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심층 리뷰: 톰과 맥쿼리가 인류에게 하달하는 새로운 미션

1.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이번 작품에서 유난히 많이 쓰이는 대사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림자 속에서 죽고 산다. 우리가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
또 절대로 만나지 못할 사람들을 위해."
(We live and die in shadows, for those we hold close, and those we never meet)
바로 IMF의 선서문인데요. 유독 전작인 데드 레코닝과 이번 파이널 레코닝에서 IMF의 존재 가치와 의의를 조명합니다. IMF 요원들은 모두 어두운 과거를 지닌 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법의 심판을 앞둔 이들에게 정부가 내민 두 번째 기회를 받아들인 사람들이죠. 때문에 이들은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하고,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오히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야하는 운명에 처해있습니다. 이단이 줄리아를 위해 그랬듯 말이죠.
IMF 요원들이 미션을 부여받을때 항상 붙는 조건이 있습니다. "Should you choose to accept", 즉 "만약 받아 들인다면"이라는 문구입니다. IMF는 임무를 절대 강요하거나 의무화하지 않습니다. 자유롭게 거절할 권리가 있죠. 이와 동시에 이들이 임무 수행 도중 잡히거나 사망할 시 정부는 이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한다는 점 역시 요원들에게 확실히 전달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들을 제멋대로 이용할 수 있는 합법적 명분이 있습니다.
전작 데드 레코닝에서 벤지는 그레이스에게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누가 하라고 시켜서 하는게 아니야. 우리가 여기 있고자 하기 때문에 여기 있는거지."
(Nobody's making us do this, Grace. We're here because we want to be.)
이처럼 IMF는 과거를 딛고 새로운 정의를 실현하려는 자율적 집단이며 명령에 복종할 의무가 없는 사람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한다는 점이 다른 비밀 조직들과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톰과 맥큐가 사회에 전하는 "미션 임파서블"
엔티티의 목적과 의도는 인간들 사이의 불신과 의심을 쌓아 서로를 향한 끝없는 비난과 공격으로 사회를 분열시켜 인류를 자멸로 이끄는 것입니다. "엔티티의 현실"을 따로 창조해내 사람들을 그 속에 가두고 굴복시키고자 하죠. 하지만 슬론 대통령이 말했듯, 선택할 수 있는 힘(Power to Choose)는 공격할 수 있는 힘(Power to Attack)보다 훨씬 강력합니다.
이단의 소명이자 운명은 바로 인류에게 이런 자유의지를 되찾아주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단이 숱하게 명령을 어기면서 한 명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수백만명의 목숨을 걸었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주변인들을 잃었지만 결국에 엔티티에 맞설 수 있던 사람은 오직 자신이 내린 선택에 책임을 지며 자신의 운명을 직접 써내려가는 이단 뿐이었습니다.
아래는 루터가 이단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세지의 일부입니다.
그게 바로 너의 소명이자 운명이었어. 모든 생명과 맞닿아 있는 그런 운명 말이지.
(This was your calling, your destiny. and destiny that touches every living thing)
좋건 싫건,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야. 정해진건 아무 것도 없어.
(Like it or not, we're masters of our fate. Nothing is written)
우리는 모두 같은 운명, 같은 미래를 공유하지.
(We all share the same fate, the same future)
그 미래는 우리가 내리는 무수한 선택들의 결과야.
(The sum of our infinite choices)
그리고 그런 그 미래는 신뢰와 친절, 상호 간의 이해에 기반해 세워질 수 있어.
(One such future is built on kindness, trust and mutual understanding)
우리가 그렇게 선택한다면 말이지.
(Should we choose to accept it)
보이지 않는 빛을 향해 의심 없이 나아가는 것.
(Driving without a question, towards the light we cannot see)
우리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절대 만나지 못할 어딘가에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Not just for those we hold close, but for those we never meet)
이로써 톰과 맥큐가 인류에 하달하는 새로운 "미션 임파서블"은 다음과 같습니다.
-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에게 친절을 베풀고, 선함을 잃지 않기.
- 우리를 갈라 놓는 것들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히 맞서 싸우기.
- 의심보단 신뢰에 기반해 하나로 똘똘 뭉치기.
