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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하네요.

EST 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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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초창기에 가입해서 15년 좀 안되는 기간동안 익스트림무비에서 지내며 많은 일 겪고 필담으로나마 적잖은 분들 만나고 활동을 통해 위안도 참 많이 받아왔습니다만... 머리가 어질어질하군요. 너무 현실감이 느껴지질 않아서 마치 기괴한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특히 돌이키기 힘든 바보짓을 통한 실패를 겪고 우울증으로 몇년간 무너져 있던 시절... 멍하니 꾸역꾸역 전단 스캔해서 올리고 먹사도 올리고 하며 나름 조금이라도 편하게 숨통을 텄던 고마운 시기를 떠올리면, 지금 상황에 가슴이 내려앉아 그저 마음이 착잡합니다. 십수년동안 스쳐지나간 얼굴 모를 인연이나 익무 시사회 덕분에 일부러 따로 접할 일 없었을 귀한 예술영화들을 만난 기억도 그렇고, 당첨이 고마워서 제딴엔 공들여 리뷰도 쓰고 관심 가는 이벤트가 열리면 열심히 참여했던 일들이며 따로 전단지 게시판을 만들어 주신 덕분에 마음껏 자료 올릴 수 있었던 것들 모두 제겐 좋은 일들이었지만 지금 상황에선 마음 추스리기가 쉽지 않네요. 

 

은연중 커뮤니티에 과몰입은 하지 않으려고 해 왔던 것 같은데, 실은 제가 무척 불쾌해하는 커뮤니티가 외부력으로 작용한다는 걸 알곤 굉장히 날카로워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 열고 보니 메신저를 따지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군요. 이 상황에서 익스트림무비가 존속이 가능할지, 그리고 존속된다 한들 괜찮은 건지 섣불리 말을 꺼내는 것을 넘어 예상하는 것 조차 엄두가 나지 않을 지경이지만, 이 와중에도 큰 실망과 상처로 상심했을 회원들을 언급하며 애써 자리를 지키고 있겠다는 분들 글을 보니 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왈칵 올라오네요. 이만한 데미지를 받고도괜찮은 척 태연하게 계속 활동할 자신은 솔직히 없지만, 정리할땐 정리하더라도 일단 지금은 머리부터 좀 식혀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운영진께 요청하는데 작금의 상황에 대해 회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진심이라면, 막혀있는 글 삭제는 푸세요. 함께 지낸 세월이 얼마가 되었든 잘못한 것은 잘못한 거고 옹호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익스트림무비를 떠나게 되더라도 제가 올린 게시물들 특히 전단 자료를 지울 생각은 없습니다만, 아마 지금 많은 회원들이 자신이 생산한 무언가가 익스트림무비의 '콘텐츠'로 남아있길 바라지 않을 테고 그 의사를 존중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민망하고 송구하지만 함께 지내오신 회원님들께 처음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도 함께 전합니다. 극히 짧은 시간동안 급격한 혼란과 실망으로 크게 상처받으셨을 분들 모두 각자의 방법을 통해 모쪼록 잘 추스리셨으면 좋겠고, 오랜 시간동안 저역시 허물을 만들진 않았나 돌이켜 보려고 합니다. 아니다 싶거나 불편하다 싶은 것들을 분란 만들지 않겠다는 핑계로 그저 외면하고 지내진 않았을지, 혹여 무심하게 온당치 않은 말을 내뱉진 않았는지도요.

 

 

- EST였어요.

EST EST
46 Lv. 388515/400000P

안녕하세요 에스트입니다. 눈뜬 장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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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들락날락 포함해서 한 13년 했던거 같은데 처음 알았던 부분이 너무 많은데다 내용도 충격적이라 이 새벽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세월이 세월인지라 울컥하네요. 황망하기도 하구요. 그간 고생하셨습니다.
04:00
22.08.15.
profile image
EST 작성자
happygroot

고생은요... 가늘고 길게 지내왔다곤 하지만 저역시 익무에서 적잖은 것들을 배려받았고, 아니다 싶은 것들을 그저 피하기만 한 데 일말의 부채의식을 느낍니다. 다른거 다 떠나서 영화로 인연을 맺고 쌓아온 시간들이 굉장히 흉한 모습으로 무너져내리는 데서 상처받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네요. 이 상황이 어떻게 정리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모쪼록 마음 잘 추스리세요. 고맙습니다.

04:03
22.08.15.
profile image 2등
EST 작성자

그리고 여분 전단을 나눔할 때 직접 뵈었던 회원님들, 전단 가지러 멀리까지 오시고 커피며 빵이며 포스터 등을 쥐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따뜻한 마음씀도 제겐 참 귀한 추억이네요.

04:08
22.08.15.
profile image
EST 작성자
헐리웃

네, 정든 곳이 쇠락하는 일을 처음 겪는 것도 아니지만 이번엔 그 속도와 양상 때문인지 참 버겁게 느껴집니다. 

04:11
22.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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