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레그스' 감독 인터뷰, 셀럽 부모의 어두웠던 과거
<롱레그스> 감독 오스굿 퍼킨스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출처는 인디와이어, 원문은 아래. 오역 있을 수 있어요. ※부분은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했습니다.
https://www.indiewire.com/features/interviews/longlegs-osgood-perkins-interview-1235023222/
오스굿 퍼킨스, <롱레그스>는 셀러브리티 부모의 어두운 뒷이야기를 기리는 영화
“어머니는 사랑 때문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글: 라이언 라탄치오
오스굿 퍼킨스는 공포영화 감독이면서, 알프레드 히치콕의 영화 <싸이코>에서 어머니에게 집착하는 여장 살인마 역할의 배우 안소니 퍼킨스의 아들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1983년 <싸이코 2>에선 아역 조연을 맡았고, 성인이 되어서는 <금발이 너무해>의 주인공 엘 우즈의 괴짜 동급생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그는 지난 10년 동안 자기성찰적인 독창적인 공포영화들을 만들어왔다.
2015년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한 스타일리시한 다크 지알로 영화 <페브러리>를 시작으로 넷플릭스의 <저주받은 집의 한 송이 꽃>, 그리고 그림 형제의 동화를 각색한 <그레텔과 헨젤>을 연출했다. 그의 최근작이자 네온에서 배급하는 <롱레그스>는 <팔로우>의 주연배우 마이카 먼로가 출연했는데, 사탄을 숭배하는 연쇄살인마를 추적하면서 고통 받는 FBI 요원 역을 맡았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하는 연쇄살인마는 주먹코 보철물과 귀신같은 얼굴 분칠로 (※<그것>의) 페니와이즈를 어린애 생일잔치에 초대된 광대처럼 보이게 만든다.
퍼킨스 감독은 고통 받았던 모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본인의 힘겨웠던 과거를 불가사의한 수사물 형식으로 풀어낸다. 그의 아버지(※안소니 퍼킨스)는 1992년 에이즈 합병증으로 사망했는데, 동성애자인 것을 평생 동안 숨겨왔고, (※남자 배우) 탭 헌터와의 불륜 관계 등 사생활에 대한 여러 추측들이 (※가십 폭로지) 컨피덴셜 등 여러 매체들을 통해 공개됐다. 어머니 베리 베렌슨은 모델이자 배우였는데, 남편의 성적 취향(그리고 질병)을 자식들에게 비밀로 한 채 남편의 곁을 끝까지 지켰다. 두 사람은 안소니가 전환 치료를 시도한 뒤 1973년에 결혼했다. 베렌슨은 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첫 번째 아메리칸 항공사 항공기의 승객으로 사망했다.
오스굿 퍼킨스는 최근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롱레그스>는 본인의 가장 개인적인 영화라고 말했다. 나름의 특이한 방식으로 이 영화는 오스굿의 어머니가 간직했던 위태로운 비밀, 그리고 남편의 성 정체성에 대해 자녀들(오스굿과 그의 동생인 싱어송라이터 엘비스 퍼킨스)에게 오랫동안 거짓말을 하면서 생겨난 세대 간 갈등을 기리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마이카 먼로가 연기하는 캐릭터 리 하커는 농장에 살고 있었는데, 그녀는 연쇄살인과 심령술적으로 연관성이 있을지 모르는 어머니(알리시아 위트)의 깊은 신앙심과 공허한 영혼의 망상에서 간신히 벗어난 인물로 그려진다. <롱레그스>의 배경은 1993년인데, 감독에 따르면 <양들의 침묵>과 <세븐>과 같은 1990년대 살인 미스터리 작품들의 전성기 관객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또한 그 시기는 감독의 아버지가 사망한 이듬해이기도 하다. 그리고 (※감독의 모친) 베렌슨 역시 심령술사로 추정되는 조상을 두고 있다.
