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드' 엔딩 해설(2부와의 연결점 등)
스크린랜트 기사 옮겨봤습니다.
https://screenrant.com/wicked-movie-ending-explained-sequel-setup/
<위키드> 스포일러 있으니까 주의하세요.
엘파바가 마법사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
말하는 동물들의 행복을 자신의 행복보다 우선시한 엘파바
마법사와 마담 모리블이 엘파바를 속여 원숭이들에게 날개를 달게 한 이후, 엘파바는 마법사에겐 마법 능력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법사도 그것을 인정하고 엘파바에게 자신과 함께 일하면 안전과 힘을 줄 수 있는 에메랄드 시티에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겠다고 제안한다. 심지어 친구 글린다와도 함께 지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엘파바는 불의에 대한 분노를 느끼며 그의 제안을 거절하는데, 이 결정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첫째, 마법사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는 사실은 엘파바가 이전까지 마법사를 존경하고 동경했던 모든 감정에 균열을 일으켰다. 마법사에 대해 가졌던 경외심이 사라진 엘파바는 더 이상 꼭두각시가 될 수 없다. 또한 그녀는 자신의 녹색 피부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자신보다는 타인에 대한 정의에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일찍이 보여주었다. 엘파바는 인생 경험을 통해 자신이 그러하듯 '남들과 다른' 존재로 여겨지는 말하는 동물들에게 공감하게 되었다. 마법사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은 즉, 그들이 타인을 억압하는 행위 또한 받아들이는 셈이 된다.
엘파바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
엘파바가 “서쪽의 사악한 마녀”라는 칭호를 얻다
‘Defying Gravity’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서 엘파바는 “그러니 나를 찾고 싶다면 서쪽 하늘을 봐라”라고 한다. (원작)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는 이 가사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 2막 후반에 이르러서야 피예로가 살던 성 ‘키아모 코(오즈 서쪽에 있음)’에 대해 알게 되는 정도다. <위키드> 팬들의 주된 생각은, *‘명백한 운명’의 역사적, 사명적 상징성, 그리고 엘파바가 더 나은 삶을 위해 서쪽으로 떠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manifest destiny: 미국의 서부 개척 논리)
하지만 영화는 내러티브 내에서 서쪽으로 간 이유를 암시한다. ‘Something Bad’ 노래가 흐를 때 엘파바는 동물 저항군들이 모인 집을 엿보는데, 그 집안에 오즈 지도가 펼쳐져 있다. 그 지도에는 각 지역들과 에메랄드 시티를 연결하는 지형과 도로가 표시되어 있다. 서쪽 지역 ‘빈쿠스’는 이동하기 어려운 험준한 지형이어서 엘파바 입장에서 더 나은 도피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오즈의 서쪽은 에메랄드 시티와 가장 관련이 적은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마법사의 통제력이 가장 적게 미치는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영화 후반부 ‘A Sentimental Man’ 노래가 흐르면서 오즈의 모형도에 불이 켜질 때 확인할 수 있다. 에메랄드 시티와 연결된 도로가 서쪽으로는 멀리 뻗어있지 않은 상태다. 결론적으로 영화나 브로드웨이 뮤지컬 모두, 엘파바가 서쪽으로 간 까닭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영화는 그나마 합리적인 설명 힌트를 제공한다.
마담 모리블은 어떻게 처음부터 엘파바를 조종했나?
위키드의 진짜 악당, 마담 모리블
<위키드 1부> 마지막 부분에서 엘파바는 마담 모리블에게 애초부터 자신을 이용할 계획이었는지 묻고, 모리블은 그런 의도였음을 경솔하게도 확인시켜준다. 이로 인해 처음부터 친절해 보였던 모리블의 행동들이 더욱 사악하게 느껴진다.
