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의 프리렌]의 대사에 '!' 가 극단적으로 적은 이유

[장송의 프리렌](이하, [프리렌])을 처음 읽었을 때, 꽤 조용한 만화라고 느꼈다.

주간 소년 선데이(쇼가쿠칸)에서 야마다 카네히토(원작)와 아베 츠카사(작화)가 연재하고 있는 이 작품은 용사 힘멜 일행이 마왕을 쓰러뜨린 후의 세계를 무대로 하며, 엘프 마법사 프리렌이 마법 수집과 인간을 알기 위한 모험을 반복해서 펼치는 판타지 만화다.

2020년 4월에 연재가 시작된 이 작품은 금방 만화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 2021년에 제25회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신생상을 수상. 그리고 올 가을에 애니메이션화되면서 인기는 전국으로 퍼져, 2023년 12월 시점에서 전자판을 포함한 코믹스의 누적 발행부수가 1700만부를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애니메이션판 [프리렌]은, 1~4화를 '금요 로드쇼'로 단숨에 방송하고, 제5화 이후는 닛폰 테레비 계열에서 신설한 금요일 밤 11시부터 11시 30분의 애니메이션 시간대 'FRIDAY ANIME NIGHT'로 방송한다는 화제성도 있어서 그런지, 지금 분기의 애니메이션 중에서 가장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그 고조와는 달리 극중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나 프리렌을 필두로 하는 캐릭터의 묘사는 매우 조용하고 담담하다.

'마왕을 쓰러뜨린다'는 가장 큰 이야기가 끝난 후의 이야기

민방 방송국의 프라임타임 영화 시간대에서 2시간 일거 방송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제1화를 90분 일거에 방송하는 것으로 화제를 휩쓸었던 [최애의 아이](슈에이샤)의 애니메이션판처럼 작품의 세계관을 단번에 제시하는 이벤트성의 비싼 에피소드를 방송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코믹스의 순서대로 1화로 완결되는 에피소드가 4화까지 계속되는 평범한 운용으로 시작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거 방송하는 것에 의미가 있었나?' 하는 의견도 많았지만, 필자는 반대로 어떤 때라도 냉정하고 담담한 프리렌의 이야기에 어울리는 구성이 아니었을까 싶다.

[프리렌]의 엘프, 드워프, 드래곤 같은 사람이 아닌 존재가 등장하는 중세 유럽풍의 세계는 판타지 RPG(롤플레잉 게임)의 전형을 추적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마왕을 쓰러뜨리는 가장 큰 이야기가 이미 끝났고, 후일담이 끝없이 그려진다는 신기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야기는 프리렌 일행의 즐거운 여행을 가벼운 분위기로 그리는 한편, 인간을 습격하는 마족과의 싸움이 그려진다. 인간의 모습이나 행동을 모방하고 있지만, 악의나 죄책감이 누락되어 있기 때문에 주저 없이 인간을 죽이는 마족과 불로장수 때문에 인간에서 벗어난 사고방식을 하고 있지만 '인간을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엘프 프리렌이라는 '정반대의 인외'의 관점을 통해 이 작품은 인간의 본질에 접근하려고 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마족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가 본작의 평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주인공은 용사가 아니라 판타지에서는 조연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 불로장수의 엘프이며, 인간과는 다른 시간 감각을 가진 프리렌의 관점에서 세계를 그리려고 한다. 그것은 만화 표현에도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

제2화. 용사 힘멜의 장례식에 참석한 프리렌은 자신이 힘멜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것에 경악하며 "...인간의 수명은 짧다는 걸 알고는 있었을 텐데..." "...어째서 더 알려고 생각하지 않은 걸까..."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고, 인간을 알기 위해 새로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압도적인 화력과 차분하게 울게 만드는 이야기를 그린 제1화의 완성도는 압도적이어서 몇 번을 다시 읽어도 훌륭하다고 감탄하지만, 동시에 다른 만화와는 다른 이질적인 촉감이 신경이 쓰였다.

그 이질성이 신경 쓰여 반복해서 읽는 가운데 이 작품은 만화만의 과장된 표현이 억제되어 있고, 움직임을 나타내는 표현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놀랐다.

