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 탄 '플로우' 후기..오묘하고 난해하네요.

인간들이 사라지고 문명이 파괴된 세계가 배경인데, 현실의 지구는 아닙니다. 뭔가 이국적인 판타지 세계예요. 거기서 외롭게 살던 고양이 한 마리가 홍수로 모든 것이 물에 잠겨가는 와중에 다른 동료 동물들(리트리버, 카피바라, 꼬리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과 만나 배를 타고...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도착하면 뭔가 이루어질 것 같은 상징적인 장소로 향한다는 내용의 로드무비입니다.
이 동물들이 나름 지능도 있고 울음 소리로 약간의 소통도 하지만, 의인화 수준까진 아니고, 따라서 알아들을 수 있는 대사라곤 하나도 안 나옵니다. 그리고 여행 와중에 온갖 시련을 겪는데요. 다른 무리에게 공격도 당하고, 배제 당하고, 쓸데없는 집착도 부리고... 처음에는 두려워서 못하던 걸 해내고, 예상치 못한 이타적인 도움도 받고, 결국 혼자선 살 수 없다는 걸 알게 됩니다. 동물들의 모험 과정 전체가 인생에 대한 은유인 것이죠. 적어도 저는 그렇게 해석했는데, 정답을 알려주는 성격의 작품이 아니라서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보는 사람에 달린 그런 작품입니다.
인상파 회화 같은 질감의 CG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는데, 엄밀히 따지면 웬만한 게임 그래픽 정도의 퀄리티예요. 그런데도 쟁쟁한 고예산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들 제치고 아카데미상을 탔고 그럴 정도로 디테일한 동물의 행동 묘사와 장엄한 자연 풍경, 박진감 있는 연출이 아주 좋습니다.
대사가 전혀 없고 난해한 작품이라 대중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 작품만의 독특한 감성에 취할 수 있는 사람에겐 아주 인상적인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 추가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중 <저니>랑 많이 비슷한 느낌 받았는데, 그 게임 팬이라면 추천합니다.
golgo
추천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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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기대중인 작품이네요. 기존 동류 애니들과 차별성 있는 듯한 느낌이라 그게 전 더 좋습니다.







저니 느낌이라니 바로 와닿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