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위키드> 팬들, 휴대폰 불법 촬영 논란
<위키드>의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영화적 승리라 할 수 있다.
신시아 에리보는 하늘을 날며 오즈를 맴돌고, “Defying Gravity”를 열창하며 적들의 경외 섞인 시선을 받는다. 이 장면은 눈물과 박수를 자아내고, 관객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게 만들 정도로 강렬하다.
하지만 이제 이 장면을 보려면 굳이 티켓을 살 필요가 없다.
유니버설의 흥행작 첫 번째 파트의 4분짜리 결말은 현재 X(구 트위터)와 틱톡 같은 소셜 플랫폼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이는 팬들이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에메랄드 시티에서 대립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거나, 수 분간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을 멈추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저작권 침해 행위(분명히 불법임에도 불구하고)는 <위키드>에 대한 열광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어떤 영상은 에리보의 대표곡을 따라 부르려 애쓰는 관객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영상은 원작 뮤지컬의 인기곡인 “Popular”를 부르는 그란데의 연기를 보여주며, 팬들이 그녀의 코믹 연기와 춤 실력을 칭찬하는 댓글로 넘쳐난다. 심지어 이들 영상 중 상당수는 “스포일러!”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이 밖에도 원작 브로드웨이 작품에서 글린다와 엘파바 역을 맡았던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체노웨스의 깜짝 등장 장면이 담긴 수많은 영상도 공유되고 있다.
이러한 사진과 영상은 영화 개봉 후 단 5일 만에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온라인에 퍼져나가고 있다.
<위키드> 뿐만 아니다
A24의 영화 <퀴어>에서 다니엘 크레이그와 드류 스타키가 출연하는 섹스 장면을 편집한 영상이 이미 9월 초부터 X에 공유되고 있다.
<글래디에이터 2>에서는 피투성이에 상의를 벗은 폴 메스칼이 고대 배를 젓는 장면이 틱톡에서 화제가 되었는데, 어떤 영상에는 “이 영화는 소녀들을 위한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스튜디오는 왜 이를 묵인하는가?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할 거대한 반해적팀과 법률팀을 가진 스튜디오들은 왜 이를 못 막는 걸까? 또한, 어떻게 소셜 미디어의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뚫고 이러한 저작권 침해 콘텐츠가 유통되는 걸까?
익명을 요구한 한 주요 영화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영화관 관객들의 행동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젊은 관객층이 극장에서 금지된 것으로 여겨졌던 긴 영상을 공유하는 데 더 대담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들에게 이 모든 것은 단순한 ‘콘텐츠’일 뿐입니다,”라고 관계자는 한숨을 쉬며 덧붙였다.
이러한 행동의 분수령이 된 사건으로는 지난 7월 개봉한 마블의 <데드풀과 울버린>을 꼽았다. 이 영화는 2024년 박스오피스를 구원하며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의 톱스타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레이놀즈와 감독 숀 레비를 주목했다. 두 사람은 개봉 첫 주말 동안 촬영된 소셜 미디어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이에 반응했으며, 특히 채닝 테이텀, 웨슬리 스나이프스, 제니퍼 가너의 카메오 등장 장면에 열광하는 관객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이 많았다.
유니버설 측은 <위키드>와 관련된 저작권 침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대개 불법 영상은 제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세대와 콘텐츠의 새로운 관계
영화 관계자와 보안 전문가들은 대형 스튜디오의 저작권 침해 방지팀이 주로 영화 전체가 글로벌 토렌트 사이트에 유통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십만 건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을 하나하나 추적하며 차단하는 데 충분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이러한 콘텐츠 유통이 오히려 젊은 세대의 영화 관람을 장려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키드> 관련 게시물 중 하나는 관람 전후를 비교하는 챌린지로, 영화 시작 전과 “Defying Gravity”의 음악이 끝난 후 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영상을 담고 있다.
눈물로 젖은 얼굴이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관객들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흥미를 유발하며 영화를 보러 가도록 독려한다는 것이다.
끝나지 않는 논란
영화관 예절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위키드> 1부 사진 올려볼까”라고 쓴 한 X 사용자의 게시글에 영화관 체인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의 공식 계정은 “아니, 그러지 말라구요”라는 답변을 남겼다.
스크린라이터 닉 커시오는 “<위키드>는 세상에 많은 좋은 것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특히 영화관에서의 나쁜 행동을 대중적으로 망신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여러분!”이라고 비꼬았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엘파바는 물리법칙을 더 이상 따르지 않지만, 여전히 지킬 수밖에 없는 사회적 규범은 남아 있는 듯하다.
이상하게 미국, 유럽권들 영화관 분위기는 너무 비상식적인 경우가 종종 있는듯 합니다. 문화가 그런건지.
아니, 야외 자동차극장이나 특수한 환경의 상영관이 아닌 이상, 민폐는 끼치지 않고 봐야 정상 아닌가요. 그럴거면 집에서 OTT나 보던지요. 오래전 영어학원 강사랑 스타워즈 볼때, 인트로 음악 나올때 환호성을 질러서 놀란 기억이 아직도 있네요. 그정도야 봐줄수 있지만.. 참... 그리고 이거와는 별개로 연극, 뮤지컬 관람때 그 소위 말하는 잘못된 문화인 '시체관람'인가 뭔가는 정말 아닌것 같더군요. 사람이 어떻게 2,3시간을 손가락하나도 안움직이고 보나요. 다리 위치 바꾸거나 손을 움직여도 뭐라 하는 옆사람을 보면 좀 제정신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걸 옹호하는 이들도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