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레틱> 휴 그랜트, 소피 대처, 클로이 이스트 인터뷰

이번 작품 <헤레틱>에서 맡은 역할과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휴 그랜트: 제가 연기한 리드는 정말 기묘하고 뒤틀린 인물입니다. 두 명의 수녀를 말로 조종하며 그들의 믿음을 흔들고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아넣는 캐릭터죠. 사실, 지난 8~10년 동안 계속해서 이상한 캐릭터에 끌려왔습니다. 중독자처럼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된다고 할까요. 이번 역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독이 가득한 향기' 같은 느낌이었고, 그 매력에 강하게 끌렸습니다
소피 대처: 제가 맡은 수녀 반스는 처음엔 전형적인 포교자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녀의 이미지가 변하게 됩니다.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이곳에서 벌어지는 철학적·종교적 논쟁 속에서 무언가를 증명하려는 과정이 공포의 한 요소로 작용하죠. 이런 방식은 지금까지의 스릴러 영화에서는 거의 없었던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휴 그랜트: 이 캐릭터의 동기와 배경을 찾기 위해 대본을 철저히 분석했습니다. 리드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확고한 신념과 논리를 가진 인물이기에 그가 왜 이런 방식으로 행동하는지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죠. 그래서 연쇄 살인범이나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자료도 찾아보며 참고했습니다
소피 대처: 단순한 공포 연기가 아니라 캐릭터가 가진 신념과 두려움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특히, 종교적인 믿음이 어떻게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하는지를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클로이 이스트: 감독님들은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쓰시는 분들이었습니다. 촬영할 때 항상 관객의 시점에서 장면을 바라보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죠.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 분들이라 어떻게 하면 관객이 더 강렬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을지 정확하게 알고 계셨습니다
이 영화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피 대처: 보통 스릴러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는 위기에 빠진 희생자처럼 그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헤레틱>에서는 캐릭터들이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기존 작품들과 가장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로이 이스트: 새로운 감각의 공포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무서운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을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고 혼란에 빠뜨리는 영화죠
휴 그랜트: 맞습니다. 관객의 심리를 뒤흔드는 것이 이 영화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A24가 제작하는 영화 자체가 그렇죠. 보고 나면 "내가 대체 뭘 본 거지?"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랄까요. 어떤 분들은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평생 상담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