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시간>을 보고 나서 (스포 O, 추천) - 미카엘 하네케 감독 작품
![톰행크스](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647/471/091/91471647.jpg?20230922092937)
건조하고 불편한 영화를 만들면서 인간의 단면을 드러내는 미카엘 하네케 감독. 이번 영화에서도 그의 스타일은 여전했다.
희생과 생존을 두고 인간의 악을 끄집어 낸다. 분명히 주인공의 가족을 봤고 주인공의 남편을 죽이고, 주인공의 차와 식량 등을 모조리 가져갔으면서 나중에 봤을 땐 처음 본 것처럼 행동하고 자신의 남편을 죽였다는 소리에 발뺌하는 쓰레기 같은 인간. 그 인간의 가족 역시 다 알면서 모르는 듯한, 억울한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조용히 있는 모습이 참으로 역겨웠다.
자신이 키운 새가 도망가서 시끄럽게 하자 그 새를 잡아서 숨을 못 쉬게 해서 죽이는 인간, 무슨 영문인지 모르지만 소들이 거꾸로 있는 채 불타고 있는 모습, 자신들이 타던 말들을 식량이 부족해지자 총으로 쏴 죽이는 인간, 자신이 데려온 염소를 시끄럽게 울자 목에 칼을 찔러서 죽이는 인간 등 이 동물들을 죽이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특히, 숨 쉬고 있던 말 목에 칼을 찔러 피가 흘러 내리는 모습은 너무도 잔인했다.
서로가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언제나 인간은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있든 나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이 아니라면 무시한다. 그래서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행동 때문에 남들이 싸우고 있어도, 힘들어 해도 상관이 없다. 자신은 괜찮으니까 말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누군가 흘린 말이 있다. 누군가 불속에 들어가서 희생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 주인공의 아들인 베니는 계속 사고를 치거나 가족을 힘들게 만들었다. 그런 베니가 모두의 구원을 위해서 불속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보초를 서고 있던 남자가 그가 불속에 들어가는 걸 막는다. 이건 마치 한 인간이 자의적으로 희생을 해서 죄로 뒤덮인 이 세상에 구원을 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못 하게 막는 것 같았다. 좌절감에 빠진 순간이었다. 또 어쩌면, 헛된 구원에 대해서, 그런 행동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닐까.
과연 인간들은 어떻게 됐을까. 영화의 마지막은 달려가는 기차 안에서 누군가 창밖을 내다보는 시선으로 끝이 난다. 이 기차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과연 인간들은 현재의 상황에서 탈출하여 기차를 타고 가고 있는 것인가. 이들이 가고 있는 곳 역시 이미 죄로 뒤덮인 곳이 아닐까. 여러 생각이 들었던 엔딩이었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영화는 항상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준다.
톰행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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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이야기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