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기이 기사부로의 <초속 5센티미터>에 대한 칼럼
왜 애니메이션을 선택하는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초속 5센티미터>는, 단편 3부작이라는 구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제1화 '벚꽃 이야기'가 시작되어 잠시 봤는데, '이 사람은 왜 애니메이션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걸까?' 하는 신기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매우 솔직하게 그리고 있어서 단편소설 같은 향기가 전해져 옵니다. 게다가 눈의 경치, 역 시간표, 열차 등의 풍경은 마치 실제 경치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왜 소설로 만들지 않는 걸까? 왜 실사 영화로 찍지 않는 걸까? 굳이 애니메이션을 고르고 있는 것은 왜일까 라는 것이었죠.
하지만, 그 의문은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사라져 버렸습니다. 보고 있으면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안 되겠구나'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전해져요. 애니메이션이 실사와 다른 점은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이 '그림=아트'라는 것. 그리고 그림인 이유가 명확하게 전달될수록, 보고 있는 사람은 기분이 좋아지죠. 신카이 씨는 그 부분을 잘 알고 있겠죠.
리얼하지만 실사 풍경과는 분명히 다른, 회화로 그려진 '풍경'을 영상 언어로 사용하여 정서를 기분 좋게 연출하고 있다. 그것이 신카이 세계의 가장 중요한 부분. 그림임을 의도적으로 매우 능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신카이 작품과 같은 배경 미술이라면 캐릭터도 좀 더 사실적인 방향으로 그려져도 이상하지 않죠. 하지만 그런 방향으로는 가지 않아요. 캐릭터는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처럼 그려져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 상쾌함이 관객한테 도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역시 신카이 세계는 애니메이션이 아니면 그릴 수 없겠죠.
신카이 세계에 공헌하는 프로의 기술
이번에는 니시무라(타카요)군이라는 베테랑 애니메이터가 작화감독으로 참가하고 있습니다. 저의 <폭풍우 치는 밤에>에도 참가해 주셨는데, 부드러운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매우 능숙한 사람입니다. 그 덕분에 애니메이팅 기술은 지금까지의 2편에 비해서 능숙해졌습니다.
어떤 종류의 소박함을 전달하려고 할 때는 기교가 오히려 방해가 될 위험성도 있습니다. 신카이씨가 그리고 싶은 세계는 반드시 능숙한 애니메이터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1번째 작품인 <별의 목소리>는 신카이씨가 혼자 만들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애니메이팅의 기교가 신카이 씨의 세계관을 전달하는 것에 강력한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매우 기분이 좋았네요.
걷는 방법, 손을 올리는 방법, 뒤돌아보는 방법....... 프로 기술을 가진 애니메이터가 참가함으로써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더 섬세해지고, 신카이 씨가 전하고 싶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어요.
어려운 부분인데, 능숙해짐에 따라 역으로 '평범한 애니메이션'이 되어 버린다는 케이스도 여전히 있어요. 그런 점에서 이번에는 프로 애니메이터의 기술이 반대로 소박한 신카이 씨의 세계를 부풀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 어떤 의미에서는 안심이 되었네요. 제대로 신카이 씨의 작품 세계에 공헌하고 있었다는 것도 포함해서 능숙한 애니메이터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능숙한 애니메이터의 기술을 자신의 세계를 그리기 위해 제대로 사용하는 신카이 씨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억제가 낳는 소박함
전작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때도 느꼈지만, 신카이 씨는 '여기서부터 뛰어들지 않는다'는 컨트롤이 굉장히 능숙하죠. 그것이 신카이 씨의 작가성이겠지만 어쩌면 그것이 결코 잃지 않는 소박함이나 신선함으로 이어졌을지도 모르겠네요.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작품에 밀도가 나오거나, 조금 더 다른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 두자'며 억누른다. 그 감각이 신카이 씨의 특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도 굳이 결말을 맺지 않고 여운을 남기고 끝나도록. 그런 강요가 좋지 않은 점이 기분 좋은 것이 아닐까요.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이 회화인 애니메이션의 영상이 예쁘게 배열되어 기분 좋게 정서가 전해진다. 그것이 신카이 마코토 씨라는 애니메이션 작가의 영상 세계군요.
원문
https://animageplus.jp/articles/detail/27424#google_vignette
스기이 기사부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설명은 전에 썼던 글들로 대신하겠습니다
https://extmovie.com/movietalk/92592212
https://extmovie.com/movietalk/92539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