[프리렌]은 배경도 캐릭터도 정밀하게 그려져 있어서 한 프레임 한 프레임이 한순간의 움직임을 포착한 사진처럼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렌과 동료들의 여행 추억의 사진이 게재된 앨범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 가 붙는 대사가 극도로 적고, 의성어도 최소

무엇보다 독특한 것이 극중의 소리에 관한 묘사다.

샤샥, 콰앙 같은 의성어는 최소한으로 억제되어 있고 극중에서 울리는 소리는 억제되고 있다. 또 어미에 '!' 가 붙는 대사가 극도로 적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캐릭터도 냉정하고 담담하게 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년만화에서는 각 캐릭터의 희로애락을 강조하고 싶다는 의도도 있어서인지 대사에 '!' 와 '?' 가 많이 사용되고 있어, 오히려 '!' 와 '?' 의 응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주간 소년 점프에서 연재되고 있는 오다 에이치로의 인기 만화 [원피스](슈에이샤)에서 주인공 루피의 대사는 '!' 가 연호되어 '!!!' 하고 3개가 붙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보여줄 자리가 되는 장면에서는 '둥!!' 같은 효과음이 많이 사용된다. 대화도 바보라는 츳코미에 대한 대응으로 격렬하게 서로 고함치는 장면도 많고 어쨌든 화면이 떠들썩하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렌] 다음에 읽으면 실로 시끄럽게 느껴지지만 소년만화의 표현으로는 [원피스] 쪽이 표준이고, [프리렌]의 조용한 톤이 더 이상하다.

이 조용한 톤은 연출에도 반영되어 있으며, 담담한 프레임 운용에 의해 생기는 절묘한 여백에 의해 생기는 유머는 [터치](쇼가쿠칸) 등의 아다치 미츠루 만화를 연상시킨다.

한편, 늙은 힘멜이나 하이터의 은은하고 귀여운 아저씨 묘사나 쿨한 마족의 묘사는 타카하시 루미코가 그리는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불로장수의 프리렌과 한정된 삶을 사는 인간의 대비는, 인어의 고기를 먹어버려 불로불사가 된 남녀의 여행을 그린 타카하시 루미코의 [인어 시리즈](쇼가쿠칸)를 방불케 하는 것이 있어, 타카하시가 중세 판타지를 그리면 이런 만화가 되는 게 아닐까도 느꼈다.

아다치도 타카하시도 소년 선데이를 대표하는 만화가이지만, 두 사람의 영향이 짙어 보이는 [프리렌]은 소년 선데이의 유전자를 제대로 계승한 쿨한 만화로, [귀멸의 칼날]이나 [주술회전]이라는 열기가 높은 소년 점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전성기인 현재이기에, 강렬한 카운터로 기능하고 있다.

이 고요함은 '큰 소리를 내는 것을 주저하는' 시대의 기분?

아마도 본작의 고요함은 프리렌에게 보이는 세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강하게 느끼는 것은, 이 조용한 톤에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무의식의 기분이 작품 내에 반영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것이다

[프리렌]의 연재가 시작된 것은 2020년 4월 28일.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이 '새로운 일상'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던 시기였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 겉으로는 상당히 진정된 것처럼 보여, 거리를 걸어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은 절반 정도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최근 4년 남짓으로 정착한 분위기는 아직 남아 있다.

특히 이건 대면으로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느끼는 것인데, 필요 이상으로 큰 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어딘가 주저하게 되고 가능한 한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조용히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동시에 강하게 느끼는 것은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을 거쳐, 지진 재해 부흥의 상징으로서 크게 고조될 것이었던 2020년의 도쿄 올림픽으로 향하는 가운데 태어난 2010년대의 일본을 덮고 있던 흥분 상태가 2020년의 코로나화에 의해 모종의 우울 상태로 반전해 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2010년대를 상징하는 흥분 상태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시종 하이텐션이었던 판타지 만화 [진격의 거인](코단샤)의 애니메이션판 최종회가 되는 [진격의 거인 The Final Season 완결편(후편)]이 프리렌과 교체하듯이 방송된 것은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지만, 본작에 떠도는 마왕 토벌이라는 큰 축제가 끝난 후의 탈진한 고요함은 지금의 일본을 뒤덮는 공기 그 자체이다.

예고편

원문

https://bunshun.jp/articles/-/676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