초반에 엘파바의 마법이 폭주했을 때 모리블이 개입한 것은 엘파바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강력한 힘이 있다고 제자들에게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또한 모리블은 마법사에게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미리부터 엘파바를 가스라이팅했는데, 결국 이 때문에 나중에 엘파바가 마법사 앞에서 원숭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마법을 걸게 된다. 이는 마담 모리블의 계산적인 성격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마법 수업 중에 모리블이 딜라몬드 교수에 대해 말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모리블은 엘파바가 마법을 쓸 수 있는 방아쇠가 감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둘째, 모리블은 엘파바가 자신을 믿게 만들어서 나중에 쉽게 조종할 수 있도록 거짓된 신뢰감을 쌓으려 했다. 또한 엘파바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글린다를 자신의 수업에 들어오게 했다. 결국 <위키드>에서 모리블의 모든 행동들은 계산된 것이었다.
오즈민(오즈 시민들)은 왜 마법사를 숭배하나?
영화 <위키드 1부>는 마법사가 어떻게 권력을 얻게 됐는지 추가 정보를 제공한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와 <위키드> 원작 뮤지컬에선 왜 오즈민이 마법사를 숭배하고 그의 지도를 따르게 됐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는다. 영화 <위키드: 1부>에서는 엘파바와 글린다가 마법사의 역사에 관한 쇼를 관람하는 장면 ‘One Short Day’ 장면에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과거 오즈민들에게는 '그리머리'라는 마법책을 읽고 마법을 부릴 줄 아는 ‘현자’라는 지도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그들은 예언을 남긴 채 모두 죽고 말았다. 현자들은 언젠가 오즈에 위기가 닥칠 때 그리머리를 읽을 수 있는 강력한 인물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가뭄이 왔을 때 마법사가 도착해서 그리머리를 읽자, 오즈민들은 그를 예언 속 인물이라고 여기고 숭배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 예언 속 인물은 마법사뿐만 아니라 엘파바를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딜라몬드 교수의 해고(그리고 엘파바가 사악한 마녀가 된 계기)
엘파바는 <위키드 1부>에서 딜라몬드 교수의 최대 옹호자다.
<위키드> 원작 책에서는 딜라몬드 교수가 말하는 동물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하지만, 뮤지컬에서는 그보다는 좀 순화되어 쉬즈 대학에서 해고하는 모습으로 나온다. 하지만 살아남았다고 해서 그가 교실에서 강제로 끌려나오는 장면의 험악함이 덜하지는 않는다. 엘파바는 이미 정의에 대해 관심이 많은 상태였지만, 그 장면이 ‘사악한 서쪽 마녀’가 되는 전환점이 된다. 엘파바는 자신과 친한 교수가 하찮은 존재로 취급받는 것을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다.
이 시점부터 <위키드>의 주인공으로서 엘파바의 모든 이야기는 말하는 동물들이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얻게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녀는 심지어 딜라몬드 교수 등 다른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개선할 기회마저 포기한다.
<위키드>에서 엘파바는 미래를 볼 수 있나?
엘파바는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암시를 엿본다.
(<위키드 2부>의 약 스포 주의)
<위키드> 원작 뮤지컬과 영화에서 엘파바는 오즈가 자신을 축하하는 비전을 본다고 노래하는데, 이는 문자 그대로가 아닌 비유적으로 말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영화 <위키드 1부>에서 그녀가 미래에 대한 암시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몇 번 나온다. 그중에는 철창에 갇힌 딜라몬드 교수의 모습도 있다.
이는 단순히 엘파바가 끔찍한 미래를 상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편 <위키드> 원작 뮤지컬의 후반부에서 마법사와 마담 모리블이 실제로 딜라몬드 박사의 목소리를 빼앗고 그를 가둬두는 장면이 등장한다. ‘The Wizard & I’ 노래 가사와 엘파바가 보는 미래의 모습을 같이 생각하면, 엘파바가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을 수도 있다고도 예상된다.
엘파바와 글린다는 어떻게 우정을 쌓아갔나?
글린다와 엘파바의 우정은 <위키드>의 생명선이다.