- 우리의 삶은 여러 가지 선택들이 쌓이고 쌓인 결과이며, 잘못된 한 선택이 우리 인생을 결정 짓진 않기에, 희망을 잃지 말고 매 순간 최선의 결정, 가장 옳은 선택을 하도록 노력하기.
- 그리고 가상이 아닌 현실에 온전히 집중하기(인터넷 좀 적당히 하기!).
3. 더 맨, 더 레전드, 톰 크루즈
이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잠수 스턴트와 복엽기 스턴트는 더 이상 영화가 아닌, 다큐의 영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사를 최소화한 약 20분의 시간 동안, 온전히 카메라에 담긴 날 것 그대로의 장면들이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6편 폴아웃의 헬기, 그리고 F-14 전투기에 이어 이번엔 복엽기를 타고 협곡 사이를 가로지르며 추격전을 벌입니다. 사실상 기체의 종류만 다르지 항상 봐왔던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그저 스크린 속으로 빨려들어가 경외심에 휩싸일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진짜"라는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톰 크루즈가 <탑건: 매버릭>으로 팬데믹 이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극장가를 구원해낸지 벌써 3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이듬해인 2023년 배우/작가조합 총파업의 여파로 할리우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톰 크루즈는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이 위기를 정면돌파 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뒷 일은 생각하지 않고 우선 무작정 뛰어드는 이단 헌트처럼, 톰 크루즈 역시 자신이 열과 성을 다해 맨몸으로 기상천외한 액션들을 소화한다면, 그걸 보기 위해서라도 관객들은 극장을 찾을 것이라는걸 알고 있습니다. 물론 좋은 스토리도 중요하지만, 서사의 개연성은 그에겐 부차적인 문제처럼 보입니다.
비록 이 부분이 영화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때도 있지만, 관객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엔터테이너로써의 숙명과 의무를 그 누구보다도 성실히, 진정성 있게 이행하는 크루즈의 프로페셔널리즘은 어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특히나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별하기 그 어느때보다도 어려운 지금 시대에서, 그가 추구하는 "진짜" 액션은 더욱 귀하고 소중하며, 그 자체로도 영화의 존재 가치를 증명합니다.
벤지의 모자와 더불어, 이단이 남아공에서 인디아나 존스를 연상케 하
는 복장을 하고 하늘에서 복엽기를 갈아타는 장면은 해리슨 포드를 비롯한 모든 액션 스타들에게 보내는 명백한 헌사입니다. <인디아나 존스: 운명의 다이얼>에서 80세까지의 나이로 액션을 소화해낸 해리슨 포드처럼, 톰 크루즈 역시 버틸 수 있는 한 끝까지 관객들을 위해 몸을 내던질 것이라는 일종의 선언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나이에 굴하지 않고 본인 인생의 마지막 페이지를 스스로 써 내려가고, 어떤 위기든 극복해내겠다라는 의지 말이죠.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이 기존과 주 새로운 방식의 스토리 텔링을 하거나 참신한 설정과 내러티브를 보여주진 않더라도, 최고의 현실감을 선사하는 액션과 스턴트만큼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여기에 톰 크루즈가 세상에 전하는 확실한 메세지까지 더해지며, 그의 커리어는 이제 시작임을 알리는 작품이라는 느낌까지 듭니다.
NASA, 스페이스 X와의 협업으로 우주에서 촬영될 더그 라이먼 감독의 신작 <디퍼>, 알레한드로 이냐리투 감독의 신작, 그리고 세 번째 탑건 영화까지. 그가 인터뷰에서 밝혔듯 그는 이제 워밍업 단계에 있으며, 100살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오직 관객들을 위해 영화를 계속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이 시대의 "더 라스트 무비 스타", 톰 크루즈입니다.
곰크루즈
추천인 7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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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으니 영화 장면들이 떠오르네요
더 라스트 무비 스타! 동의합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액션 다시 보는 재미도 있지만 우리 루버지의 유언..을 다시 볼려고
간 목적도 있어요 ㅠ 얼매나 슬프던지 ㅜㅜ..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적은 리뷰는 가이드를 초점으로 적었었는데,
스포 때매 제가 하고 싶은 내용을 적어주셔서 스포있는 리뷰 만들까 말까
고민되네요 ㅠ 만일 적는다면 특별관별로 어떤지 간단하게 적을 생각입니다 ㅎㅎ
영화 좋았는데, 설정이 너무 복잡하긴 해서 호불호 갈리는 게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