퍼킨스 감독은 “제가 하려는 모든 일은 저 자신에 관한 것이어야 진실과 정직함을 만들어낼 수 있고, 저 자신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결코 헛소리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또 그 위에 다른 여러 가지가 겹쳐져 있더라도, 결국에 제가 만드는 모든 영화는 본질적으로 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또 제 부모님과의 경험을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스굿 퍼킨스의 아버지 안소니 퍼킨스(<싸이코>1960)
퍼킨스가 직접 각본을 쓴 건 이번이 3번째인데, 연쇄살인마를 소재로 한 진지한 장르물인 만큼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고통에 대한 자전적 감성이 느껴진다. 스포일러 없이 영화 속 가족 설정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그레텔과 헨젤>을 만들 때, 엄마가 자식들에게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집어넣을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는 가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하는 일에는 진실을 감추고 거짓말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제 가족의 경우, 저는 공인인 부모님을 상대해야 했죠. 아버지는 성정체성을 감춘 동성애자였는데, 저희가 사는 세계에서는 용납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렇고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요. 어머니는 그 진실을 가족에게 감추기로 결정했어요. 저는 <그레텔과 헨젤>이 그런 이야기가 되길 바랐지만, 제 각본이 아니었고, 또 다른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게 못 만들었습니다. <롱레그스>의 작업에 들어갈 때 ‘어머니는 거짓말을 할 수 있고, 사랑 때문에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는 게 핵심적인 진실이었습니다.
<롱레그스>는 배급사 네온의 야심찬 홍보 마케팅으로 호러 팬들과 충격적인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좋은 소식은 호러 커뮤니티가 충격적인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거죠. 저는 요즘 공포영화들은 안 봅니다. 제가 관심사가 아니라서요.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아서 연쇄살인마 작품들이나 <힐 하우스의 유령>도 안 봐서 요즘 뭐가 인기인지 몰라요. 그래도 저는 상관없습니다.” 퍼킨스는 차기작으로 스티븐 킹 원작의 <원숭이>, 그리고 네온과 함께 준비 중인, 아직은 밝힐 수 없는 영화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롱레그스>는 마치 실제 범죄 현장의 사진을 보는 듯한 금기시된 느낌, 즉 봐선 안 되는 끔찍한 무언가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그런 느낌을 풍긴다. “서점의 실화 범죄물 코너에 가보면 그 책들 중에 사진들이 나오는 페이지가 있는데, 꺼림칙한 느낌이 들 때가 있죠. 그중 가장 끔찍한 건 맨슨 패밀리의 범죄 현장 사진처럼 검은 칠로 가린 것들이 있는 사진이죠.
그런 사진들을 보는 느낌을 영화에 담았어요.” 사진의 편집된 부분이 원래는 어땠을지 알고 싶은 뒤틀린 욕구가 생기기 마련이다. 퍼킨스는 “실제 모습보다 편집한 게 더 끔찍한 느낌이 들죠. 그것이 제가 표현하고자 했던 본질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리 하커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롱레그스의 연쇄 살인 흔적을 밝혀내는데, 한 아버지가 갑자기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가족 전체를 잔인하게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수사 과정 중 리가 자신의 초능력을 이용해 살인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상상하는 모습(16mm 아카데미 화면 비율로 촬영)은 범죄 현장의 끔찍함을 고스란히 담은 사진들을 샅샅이 훑는 장면도 포함하고 있다.
퍼킨스 감독은 “범죄 현장 사진을 통해 누구나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시체를 꺼내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생겼나요?’라고 말할 필요는 없죠. 우리는 본능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프리프로덕션 단계 때 저희는 밴쿠버에서 집을 구했고, 프로덕션 디자이너, 아트 디렉터, 촬영감독, 카메라맨, 카메라팀과 함께 가족들을 연기할 배우들을 고용했습니다. 그들에게 90년대에 맞는 의상을 입혔죠. 풍선을 만들고,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문구를 붙인 뒤 마을로 나갔습니다. 마치 보물찾기 같았어요. 10명이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들고 다니고, 또 다른 10명은 일회용 카메라를 들고 다녔어요. 또 다른 10명은 고가의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서 좋은 장면들을 찍었습니다. 그 모든 작업을 하루 만에 해치웠어요.”
영화 속 끔찍한 디테일들을 표현한 것이 촬영장에서는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감독이 설명했다. “재밌었죠. 하루 종일 가짜 범죄 현장을 만들려고 하는 괴짜 영화인이라면 그보다 더 재밌는 일은 없을걸요. 불쾌한 일은 없었어요. 이따금 6살짜리 여자애한테 바닥에 누워서 죽은 척해, 라고 말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죠. 그건 별로 큰일도 아니었지만, 후딱 끝내야 할 일이었어요. 장면을 찍고 아이를 일으킨 뒤 ‘쥬스 마실래?’라고 말했어요. 그리고 다음으로 넘어가는 거죠.”
