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Run), 2020> 후기 (스포X)
영화는 굉장히 영리하다. 사실 영화의 선악 구조는 포스터 혹은 예고편에서도 드러나듯이 이미 정해져있다. 이런 점을 알고 봐도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짜임새가 좋다. 전작에서 선보인 이야기의 치밀한 구성과 짜임새를 이번에도 볼 수 있는데, 여기서 특별한 점은 이야기가 아주 복잡하지 않은데도 치밀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 굴리며 볼 필요 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높은 서스펜스를 유지하는데, 그 이유는 감독의 서스펜스를 만드는 뛰어난 재주에 있다. 사실 이야기와 공간은 제한적이지만 감독에게 아무런 문제가 안된다. 오히려 땡큐다. 이야기가 가진 제한적인 조건들을 모조리 서스펜스의 재료로 활용해버리니 평범한 모든 화면이 서스펜스로 가득 차게 된다. 집에 있는 전화기, 창문, 방문, 휠체어뿐만 아니라 클로이가 가진 수많은 장애도 절묘하게 활용된다.
<런>의 묘미는 이야기의 퍼즐을 맞추는 재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서스펜스를 즐기는 재미다. 아주 어렵지도 않고 그렇다고 쉽지도 않은 적당한 퍼즐을 푸는데 긴장감은 매우 높다? 이는 스릴러 팝콘 무비로는 최상품이라는 뜻이다. 사라 폴슨은 꼭 무서운 표정을 지어야 혹은 피를 사방팔방으로 튀겨야 무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삐뚤어진 모성애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평범한 방식으로 섬뜩하게 전달한다. 사라 폴슨의 얼굴에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 <런>은 이 시국에 딱 알맞은 통쾌한 스릴을 줄 수 있는 영화다. 그리고 아니쉬 차간티 감독은 현재 헐리우드에서 가장 쫄깃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기술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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