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천국 님 나눔) <다크 워터스> 리뷰
사회 고발 장르는 개인적인 영화 취향과 거리가 멀기는 하지만, 환경 문제를 소재로 했다는 점과 좋아하는 배우들의 출연이 영화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줄거리 정도만 보고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해도 단지 과거에 먼 나라에서 일어났던 일일 뿐이며 나의 일상과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했고, 법에 관련된 내용이 많을 것 같아서 단번에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영화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관람 전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몰입감이 매우 뛰어났습니다. 오래 전 과거부터 최근에까지 20년에 이르는 기간의 사건과 과정들을 보여주는데, 상영 시간동안 그 20년의 고난을 함께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상의 이야기이며 단지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보았던 초반부가 지나고, 대한민국의 MBC를 비롯한 실제 뉴스 영상들을 보여주고, 익숙한 실제 브랜드명이 나오고 프라이팬, 콘택트렌즈 등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들이 언급되면서부터 더욱 깊이 빠져들고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법률 용어나 익숙하지 않은 화학식 등이 나오기는 하지만, 세부적인 전문 용어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충분히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정도였고, 화학물질의 명칭(PFOA, C8) 역시 거의 대명사격으로 자주 노출되어서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고발적이면서도 교훈적인 메시지와 흥미로운 스토리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 역시 좋았습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연기가 아닌, 상황마다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배우들의 연기는 인물의 착잡하고 처절한 심정을 더욱 와닿게 하였습니다. 특히 이 영화가 배우이자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마크 러팔로의 제안을 시작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존경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또한, 그가 배역을 맡은 롭 빌럿이라는 실존 인물에 대해 연구할 때 변호사로서의 롭 빌럿만이 아닌, 아이들의 아버지, 한 여자의 남편, 직장 동료로서의 모습 등 여러 관계에서의 롭 빌럿의 입장과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이야기 역시 인상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수질 오염과 법에 관련된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인물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다방면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배우들의 노력이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배우들의 연기에 도움을 주었던 실존 인물이 직접 출연했다는 것을 엔딩 크레딧 직전에 보여줄 때에는 살짝 소름이 돋기도 했고 더 깊은 여운이 남았습니다.
관람 후에는 인간의 일상에 깊이 침투해버린 오염물질에 대한 경각심과, 소송을 통해 피해 보상을 받게 되긴 했지만 여전히 인류의 99%가 독성 물질에 중독되어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씁쓸한 허탈감이 남았습니다. 과거의 이야기도, 먼 나라의 이야기도 아닌, 모든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생명체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라는 것 역시 깨달았습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현재에도 이웃나라인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동해로의 방류 문제로 논란이 있는 만큼 더욱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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