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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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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 (1).jpg

 

<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는 예고편이 참 무서웠고, 포스터는 세련되게 잘 만들었다. 이는 나의 발걸음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또 된통 당했다. 알면서도 당한다는 말이 이런 것을 말하나 보다. 사실 당해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갔다. 다만 이렇게 세게 당할 줄은 몰랐다. 혹은 내 마음의 준비가 부족했거나...

 

올해뿐만 아니라 요 근래에 극장에 걸린 한국 공포영화 중에서 내 기준에서는 (실제 흥행 성적을 떠나) 평작조차 없었다. 그리고 <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 개봉 소식을 들었다. 예고편과 포스터가 나쁘지 않았고, 이쯤이면 평작 국산 공포영화 나올 때가 되었다는 자기 최면적 판단을 하였다. 그리고 평점 혹은 후기를 보지 않은 채, 개봉 당일 관람했다. 단도직입 적으로 말하자면, 21세기 가장 촌스러운 공포영화로 꼽고 싶다. 국내외 통틀어.

 

영화는 처음부터 강렬하게 출발한다. 경찰이 범죄 현장을 들이닥친다. 식칼로 사람을 죽이고 있는 한 여자. 어디서 본 얼굴이다. 아! 베이비복스 출신의 간미연이다. 간미연의 공포씬 연기. 연기를 잘 한건 아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하였고 자신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와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의 캐릭터를 보여주니 신선했다. 안타깝게도 이 장면이 이 영화의 유일하게 신선했던 순간이다. 그다음 장면부터는 모조리 다 촌스럽다.

 

효정(이채영)은 모델 계의 지는 별이고, 떠오르는 젊고 더 아름다운 모델로부터 자리를 뺏기고 슬럼프에 빠진다. 어느 날, 자신의 완전히 예뻐진 동창으로부터 한 요가 학원을 소개받게 되고, 대안이 없던 그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요가학원을 가게 된다. 각자의 다른 이유로 모인 네 명의 여자. 쿤달리니 경지를 주창하는 요가 선생님을 따라 합숙 훈련에 들어가면서 하나둘씩 환영을 보거나 끔찍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영화는 모든 면이 촌스러운데 우선 캐릭터와 상황들이 너무 과장되어 있다. 주인공 효정뿐만 아니라 요가 학원의 학생들과 경비원, 경찰 등 겉모습부터 이야기와 겉돈다. 모든 캐릭터가 친구랑 약속 있어서 꾸미고 나온 듯한 용모에 캐릭터에 맞는 옷만 걸치고 연기한다는 느낌이 든다. 대표적으로 채영이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산에서 약초를 캐는 미스터리한 캐릭터가 있다. 느낌은 지저분하고 뭔가 찌든 느낌이 들어야 하는데 머리는 부스스 하지만 왁스를 한 올 한 올 바른 듯하고 피부는 매끈하다. 이 장면만 봐도 캐릭터 분장이 얼마나 어설픈지 알 수 있다.

 

상황 연출은 전형적인 씬과 씬만 있고 연결이 잘 안 되는 연출을 보여주는데 설득이 안 되는 와중에 캐릭터들은 과장되어 있고 연기는 어설프다. 급발진만 계속 반복하며 개연성 없는 연출이 이어지는데 카메라 앵글마저 촌스러워 보는 관객이 느끼는 피로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서스페리아, 2018>를 꿈꿨는지도 모르겠지만 요가 학원 세트는 매우 촌스럽고, 그 안에서 효정과 학생들이 겪는 공포씬 연출이 경악스러울 정도로 촌스럽다. 특수 효과는 정말 70-80년대 수준으로 봐도 무방하다.

 

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 (4).jpg

 

요가학원 죽음의 쿤달리니 (7).jpg

 

영화 속에서 채영의 환영을 종종 보여주는데 지금껏 본 환영 연출 중 가장 어설펐다. 갑자기 숲속에서 채영이 뛰어다니길래 조깅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다. 이런 느낌을 주는 장면들로 가득 차 있다.

 

이야기부터 반전까지 삼류에 가깝고 마지막 장면에서 사실 이게 다 어떻게 된 일인지 래퍼 못지않은 정확한 딕션으로 하나하나 설명해 주는 장면이 있는데 이야기를 얼마나 엉망으로 연출한 것인지 역설적으로 드러난다.

 

한 가지 더. 이 영화가 19금이라고 해서 정말 무섭고 잔인해서 19금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야해서 19금이었다. 요가 센터의 텅 빈 공간에서 커플 요가 비스무리한 행위에서 사랑을 나누는 행위로 스무스하게 이어지는 장면이 있다. 남녀 전라의 노출 장면이 꽤 길게 나오는데 왜 이 장면을 보여주는 지도 모르겠고 보고 있는 나도 왜 보고 있는지 모르겠고 굉장히 혼란스러운 장면이다. 사실 이 장면으로 쿤달리니의 신비로움과 기괴함을 동시에 보여주려고 한듯한데, 너무 촌스럽다. 더 촌스러운 것은 텅 빈 공간에서 전라로 행위를 하다 보니 서로의 손, 발, 사물을 이용해 교묘하게 급소만 가리려고 아둥바둥 하는 모습이 좀 애잔했다.

 

총체적은 난국이다. 사실 할리우드 클래식 공포영화의 공식과 연출만 따라 해도 이것보다는 충분히 더 잘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공포영화를 전혀 안 보는 사람이 만든 공포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연출한 김지한, 정재홍 감독님에게 참 궁금한 것이 정말 공포 장르에 대한 애정과 이해도가 있는 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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