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전단

안녕하세요.
이유나 동기는 없지만 문득 생각난 김에 올려보는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전단입니다.
전단 겉면. 어렸을 적에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란 제목의 애니메이션을 먼저 접했던 작품으로,
기독교적인 세계관과는 별개로 아주 좋아라 봤던 기억이 납니다. 책은 한참 뒤에야 읽었는데,
확실히 어린 시절에 좋아했을 법 해요. 나니아 연대기는 엄청난 전투씬을 묘사한 대목보다
추위와 배고픔에 떨던 어린 주인공들이 따뜻한 빵이며 버터며 갓 구운 생선 따위를 먹으며
훈훈한 온기로 몸을 녹이는 장면 분량이 오히려 더 많게 느껴지는 작품이거든요.
앞면은 교과서적인 스타일로 구성된 메인 비주얼을 전면에 깐 뒤 다소 고풍스런 로고로 장식했고,
뒷면에는 흰 마녀(라 쓰고 여왕님이라 읽습니다)의 단독 컷을 배치했습니다.
이렇게 펼쳐놓고 보니 전면에 크게 부각된 위대한 사자 아슬란과 뒷면의 흰 마녀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점이 눈에 띄는군요. 흰 마녀는 원작 전편을 통틀어 직접 등장하는 건
고작 두편에 불과할 뿐이지만, 시리즈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의 카리스마를 지닌 캐릭터인데다
배역을 맡은 틸다 스윈튼의 독특한 매력에 힘입어 더한층 강한 이미지로 다가왔더랬습니다.
전단 안쪽면. 안쪽면은 화면을 사각으로 나누어 주요 장면들을 배치했으며,
일단 양쪽 끝단에 흰 마녀와 아슬란 진영을 배치한 것은 겉면과 같지만
색감과 느낌으로 양 세력의 온도차를 한층 더 극명하게 대비시켰습니다.
가운데에는 삼단으로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골라 넣었는데, 단 세장면 뿐이지만
'나니아와 우리 세상의 교감-> 흰 마녀에 의해 혹한과 돌더미로 지배되는 나니아->
나니아의 봄을 찾기 위해 아슬란의 이름으로 일어서는 정의의 세력'으로 이어지는
전체 이야기를 고루 짚고 있는 점이 절묘합니다.
3편까지 오면서도 꽤나 힘겨웠던 걸 아는 지금에 와서 전단에 적혀 있는
'1년에 1편씩 총 5편이 제작될 예정'이라는 내용을 보면 왠지 느낌이 좀 묘합니다.
- EST였어요.
크 사자의 열연이 아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