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시사회 보고나서 간략 소감 (스포 있음)
노년의 머리가 새하얀 주인공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가슴속을 파고든다.
포스터에서도 느낄 수 있는 이 범사치 않은 영화는 한 노인이 병원에서 치료중에 성폭행을 당한 사건을 소재로 한다. 몹시 불편한 이야기지만 용기 있는 주인공의 외침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69세의 할머니가 당했을 수치심이 어땟을지 가늠이 잘 되지는 않는다. 한두번 뉴스에서 들어본 노인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니 사실 약간 낯설기는 하다. 어쩌면 나 조차도 이 사회가 인식하는 정도의 편협한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본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젊은 여자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요?"라며 담당 형사에게 묻는 장면이 자꾸만 기억난다. 내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과연 뭐라고 답할까? 솔직히 겉으로 대놓고는 아니지만 속으로는 "네, 아마 그럴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할 것 같다.
영화 <69세>는 세대(나이)차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성범죄를 다루는 영화는 많지만 대부분은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주로 피해자로 등장한다. 이 영화처럼 70이 다 되어가는 노년의 여성이 피해자로 인식되는 것이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게 사실이다. 100세 시대를 맞이해서 60부터가 청춘이라는 말이 유행한지 꽤 되어가지만 실상은 노년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나 법적 보호는 여전히 구시대에 머물고 있는 듯 하다.
우리들의 어머니, 할머니가 이런 일들을 겪고서도 수치심에 혹은 사회적.대중적 인식에 따라 묻혀버리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될것이다. 내 자신 조차도 영화를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끼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참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끔 만든 울림을 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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