 제가 가진 문제이니 어쩔 수 없겠죠. ㅎㅎ
메론맛다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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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하면 바로 봐야겠습니다.
고생해서 올려주신 GV 녹취록 다시한번 감사드리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