<위키드> 원작 뮤지컬과 영화에서 엘파바와 글린다는 서로 혐오하는 관계였다가 짧은 시간 내에 절친한 사이가 된다. 영화에서 둘 사이에 우정이 생기는 과정 묘사가 원작에 충실하다.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모자를 주자, 엘파바는 그것이 친절함에서 온 행동이라고 여기고, 마담 모리블에게 글린다를 학생으로 받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으로 보답한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글린다는 엘파바에게 너무 잔인하게 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파티에서 공개적으로 그녀와 친구 관계를 맺는다.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다정한 메시지가 적힌 가이드북을 건네는 등 사소한 디테일이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데, 이는 <위키드 1부> 마지막에 둘의 작별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든다.
<위키드 1부>의 결말이 <위키드 2부>를 설정하는 방법
<위키드 2부>는 엘파바의 관점에서 본 <오즈의 마법사> 이야기
영화 <위키드> 1부와 2부는 원작 뮤지컬 공연과 같은 지점, 즉 ‘Defying Gravity’ 이후로 나뉜다. 영화와 원작 모두에서 알파바는 말하는 동물들을 억압하는 마법사와 함께하기를 거부한다. 그녀는 권력자들이 돕지 않는다면 스스로 나서서 약자들을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한편 마담 모리블은 오즈 사람들에게, 엘파바가 말하는 동물들을 해치고 마법사를 파괴하려는 사악한 존재라고 악선전한다.
이로 인해 <위키드 2부>에선 엘파바가 말하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을 취하는 동안, 모든 오즈 사람들은 마녀(엘파바) 사냥에 나선다. 결국 도로시가 토네이도에 휘말려 오즈에 도착하고, <오즈의 마법사> 사건들이 <위키드 2부>에서 진행된다.
<위키드 1부> 엔딩의 진정한 의미
악당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한 엘파바
<위키드> 원작 책, 뮤지컬, 영화의 핵심 질문은 사람이 원래부터 사악하게 태어나는가 아닌가, 혹은 사악함은 애초부터 타고난 것인가 아닌가, 이다.
<위키드 1부>는 2시간 30분에 걸쳐서, 악당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분명하게 대답한다. 엘파바는 이야기 속 진정한 악당인 아버지, 괴롭히는 학생들, 마담 모리블, 마법사에 의해 <오즈의 마법사> 속 적대자 역할을 강요받는다. 또한 <위키드 1부>는 여러 상황들이 겉보기와 항상 같지 않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golgo
추천인 5
댓글 8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예전에 뮤지컬을 봤는데, 확실히 뮤지컬 1부까지만 영화화한게 정말 현명한 선택이네요. Defying Gravity를 엔딩으로 빡 내면 관객들이 뮤지컬 뽕 엄청 받고 다음 속편에 대해 기대할테니
그렇게 되면 다음 속편이 많이 골치 아프겠네요. 왜냐면 뮤지컬에서는 2부 내용을 오즈의 마법사 원작 소설 내용과 많이 연관 짓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원작 소설은 몰론 39년에 나온 영화가 레전드 of 레전드고 미국 대중매체에서 중요한 위치란 말이죠. 그래서 뮤지컬이 오즈의 마법사랑 직접적으로 연결 된다지만, 오즈의 마법사 애들이 어떻게 해서 나왔는가 그런거만 다루고 소설 내용은 생략할 정도로 불친절합니다. 원작 소설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 관객들은 갑자기 뭐지 싶을 정도로 숙숙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그 중 한명이었구요.)
뭐 어짜피 미국 내 흥행만 신경쓴다는 입장이면 뮤지컬 그대로 각색하면 되겠지만, 해외 흥행까지 생각한다면 추가 내용을 더 넣어야한다고 봅니다.
조금 무리일 수는 있지만 2편은 뮤지컬의 엔딩 부분을 뺀 대부분 2부 줄거리를 각색해 넣고, 3편는 원작 소설 이야기를 뮤지컬로 새로 만드는 것도 괜찮은 접근법일까 싶기도 하네요. 스티븐 슈워츠도 섭외해서 새로운 곡도 쓸 수 있고..
엔딩이 너무 좋아서 2부도 기대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