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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호러 No.80] 컬트가 된 TV 호러 영화 - 허수아비의 어두운 밤

다크맨 다크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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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의 어두운 밤 - Dark Night of the Scarecrow (1981)
컬트가 된 TV 호러 영화


1981년 CBS에서 방영된 <허수아비의 어두운 밤>은 TV 영화의 한계를 뛰어넘는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호러 영화입니다. 이 작품은 방영 후 시간이 흐르면서 더 가치를 인정받았고, 특히 장르 영화 팬들 사이에서 꾸준한 지지를 받으며 컬트 영화로 자리매김합니다. 영화의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매력은 '숨겨진 보석 같은 영화'라는 표현이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죠. 


버바는 지적 장애를 가진 성인 남성으로, 정신 연령이 어린 소녀 마릴리와 비슷해 둘은 친구처럼 지냅니다. 어느 날 소녀가 개에게 물리는 사고를 당하자, 마을 우체부 오티스와 그의 패거리들은 버바를 범인으로 몰아갑니다. 늘 괴롭힘에 시달리던 버바는 두려움에 허수아비 옷을 입고 들판에 숨었지만, 결국 발각되어 무참히 총살당합니다. 버바의 죽음 이후에야 그가 실은 마릴리를 위험에서 구해낸 사실이 밝혀지지만, 오티스는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일당 모두 무죄 판결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하나둘씩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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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의 어두운 밤>은 당시 유행하던 <할로윈> <13일의 금요일> 같은 슬래셔 영화들과 거리를 두며 절제된 심리적 공포로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버바가 허수아비 차림으로 죽음을 당했기에, 관객은 허수아비 살인마가 벌이는 난도질 복수극을 예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건은 의외의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복수는 과연 누구의 소행일까요? 아들을 잃고 분노하는 버바의 어머니? 오티스 패거리의 유죄를 확신했던 지방 검사? 아니면 죽은 버바의 영혼? 영화는 이런 미스터리한 분위기로 긴장감을 끌고 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작은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장애인을 향한 편견, 버바와 소녀, 오티스 패거리를 통해 순수함과 타락의 대비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특히 버바와 소녀의 관계는 깊은 인상을 남기죠. 뛰어난 촬영에 힘입은 눅진하고 기묘한 분위기 묘사도 탁월합니다. 호박밭에서 펼쳐지는 클라이맥스는 TV 영화라고 믿기 힘든 강렬하고 섬뜩한 명장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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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버바와 허수아비의 상징적 연결성도 주목할 만한 요소입니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생명이 없는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와, 순수한 마음을 지녔음에도 장애로 인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는 버바의 겹침은 의미심장합니다. 이 두 존재의 병치는 평화로운 시골 풍경 이면에 숨겨진 폭력과 편견의 역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강력한 장치로 작용하고 있죠. 버바가 허수아비 옷을 입고 죽음을 맞이하고, 나중에 그 모습으로 소녀와 재회하는 장면의 정서적 울림은 꽤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매력입니다. <다크맨>과 <닥터 기글>의 개성 있는 악역으로 알려진 래리 드레이크는 험상궂은 외모와 대조되는 순수함을 간직한 버바를 진정성 있게 표현합니다. 오티스 역의 찰스 더닝은 인간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존재라는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며, 캐릭터의 이중성과 숨겨진 광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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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의 어두운 밤>은 TV용 호러 영화가 가진 제작비 제한과 방송 규제라는 장애물을 멋지게 뛰어넘은 작품입니다. 절제된 연출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약점을 강점으로 전환했으며, 섬세한 캐릭터 묘사와 절묘한 분위기 연출로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창의적 해결책을 통해 진정한 공포를 전달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모범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을 겁니다. 


덧붙임...


1. 원래 극장용 영화로 기획되었지만, CBS 텔레비전을 통해서 공개가 됩니다. 1981년 할로윈을 앞둔 시기였고, 극중 마지막이 할로윈 축제를 하는 것과 겹치죠. 


2. 영화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제작이 되었고, 17일 만에 촬영이 완료됩니다. 원래는 18일 동안 촬영할 예정이었지만, 화제로 인해서 하루를 잃어버렸다고 하는군요. 


3. 오티스를 연기한 찰스 더닝은 영화의 클라이맥스인 트랙터 추격 장면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스턴트 없이 연기를 했다는군요. 영화를 보면 상당히 위험한 장면인데, 직접 연기를 한 덕분에 스릴감이 넘쳤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몇몇 장면에서는 머리색이 더 어두운 대역이 보이기도 합니다.


4. 1981년에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출영한 배우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레인 스미스가 연기한 캐릭터는 영화 속 자경단 패거리 네 명 중 가장 먼저 죽는 인물인데요. 실제로도 네 명의 자경단을 연기한 배우들 중 레인 스미스가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하는군요.


5. 버바의 어머니 리터를 연기한 조슬린 브란도는 말론 브란도의 친누나입니다.


6. 유튜브에서 전편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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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호러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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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즐거운인생
프랑켄슈타인의 장면 비스무리한게 나옵니다 ㅎㅎ
12:25
11시간 전
profile image 3등

불금호러가 벌써 80이라니..  한달 4회만 쳐도 20개월  거의 2년차네요... 이거 한번 다 모아서 리스트 만들어도 재미날듯 합니다.

그나저나 저 배우 인상은 한번 보면 절대 잊지 못하죠.  다크맨 !!!  편집장님과 뗄수 없는 배우네요 ㅎㅎ

 

타이틀만 보면 너무 예상가능하지만 설명 들으니 또 아닌듯 해서 궁금해집니다.

근데, 이런 장애인과 순수한 존재와의 관계, 어긋난 사회의 시선 등은 사실 여타 영화들에서 간간히 보던 설정이긴 합니다.

어디였는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다른 얘기인데, 저 황량한 미국 대륙의 '한적한 시골'은 이제... 이미 과다하게 넘쳐나 버린 B급 호러들 때문에, 한 장면만 나와도 단지 슬래셔와 호러를 떠올리게 됨은 어쩔 수 없네요.

똑같은 목가적인 풍경인데도 느낌은 세계 나라마다 너무 다른듯 합니다.

유럽 - 샤랄랄라... / 북미 남미 - 썩둑썩둑 / 북유럽 - 신화, 크리쳐크리쳐

우리나라 ?? -  뭣이 중한겨...  정도?

10:57
12시간 전
profile image
다크맨 작성자
NeoSun
와... 80회라니.... 꾸준히 해왔네요 ㅎㅎ
얼굴 보면 잊을수가 없는 배우이죠 ㅎㅎ
12:26
11시간 전
profile image
다크맨의 무서운 악당이 저리 착한 역을 했다니 ㅎㅎ 믿어지지가 않은
12:01
11시간 전
profile image
이 영화는 처음 보는 작품인데 굉장히 흥미롭네요
다음에 꼭 찾아서 봐야겠습니다
20:30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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