네온은 홍보 자료들과 예고편에서, 악마 숭배자이자 지하실에서 사는, 실타래 같은 흰머리에 비정상적으로 웃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캐릭터를 교묘하게 감췄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에서부터 <스네이크 아이> <맨디>에 이르기까지 여러 독특한 캐릭터 연기를 펼쳤던 케이지의 또 다른, 전형적인 광기의 연기다. 감독은 케이지를 캐스팅만 하고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뒀을까? 아니면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인 그를 보다 극적으로 미친 수준으로 끌어올린 방법이 있었을까?
퍼킨스 감독은 “옛날 만화 영화에서 조련사가 의자와 채찍을 들고 사자 우리에 들어가는 장면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조련사는 별로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요. 그저 가끔씩 사자를 조금 움직이게 하고, 또 가끔은 나를 잡아먹으면 안 된다고 상기시켜주는 거죠. 하지만 어쨌든 사자는 사자잖아요. 케이지와 그의 능력, 힘, 에너지, 그가 해낸 업적에 대해 제가 느끼는 경외심에 기대야 하죠. 니콜라스 케이지를 캐스팅한 뒤 그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할 수는 없어요. 그는 대단히 협력적인 사람이에요. 엄청나게 똑똑하고 지금껏 만들어진 모든 영화들의 모든 것들을 알고 있어요. 그는 모든 걸 인용할 수 있고 모든 디테일들을 알아요. 많은 부분들에서 굉장히 빠르고 쉽게 의사소통할 수 있었죠. 그는 지휘관이었어요. 그는 마치 완벽하게 훈련된 사자처럼 완벽하게 조율된 악기 같았습니다.”
당신은 아마도 <롱레그스>의 예고편에서 케이지의 섬뜩한 고음 목소리를 들었거나 LA의 광고판에 붙은 전화번호에 직접 전화를 걸어봤을 것이다. “(※살인마의) 목소리와 버릇 등을 케이지와 함께 만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먼저 아이디어를 내서 저한테 제안하고, 저도 제안하는 방식이었죠. 저는 그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한편 퍼킨스 감독은 1993년이라는 영화의 배경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것은 본인의 영화 마니아적 관심과도 깊은 관련이 있었다. “<양들의 침묵>과 <세븐> 등 연쇄살인마 영화의 황금기를 떠올리게 하는 시대 설정이죠. 그 영화들은 그 장르에 있어서 위대한 작품들이었습니다. 1990년대 초반에는 그런 영화들이 잔뜩 나왔고, 제가 영화에 빠져들었던 10대, 16~18살이었을 때가 바로 그 시기였어요. <양들의 침묵>과 <세븐>처럼 훌륭한 작품들을 극장에서 봤다는 것은 행운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면서 그저 압도당할 뿐이었습니다. 우리가 작업하면서 참고했던 레퍼런스의 자연스러운 연장선상에서, 관객들을 ‘<양들의 침묵>같은 영화다!’라는 말로 초대하고 싶었습니다.”
퍼킨스는 또한 <롱레그스>의 시대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원래는 1992년으로 하려다가, 1992년이면 (※관공서에 걸린) 모든 대통령 사진이 조지 부시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빌 클린턴이 되도록 1년을 미뤘습니다. 클린턴이 더 나았다는 건 아니지만요. 조지 부시 시절로 돌아갈 필요는 없잖아요. 이미 충분히 끔찍한데 말이죠.”
1993년이면 영화 속 캐릭터들이 1991년에 개봉한 <양들의 침묵>을 봤을 수도 있는 해이기도 하다. “그건 생각 못했는데 재밌네요.” 하지만 바닥에 널브러진 증거물들을 살펴보다가 잠들기 일쑤인 무뚝뚝한 강박증 환자 리 하커가 <양들의 침묵>을 봤거나 극장에 갔을 것 같지는 않다. “그녀는 안 봤을 것 같아요. 땅바닥을 바라보느라 시간을 다 보낼 테니까요.”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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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되시길 바랍니다.